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의 시네레터] 쌍천만 관객 유감

  • 문화
  • 영화/비디오

[김선생의 시네레터] 쌍천만 관객 유감

- 영화 <신과 함께2 : 인과 연>

  • 승인 2018-08-16 11:01
  • 한윤창 기자한윤창 기자
movie_image[4]
친구를 만납니다. 이야기도 나누고, 음식도 같이 먹으며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고는 헤어져 생각합니다. 참 유쾌하고, 뜻있고, 좋은 생각을 나눈 만남이었다고. 혹은 많은 말을 했고, 웃기도 꽤 웃은 것 같은데 왠지 찜찜하고, 아쉬움이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쉽게 끊게 되거나 하진 않지만, 결국 좋은 시간을 나눈 이를 좋은 친구로 생각하게 되는 게 인지상정인가 합니다. 영화도 그런 것 같습니다. 좋은 영화가 무엇일까요? 보고 나서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영화일 겁니다.

<신과 함께2 : 인과 연>을 보았습니다. 1편에 대한 기억에 큰 기대를 했습니다. 소방관과 군인이라는 공적 영역에서 벌어진 개인의 억울한 죽음과 아픈 가족사. 그것을 다루는 죽음 이후 세계와 이전의 현실. 현실을 그리는 실사와 상상을 표현하는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 과거의 시간과 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 유예된 미래 등. 1편은 이들 양가적 요인이 긴장과 갈등, 균형과 조화, 그리고 서사의 연속성으로 공교하게 어우러졌습니다. 특히 비극적 상황과 주제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것은 판소리계 소설 등 우리 민족의 서사적 전통에 닿아 있습니다. 여기에 역을 맡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도 영화의 완성도를 크게 높여 주었습니다.

그런데 2편은 1편과 많이 달랐습니다. 죽은 군인의 억울함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아직 살아있는데도 구하지 않고 땅에 묻은 과정이 나오지만, 중대장과 후임병이 왜 그렇게 했는지 분명치 않습니다. 그러니 그가 귀인이 되고, 세상으로 환생하는 결론은 힘이 없습니다. 저승 차사들의 과거사와 빈민가 가족의 주택 철거 위기도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마동석이 연기한 성주신의 출몰 역시 뜬금없습니다. 그는 그저 과거사를 알고 있는 스토리텔러에 불과합니다. 저승 차사들의 과거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고려와 거란의 갈등이라는 역사적 상황이 있지만 그것은 특수한 가족사일 뿐 보편적 공감으로 확대되지 못합니다. 그들의 죽음이 천 년 동안 40여 명에 불과한 귀인이 될 만한 억울한 경우인지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비극적 상황의 설득력이 약하니 해학적 유쾌함도 힘이 없습니다.

1편처럼 <신과 함께2 : 인과 연>도 천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1편과는 결이 다릅니다. 폭염에 그저 웃고 즐기는 데 족한 것은 아니었을지요. 좋은 친구처럼 오래도록 생각나고, 좋은 만남으로 기억될 좋은 영화를 고대합니다.

- 김대중(영화평론가/영화학박사)

2018060801000609600026021[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도마 퀸’ 여서정, 금빛 질주 이어간다.
  2. 부산 영도 아이들이 고른 53곳, 한 장의 지도로
  3.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4. 대전시 트램 공사에 버스전용차로 축소 대책마련 시급
  5. 국군의날 기념행사를 '국민과 함께' 원년되나
  1. 서산해미읍성, 600년 시간의 문 활짝, "서산의 맛과 사람들 한자리에"
  2. 제8대 세종경찰청장에 김보준 안보수사심의관 임명... 경찰청 경무관 인사 단행
  3. 전기연 원장에 강상희교수·원자력연 원장에 정우식 교수 선임
  4. 대전 옛 대덕경찰서에 ‘육군 AX 거점’ 10월 문 연다
  5. 예산장터 삼국축제 10주년…'린' 소주 20만 병에 축제 홍보

헤드라인 뉴스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29일 대전 서구 월평동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둔산선사유적지. 따스한 가을 햇살 아래 시민들은 산책을 하거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면 여느 도심 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하지만 유적지를 들여다보니 곳곳에서 어색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청동기시대 집터를 재현한 움집 세 채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자 선사시대 움집 재현은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움집 외벽은 짚이나 갈대로 덮여 있었지만, 지붕에는 인조 볏짚 형태의 합성소재가 덧씌워져 있었고 군데군데 파란..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에 따라 농업협동조합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신규 가입 조합원 역시 40대 미만은 7%대에 불과해 농협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농협중앙회의 조합원 현황을 분석해 30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기준 농협 조합원은 모두 202만 8464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208만 7359명에서 2022년 207만 6055명, 2023년 206만 3765명, 2024년 204만 6229명, 2025년 202만 7481명으..

공주시 제72회 백제문화제 10월 3일 개막... 웅진백제 역사·예술의 진수를 만난다
공주시 제72회 백제문화제 10월 3일 개막... 웅진백제 역사·예술의 진수를 만난다

제72회 백제문화제가 오는 10월 3일 개막하는 가운데 웅진백제의 역사와 예술을 결합한 대표 프로그램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30일 공주시에 따르면 올해 백제문화제는 웅진백제의 핵심 유물인 '청동거울'과 무령왕비 서거 1,50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공연과 퍼레이드 등을 선보인다. 대표 공연인 '웅진판타지아'는 10월 4~5일과 7~10일 오후 9시 금강신관공원 주무대에서 모두 6차례 열린다. '청동거울에 비친, 찬란한 백제'를 주제로 대형 LED와 특수효과를 활용한 무대에 전문 무용수 등 40여 명이 출연한다. 공연은 잠들어 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나이는 숫자일 뿐’ ‘나이는 숫자일 뿐’

  •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 ‘다시, 집으로’ ‘다시,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