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태부족' 대전 장애인 학대.임금 착취 시달려

  • 사회/교육
  • 노동/노사

'일자리 태부족' 대전 장애인 학대.임금 착취 시달려

유성서, 지적장애인 6년간 임금착취 식당업주 구속
전문가 "지자체 차원 관심 갖고 적극 보호 노력 필요"

  • 승인 2018-05-22 11:07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512893151
대전에서 지적장애인 여성을 상대로 학대와 임금을 착취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장애인들에 대한 인권보호와 함께 일자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대전지역 등록 장애인 수는 7만 2180명으로, 이 중 취업이 가능한 18세 이상 장애인은 6만 9306명이다.



일할 수 있는 장애인은 많지만, 국비를 투입해 시에서 지원하는 제대로 된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장애인은 행정 도우미와 도서관 사서보조 등을 할 수 있다 보니 일자리가 많지 않다. 때문에 2015년 1284명, 2016년 1386명, 지난해 1504명만이 일자리를 얻었다. 마른 가뭄에 단비 수준이다.

대전고용노동청의 장애인 일자리 정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고용청 관계자는 "장애인은 구인구직 사이트인 워크넷에 연결만 해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대전 장애인에 대한 인권 박탈은 심각하다.

유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대전 유성구의 한 식당 업주 김 모(50)씨가 상습준사기, 학대, 장애인 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김 씨는 일자리를 찾던 지적장애인 여성 A 씨(58)를 자신의 식당에서 일을 시키며 상습적으로 학대했다. A 씨는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가정에서 폭력에 시달리다 자립을 위해 일자리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를 악용해 A 씨에게 '일이 느리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하고, 머리를 짧게 깎게 했다. 또 한겨울에도 여름옷을 입게 하거나 난방이 되지 않는 식당 홀에서 지내게 하는 등 신체·정신적으로 학대했다. 2012년부터 6년간 1억 2000여만 원에 달하는 임금도 지불하지 않았다.

A 씨는 가족에게도 학대를 당하면서 과거에 치료나 장애 판정을 받은 전력이 없었다. 때문에 식당에서 일하는 동안 발견되거나 신고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6년이 흘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들에 대한 지자체 복지 망의 허술함이 지적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시는 어쩔 수 없었다는 반응이다.

시 관계자는 "장애인 등록을 하지 않은 데다 인권센터 등에 알려지지도 않아 파악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에 대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전혜련 대전 한국여성장애인연대 대표는 "가족과 사회의 관심 부족으로 등록되지 않은 장애인이나 지적 장애인들은 취업 자체도 어려운 데다 이를 악용하는 고용주들이 많다"며 "여성장애인들은 가정에서도 내몰리고 성폭력의 위험에도 노출돼 있고, A 씨와 같이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이 많아, 지자체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발견·보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원기·조경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방문 환경 개선" 양산 천성산 미타암, 새 공양간 건립공사 준공
  2.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3.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4. 낮고 낡아 위험했던 대전버드내초 울타리 교체 완료 "선제 대응"
  5. 대전우리병원, 척추내시경술 국제 교육 스파인워커아카데미 업무협약
  1.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호흡재활센터 개소
  2. 유등교 중고 복공판 사용 형사고발로 이어져…안전성 이슈 재점화
  3.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졸업자 지역 취업 증가 목표…실현 가능할까?
  4. 충남대병원 안순기 예방관리센터장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5. 나눔과 감사의 향연

헤드라인 뉴스


[기획] 철도가 바꾸는 생활지도… 2030년대 충청 `30분 생활권`

[기획] 철도가 바꾸는 생활지도… 2030년대 충청 '30분 생활권'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대전~옥천 연장, CTX(광역급행철도)가 2030년대 중반까지 순차적으로 개통될 경우, 대전·세종·충북을 오가는 시민들의 생활권은 지금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이동시간 단축이다. 현재 대전 도심에서 세종 정부청사까지는 교통 상황에 따라 40~50분이 걸리지만, CTX와 광역철도가 연결되면 통근 시간은 20~30분대로 줄어든다. 세종 근무자의 대전 거주, 혹은 대전 근무자의 세종 거주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에 따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젊은 직장인과 공무원의..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美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원·달러 환율 향방은?
美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원·달러 환율 향방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10일(현지시간) 고용 둔화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 인해 한미 간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최근 1500원대를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렸다. 이는 올해 9월과 10월에 이은 3번 연속 금리 인하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사이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좁혀졌다. 파월 의장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