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설비 없는 대전 아파트에 200세대 불안한 거주

  • 사회/교육
  • 미담

화재설비 없는 대전 아파트에 200세대 불안한 거주

유성 노은동 주상복합 ‘시티빌’
건설사 문제로 공사중단 상태서 입주
지하층엔 인화물질 ‘산더미’ 소화전은 작동불능

  • 승인 2017-12-23 08:52
  • 수정 2017-12-26 10:52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노은시티빌
대전 주상복합 노은시티빌이 소방시설이 작동불능상태서 지하층엔 화재취약 자재들이 쌓여 있다.

대전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가 건설사의 문제로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미준공 상태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어 안전사고 위험이 우려되고 있다. 소화전과 비상벨, 방화셔터가 작동불능 건물에서 주민들이 살고 있으며 지하 주차장에는 건축폐기물과 페인트가 수십 톤 쌓여 있다. 행정적 미준공이라는 이유로 200여 세대의 주민이 사는 아파트가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유성구 노은동 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있는 ‘유성 노은시티빌(옛 노은 메가시티)’ 일부 주민들은 최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가 남일 같지 않아 불안하다. 최고 15층 높이에 주민 196세대가 입주했고 1~2층에는 상가 60여개까지 있지만, 이곳에 방재설비는 빵점에 가깝기 때문이다.

아파트 화재 시 초기진화에 사용하는 소화전은 전원이 꺼져 작동하지 않고 호스조차 없다. 비상벨을 힘껏 눌러도 비상벨은 작동하지 않으며 밸브를 열어도 물은 나오지 않는다. 또 연기가 확산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설치하도록 설계된 방화셔터는 아예 없다. 노은시티빌은 지상 1층부터 최상층까지 건물 중심을 비워둔‘ㅁ’자 형태의 건물인데 방화셔터가 없어 화재 시 연기가 빠르게확산하는는 굴뚝효과에 무방비 상태다.

특히,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지하주차장에서 산더미처럼 쌓인 인화성 건축자재들이다.

지하 4층 주차장은 이 건물의 외장과 마감재 등을 담당했던 건설업자가 체납공사비를 돌려받기 위해 유치권을 행사하는 곳이다. 해당 건설사는 공사 때 쓰이고 남은 목재나, 합판 등으로 이곳을 점유했고, 페인트통과 시너처럼 불이 쉽게 붙는 인화물질도 벽돌 쌓듯 차곡차곡 쌓아 놨다. 심지어 LPG 가스통마저 있는 상황으로 차량 50여 대를 주차할 넓은 곳에 이러한 폐기물들이 가득하다.



지상 15층 높이의 이 아파트에 주민 500여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안전관리의 행정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다. 노은신시가지 개발바람이 불던 2003년 분양해 2004년 10월 건설사의 내부횡령사건으로 아파트공사가 중단됐고 분양자들이 대책위원회를 꾸려 재개했지만, 이마저도 2007년 또다시 중단됐다.

공사가 멈추자 공사비를 못 받은 시공업자들이 유치권 확보 차원에서 입주했고, 분양자들도 재산을 지키기 위해 미완공 아파트에 짐을 풀었다. 수돗물조차 연결되지 않았던 골격만 세워진 깡통아파트를 입주민들이 추가분담금을 납부해 엘리베이터와 전기 등 기본적 생활시설을 보강했다.

하지만, 화재와 방재설비는 하나도 갖추지 못한 채 불안한 거주를 이어가고 있다.

노은시티빌 한 주민은 “다른 지역 화재소식을 접할 때마다 섬뜩하다. 화재에 취약한 상황인데 지하에는 건축자재마저 산더미로 쌓아놓고도 유성구청 등 행정기관은 이것을 수년째 방치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다른 입주민은 “200여세대가 거주하는 실질적 아파트인데도 관리비는 어떻게 쓰이는지, 상가 임대료는 누가 받는지 감독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지하층에 건축자재를 적재한 유치권자는 “이 아파트에서 공사비를 못 받아 그 때 사용했던 자재들을 보관하고 있는 것”이라며 “위험한 인화물질을 모두 밖으로 빼냈고 CCTV를 설치해 관리하고 있다. 대금을 받는 데로 자재를 철수하려 한다”고 밝혔다.

