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글 라이팅? 행복한 글쓰기] 3. 듣고 글쓰기

[행글 라이팅? 행복한 글쓰기] 3. 듣고 글쓰기

한소민 프리랜서방송작가, 대전시민대학 글쓰기강사

  • 승인 2018-02-04 10:36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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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 이미지 뱅크
우리는 늘 소리에 둘러싸여 살아갑니다. 그게 어떤 소리든 귀에 들어오면, 이런저런 생각들이 붙게 마련이죠. 편안한 자연의 소리, 기분 좋아지는 아름다운 음악, 나를 향해 던져진 누군가의 말……. 소리는 내 마음 안으로 들어와 새로운 감정들을 만들어 냅니다. 때론, 그렇게 귀로 들어온 소리가 송두리째 나를 흔들어 놓기도 하지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을 때, 내 감정을 어떻게 글로 옮겨야 될지 모를 때, 그럴 땐 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것이 주는 새로운 느낌을 탐험해보세요. 음악을 들으며 변해가는 마음을 적어 보는 것도 좋고, 나를 기분 좋게 했던 말, 내게 상처가 됐던 이야기 등을 떠올리면서 글을 써보는 것도 좋습니다.

① 음악 듣고 느낌쓰기

음악을 들으며 소리가 전해주는 세상에 집중해 보세요. 한 음 한 음 다가올 때 마다 부드러운 햇살이 창가에 스며들 듯 새로운 감동이 퍼져 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들고 있던 감정들 다 내려놓고, 음악이 펼쳐놓은 세상에 몸을 기댄 체, 물결치듯 일어났다 사라지는 감정의 파도를 글로 옮겨 보세요. 그 순간, 멋진 문장이 섬광처럼 번쩍 튀어 나올지도 모른답니다.

<체육을 하고 마음을 차분히 하는 노래 같다. 또, 계속 들으니 잠이 조금씩 오는 것도 같고 슬픈 느낌이 나며 외롭고 쓸쓸한 생각이 든다. 중간에는 반성하는 노래 같다. 또 고요해진다. 피아노가 치고 싶어지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음악회에 가 있는 느낌이고 음을 저절로 따라 부르게 되고 위인전 읽을 때가 떠오르기도 하다.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한혜주 (초3),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중 '언제나 몇 번이라도'를 듣고



<이 노래를 듣다보니 눈물이 났다, 나도 모르게 계속 슬퍼졌다. 옛날 생각이 났다. 가야금으로 연주하니 더 간절하게 느껴졌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나 혼자 남은 것 같다. 만약 내가 여기에 평생 혼자 남겨진다면 어떨까? 가끔씩 난 내가 누구인지 몰라서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고 있을 때가 있다. 지금도 내가 누구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 김선아 (초5), 가야금 연주로 캐논 변주곡을 듣고



② 음악을 들으며 나에 대해 글쓰기

잘 살아왔는지, 제대로 잘 가고는 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 갈 것인지……. 음악을 들으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이럴 때 마음에 드는 음악 한 곡 틀어놓고, 나 자신에 대해 글을 써보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아름다운 선율 속에서 한껏 풍부해져버린 감성이, 나를 좀 더 새롭고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할 테니까요.



<참 답답한 노릇이다.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 왔는지……. 교직이라는 틀에 갇혀 늘 시간과 일에 떠밀려 허겁지겁 살아왔다. 내게는 도무지 올 것 같지 않았던 육십이란 세월의 고개도 지난 지 오래고, 이제 나는 칠십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세월을 도둑맞은 것 같아 억울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지나간 세월은 그렇다 치더라도 앞으로 다가 올 시간들과 어떻게 조우할 것인가? 후회 없이 잘 보내야겠는데 그것도 자신이 없어진다. 오늘은 어제와 같고 내일은 또 오늘과 다를 것 같지 않다. 이제 내게는 특별하지도 않은 그냥 그런 날들만 남았는가. 앞날은 불안하고 뒤돌아보면 후회막급이다. 삶이 어려운 숙제다.>

