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생존을 주장하는 직업상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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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생존을 주장하는 직업상담원

  • 승인 2017-07-30 12:42
  • 신문게재 2017-07-31 3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대전·충남·충북 고용센터 직업상담원들의 파업이 14일째를 맞았다. 열악한 근무환경과 적은 임금, 상담인원 과중 등이 계속되자 거리로 나온 것이다. 이들은 가정주부이거나,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다. 무더운 날씨에도 목이 갈라지도록 생존권을 외치고 있다. 오전, 오후 각 2시간에 걸쳐 땡볕에서 사투를 벌이며 자신들의 생존권을 주장하고 있다.

생업을 포기하고 거리로 나온 이유는 단 하나다. 최소한의 사람다운 권리를 누리고 싶어서다. 이들은 모두 일반 직업상담원이다. 직업상담원은 일반·전임·책임·선임·수석 등 5가지로 나뉘는데, 전임과의 임금 차이가 22% 벌어진다고 한다.

돈을 적게받지만 일은 똑같이 한다고 한다. 임금 차이나는 것도 서러운데, 교통비·식대 등이 빠져있다. 어떤 이는 교통비와 식대가 아까워 먼 거리를 걸어다니거나 도시락을 싸들고 다닌다고 했다. 인터뷰를 했던 이 직업상담원은 자신의 이름은 극구 밝히지 않았다. 혹여나 나중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한게 아닐까 싶다. 그동안 얼마나 눈치가 보였으면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내고 있음에도 이름 석자 떳떳하게 밝히지 못했을까. 어떤 이는 국민신문고에 상담 민원이 들어왔는데도, 센터 측에선 “본인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본인이 해결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최소한의 방어책조차 주지 않았다고 한다. 무기계약직이지만 자신이 발 담그고 있는 직장에서 그런 소릴 들었다면 그 누가 속이 시꺼멓게 타들어가지 않겠는가 싶다. 이들은 상담건수가 본연의 취지와는 벗어나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다고 한숨을 내뱉는다. 절차는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한다. 상담 받는 이의 경력을 확인하고, 어떤 일자리를 원하는지, 그 일을 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자격증은 있는지 확인한다. 또 학원과 기술학교를 보내고 훈련 수당도 지급해야 한다. 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을 돕기도하고, 일자리를 알아보고 알선까지 해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취업에 성공할 경우 성공수당을 챙겨줘야 하고 채용한 회사엔 고용촉진금을 전달해야 한다. 이 모든 일이 1년안에 이뤄진다. 하지만 180건을 해결하다보니 1인당 소요되는 시간과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다. 이들이 고용노동부에 요구하는 사항은 그리 많지 않다. 막중한 노동력에 비해 적은 임금 상승과 밥값, 교통비, 상담건수 120건 제한 등이 전부다.

많은 걸 요구하는 게 아니다. 일에 대한 댓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생존권을 위해 거리를 나오기까지 많은 인내와 고통이 있었다고 한다. 이제라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어 가슴이 후련하다는 이들의 말을 듣고 있자면 그간 몇 년간 고통에 시달렸을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긴 힘들 정도다.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인다면, 절대 많은 요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요구조건을 받아들이려면 고용노동부는 현재보다 많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에 모든 요구조건을 충족시킬 수는 없지만 거리에 앉아 호소하는 이들과 적당한 타협점을 찾아보길 기대한다.

방원기 경제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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