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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건양대 교수 |
인류가 추구해온 아름다움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고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는 이유를 미학(美學, Aesthetics)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학은 철학의 하위 분야로서 '아름다움'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다. 미학에서는 아름다움을 '숭고미','지성미','비장미','골계미','우아미'로 나누어 설명한다. '숭고미'는 신의 경지를 추구하는 미의식이며, '지성미'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 속에 합리적 사고를 구현하는 미의식이다. '비장미'는 삶의 모순에서 반기를 들고 그 모순을 타파하는 길을 가는 미의식이며 ,'골계미'는 관념의 억압을 거부하고 삶의 발랄함을 추구하는 미의식이고 '우아미'는 일상성을 긍정하며 조화롭고 균형을 잘 갖춘 대상을 선호하는 미의식이다.
그리스 시대에는 예술가들이 조각을 통해 그 속에 영혼과 육체가 조화를 이룬 아름다움, 조화와 균형의 형식미와 영혼의 선함을 표현했다. 조선 시대 여염집 여인들은 화장하는 것을 경박하게 여기고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모습을 추구하였는데 오늘날까지 고귀하고 기품 있는 모습으로 이해되고 있다. 1960~70년대 유행했던 히피의 모습과 록커의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그 당시 시대에 저항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음악으로 그리고 외모로 표현하고자 했다. 자다 일어난 듯한 부스스한 머리모습으로, 얼굴에 꽃과 나비를 그리는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강렬한 검은색의 립스틱을 발랐다. 1980년대 커리어 우먼은 우아한 여성미 대신, 요란한 저항의 골계미 대신 건강한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메이크업을 선호했다.
이렇게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자연스럽게 자연과 문화, 사회, 정치적 환경 등에 의해 그리고 그 시대의 가치관에 의해 변화해온 모습 속에서 다양한 아름다움을 추구해왔으며 그 아름다움은 시대의 정신과 함께 '쾌감'을 동반하는 감정으로 이어져 왔다.
동서양의 아름다움 기준은 서로 다르며 동양에서도 한중일 여성들의 아름다움 기준은 서로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웅장하며 신적인 경지를 도모하는 완전함을 추구하며 일본은 인위적인 꾸밈을 정취있게 표현하고 한국은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위해 꾸미지 않은 듯한 조화로운 꾸밈을 위해 눈에 띄지 않는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현대 아름다움에 관해서는 세련되고 우아한 프랑스 여성의 아름다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프랑스에서도 최근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을 주목하고 있다. 올리버 가베 국립장식미술관장은 "한국에 가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한국인들의 아름다움에 놀라게 된다고 하였다. 그는 한국적 아름다움은 시간을 초월하고 보편적이며 이러한 한국인의 고유한 특수성은 순수성과 청결함, 에너지와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이런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화장품 전문 매장 세포라(Sephora)에 한국 화장품을 팔게 만들었다, 'Hot in Korea'스티커를 붙인 한국 화장품은 첨단 기술력과 새로운 질감으로 화장 기법을 유행시키고 있으며 세계의 여성들에게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리스의 고전적 아름다움, 현대의 프랑스의 세련된 아름다움을 넘어 한국의 자연스러운 꾸밈의 아름다움이 전 세계 여성의 아름다움의 기준이 되기를 희망하며 오늘도 아름다움을 꿈꾸는 모든 여성들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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