- 윤성옥 (대전시민대학 행복한글쓰기 수강생), 음악 들으며 나를 생각하기,



<음악을 들으며 나에 대해 쓰려니 엄마가 먼저 떠오른다. 그냥 가슴속으로 되뇌어만 뵈도 가슴 먹먹해지는 말, 엄마. 없는 집에 시집 와서 바쁘고 힘겹게 뛰어만 다니시던 우리 엄마. 자식들 키우느라 딸 노릇 못했다고 외할머니 생각에 눈물 지으시던 우리 엄마. 아이들 생각도 난다. 아무 것도 모르고 낳은 큰아이. 그런데 아이가 아이를 키우는 어설픈 엄마 밑에서 큰아이는 너무나 밝고 씩씩하게 자라주고 있다. 늘 동생을 시샘해서 엄마와 단 둘이 데이트 하자고 투정 부리다가 "그래, 하자"라는 내 말에 함박웃음 짓는 아이. 약속 당일 친구들과 약속 있다고 나가버리는 시크한 녀석. 생각해보면 딸 노릇, 엄마 노릇 제대로 하는 게 없는 것 같다. 잘 살아야하는데,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너무 좋다. 이제 나는 그냥 숨만 쉬고 살고 싶다.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산에 들어가 땅과 흙과 함께 살고 싶다. 하지만 나는 또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 정혜권 (대전시민대학 행복한글쓰기 수강생), 음악 들으며 나를 생각하기,



③ 말로 상처받은 것을 글로 꺼내보기

사랑해, 수고했어, 잘하고 있어, 힘내, 괜찮아 ……. 우리가 좋아하는 말 입니다. 듣고 싶은 음악을 골라 듣는 것처럼, 기분 좋아지고 힘이 나는 말들만 듣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살다보면 기분이 나빠지는 말, 듣기 불편한 말들을 듣게 될 때도 많습니다. 나에게 아픈 상처가 됐던 말이나, 가슴에 박혀 잊혀지지 않는 말들이 있다면, 그것을 글로 써 보세요. 속으로 눌러 놓았던 아픔들을 꺼내 한 글자 한 글자 적어 내려 가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그 무게가 조금씩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상처 받아 힘들어 하는 나를 위해 스스로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까지 적어 놓는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지요.



<아빠가 기분이 안 좋으셔서 나에게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 마" 하셨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억울하고 속상했다. 너무 화가 나서 대들고 싶었지만 참았다.

- 난 내 마음에 이렇게 말해 주었다. "아빠가 네가 미워서 그런 게 아니야. 아빠가 힘들어서 그런 거야.">

김00 (중1), 말로 상처받은 나에게 위로의 말 해주기



<게임 하느라고 밥 먹으라는 소리를 못 들었다. 나중에 엄마가 방으로 들어와 "너 같은 애는 밥도 아까워. 먹지 마!" 하시며 문을 쾅 닫고 나가셨다. 깜짝 놀랐고 눈물이 나려했다.

- "너 참 속상했겠다. 나도 잘 할 때 있는데 칭찬은 잘 안 해주시고 야단만 많이 치시니까. 그래도 힘내."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밴드를 붙였다. 그러니까 마음이 따뜻해졌다.>

송00 (초6), 말로 상처받은 나에게 위로의 말 해주기



아이들과 '상처받은 나에게 위로의 말 해주기' 수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말에 상처 받았던 경험을 써 보고, 그 위에 마음의 상처를 보호해 줄 대일밴드를 붙인 뒤 위로의 말을 적어주는 활동이었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 상처 받았던 일들을 써 내려가던 아이들의 그 진지한 눈빛과, 손으로 꾹꾹 누르며 꼼꼼히 밴드를 붙이던 고 작은 손들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다 쓰고 나서 환하게 웃던 아이들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밝고 빛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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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내 마음에 밴드 붙이기' - 대전시민대학 어린이 글쓰기
마음의 짐을 털어내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상처를 꺼내 글로 내 놓다보면, 마음의 짐이 조금 덜어 질 것도 같습니다. 자기가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위로. 그것만큼 진정한 치유가 있을까요? 상처 받은 나에게 위로의 말을 적어 주는 일. 지금,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글쓰기를 시작해 보세요.

한소민 프리랜서방송작가, 대전시민대학 글쓰기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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