관리사무실 관계자는 “적재물을 조만간 밖으로 빼내려고 견적까지 받아둔 상태로 이른 시일 내에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카이스트 실험실서 화재…인명피해 없어
  2. '27년만의 의대증원' 예정대로… 지역대 이달말 정원 확정
  3. 충남대병원 간호연구팀, 간호사 장기근무 연구논문 국제학술지에
  4. [WHY이슈현장] '충청의 5.18', 민주화 향한 땀방울 진상규명은 진행형
  5. 5.18 민주항쟁 시기 충청서도 군부대 순화교육 탄압 확인… 77명 명단 나와
  1. 성상헌 신임 대전지검장 "민생침해 범죄에 빈틈 없는 대응"
  2. 집단유급 직면한 전공의 복귀 '불확실'…"정부약속 실천 위해 돌아와주길"
  3. 항소심 재판부, JMS 정명석 목사 고소인 제출 녹음파일 복사 허용
  4. 대전세종충남혈액원, 헌혈자가 모은 성금 4천만원 장학금 기탁
  5. [WHY이슈현장] "대전·충남에서도 5·18은 있었어요"

헤드라인 뉴스


세종시 `도심 캠핑` 인프라...올해 한층 나아진다

세종시 '도심 캠핑' 인프라...올해 한층 나아진다

세종시 '도심 캠핑' 인프라가 2024년 한층 나아진 여건에 놓일 전망이다. 2023년 홍수 피해를 입은 세종동(S-1생활권) 합강캠핑장의 재개장 시기가 6월에서 10월로 연기된 건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호수공원과 중앙공원을 중심으로 '상설 피크닉장'이 설치되는 건 고무적이다. 17일 세종시 및 세종시설공단(이사장 조소연)에 따르면 합강캠핑장 복구 사업은 국비 27억여 원을 토대로 진행 중이고, 다가오는 장마철 등 미래 변수를 감안한 시설 재배치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하천 점용허가가 4월 18일에야 승인되면서, 재개장 일..

[WHY이슈현장] `충청의 5·18`, 민주화 향한 땀방울 진상규명은 진행형
[WHY이슈현장] '충청의 5·18', 민주화 향한 땀방울 진상규명은 진행형

5·18민주화운동을 맞는 마흔 네 번째 봄이 돌아왔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온전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5·18민주화운동은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1980년 5월 민주화 요구는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뜨거운 열기로 분출되었는데, 대전에서는 그동안 교내에서 머물던 '계엄령 해제'와 '민주주의 수호' 시위가 학교 밖으로 물결쳐 대전역까지 진출하는 역사를 만들었다. 광주 밖 5·18, 그중에서 대전과 충남 학생들을 주축으로 이뤄진 민주화 물결을 다시 소환한다. <편집자 주> 1980년 군사독재에 반대하며 전개된 5·18민주화..

`27년만의 의대증원` 예정대로… 지역대 이달말 정원 확정
'27년만의 의대증원' 예정대로… 지역대 이달말 정원 확정

법원이 의대증원 처분을 멈춰달라는 의대생·교수·전공의·수험생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27년 만의 의대 증원'이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구회근 배상원 최다은 부장판사)는 의대교수·전공의·수험생 등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에서 1심과 같이 '각하'(소송 요건 되지 않음)했다. 다만 의대생들의 경우 "집행정지를 인용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기각(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음) 했다. 법원 판단에 따라 의료계가 재항고할 것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무성하게 자란 잡초에 공원 이용객 불편 무성하게 자란 잡초에 공원 이용객 불편

  • 대전 발전 위해 손 잡은 이장우 시장과 국회의원 당선인들 대전 발전 위해 손 잡은 이장우 시장과 국회의원 당선인들

  • 의정활동 체험하는 청소년 의원들 의정활동 체험하는 청소년 의원들

  •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관불의식 하는 신도들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관불의식 하는 신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