[편집국에서]성숙한 집회문화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성숙한 집회문화

  • 승인 2017-07-25 18:00
  • 신문게재 2017-07-26 3면
  • 정성직 기자정성직 기자
대전교육청 정문은 여러 교육 및 노동 관련 단체의 집회가 열리는 장소다.

특정 사안이 발생했을 때 관련 단체가 집회를 하거나 기자회견을 열기도 하고, 매일 같은 시간에 집회를 여는 단체도 있다.

그러다 보니 시교육청을 출입하는 약 9개월 동안 수많은 집회가 열렸는데, 시교육청이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집회가 여러번 있었다.

교육청 내부로 진입하는 모든 출입구가 봉쇄되고, 청사 보안을 책임지는 직원들 뿐만 아니라 타 과 직원들도 출입문에 배치돼 긴장상태를 유지했다. 이런 날은 출입구에서 해당 단체 소속이 아님이 확인돼야 청사 출입이 가능했다.

지난달 19일 있었던 일이다. 이날은 전교조대전지부와 전교조탄압저지대전공동대책위원회가 시교육청 정문에서 ‘조합원 부당징계 시도 및 전교조 탄압 대전시교육청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이후 전교조 관계자들은 교육청 항의방문을 시도했지만, 출입문이 모두 봉쇄되는 바람에 내부로 진입하지 못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징계혐의자 만이라도 징계위에 출석할테니 들여보내 달라고 요청했지만, 교육청이 막무가내로 출입을 막았다”며 “징계위원회에 출석해 소명하겠다는 분명한 의사를 밝힌 당사자조차 들어가지 못하도록 한 것은 교육공무원징계령 제9조 2항을 명백하게 위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이날 뿐만 아니라 출입문이 봉쇄되는 것을 여러차례 봤기 때문에 시교육청이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출입문이 봉쇄되는 날은 전교조 등 특정 단체가 신고한 집회나 이들이 포함된 집회였다.

시교육청이 특정 단체의 집회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신뢰의 문제였다.

시교육청이 전교조 집회시 처음부터 출입문을 봉쇄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전교조 관계자들이 집회 이후 해당 과를 찾아가 고성을 지르는 등 업무를 방해하는 일이 몇 차례 있었고, 이를 말리던 시교육청 직원이 허리를 심하게 다치는 사건이 있었다.

이로 인해 시교육청과 전교조 간 신뢰는 깨졌고, 시교육청으로서는 직원들의 보호와 청사보안을 위해 전교조가 집회를 열면 출입문을 봉쇄할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달 19일에 있었던 일도 시교육청은 “당시 징계혐의자인 A씨가 늦게 도착했고, 이미 징계위가 열리고 있던터라 담당 직원이 중간에 참석이 가능한지 알아보러 간 사이에 A씨가 돌아갔다. 출입 자체를 차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누구의 주장이 옳은 지, 또 누가 먼저 신뢰를 깨뜨렸는 지는 명확하지 않다. 분명한건 대한민국의 집회와 시위문화가 세계가 인정할 정도록 성숙해졌다는 것이다. 대전 교육계에도 성숙한 집회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해 본다.

정성직 기자 noa790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기획]3.4.5호선 계획으로 대전 교통 미래 대비한다
  2.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3. [사이언스칼럼] 아쉬움
  4. [라이즈 현안 점검] 거점 라이즈센터 설립부터 불협화음 우려…"초광역화 촘촘한 구상 절실"
  5. "성심당 대기줄 이제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1. [사설] 이삿짐 싸던 해수부, 장관 사임 '날벼락'
  2. 금강유역환경청, 화학안전 24개 공동체 성과공유 간담회
  3.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4. 실패와 편견 딛고 환경보전 실천한 빛나는 얼굴들…"금강환경대상이 큰 원동력"
  5. 대전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 '어린이 기후 이야기' 2회차 참가자 모집

헤드라인 뉴스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충남형 풀케어`가 만든 출산·육아 친화 생태계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충남형 풀케어'가 만든 출산·육아 친화 생태계

충남도가 추진 중인 '힘쎈충남 풀케어' 정책이 지역의 출산·육아 친화 환경을 빠르게 확장시키고 있다. 단편적인 복지 지원을 넘어 도민의 생애주기 전반을 뒷받침하는 전방위 돌봄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업의 근무문화 혁신과 결합하면서 실질적 성과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정책과 현장이 서로 호응하며 조성한 '출산·육아 친화 생태계'가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 가능성을 보여준다. '힘쎈충남 풀케어'는 충남도가 저출생 위기 해결을 핵심 도정 목표로 삼은 이후 마련한 통합 돌봄 모델이다. 임신·출산·돌봄·교육·주거·근로환경 등 도민의 일생을..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