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답하다-下] “생명력 언저리에서 놀아야 해요”

  • 사람들
  • 인터뷰

[묻고 답하다-下] “생명력 언저리에서 놀아야 해요”

봉은사 주지 현진스님이 들려주는 마음이야기

  • 승인 2019-02-05 12:00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현진스님
봉은사 주지 현진스님(사단법인 정신건강교육개발원 김홍대 원장)
앞서 삼재와 삼재풀이에 대해 스님의 말씀이 이어지면서 '생명력의 복원'이라는 단어가 기자의 뇌리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좀 깊이 있는 스님의 말씀이 궁금해 더 여쭈었다.

기자 : '생명력 복원'의 기회를 놓치며 살아간다고 하셨는데,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어떻게 하면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지 좀 더 구체적인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스님 : 네, 3가지를 얘기하고 싶어요.

첫째, '생명력 복원'을 일의 우선순위에 두어야 합니다. 현대인들은 무언가 일을 벌여놓아야 열심히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끈임없는 배움을 통해 지식을 머리에 집어넣어야 만족감을 느끼고,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그들과의 유대를 통해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낍니다.



이런 것들이 나쁘다는 건 아니예요.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게 빠졌어요.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생명력 복원에 도움이 되는 행위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그러나 생명력을 복원시키기 보다는 그때 그때 자신의 감정에 따라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욕망의 움직임에 가깝다고 볼 수 있죠.

삶이 복잡하고 분주할수록 홀로 마음을 고요히 두어 자기점검의 시간을 갖는 것이 반드시 필요해요.

둘째, 남의 확신을 내 것으로 착각하면 안됩니다. 인간에겐 생명력을 복원하려는 본능이 내재해 있어요. 그래서 힘들고 괴로울 때 교회나 절을 찾아다니고 인문학 강의를 들으러 다니는 겁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좋은 말들을 듣는 것 만으로 마치 내가 그렇게 된 것처럼 여기는 건 대단한 오류를 범하는 일이예요. 절간에 30년을 다녔어도 상대에게서 싫은 소리를 들으면 발끈 화가 나는 이유이기도 하죠. 신념으로써의 종교생활 보다는 내 마음 한자락 버리는 게 더 중요해요.

마지막으로 삶의 중심을 '나'에게로 가져와야 합니다. 기분의 만족과 욕구충족을 좆는 행위는 늘 감정이 들고 날뛰기 마련입니다. 그만큼 파도치는 인생을 사는 거예요. 그에 따른 괴로움은 당연히 따라오는 겁니다. 삶의 중심이 내 안에 있지 않고 밖에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 상황에 나부끼지 않고 내 심지 안에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래야 생명력 복원의 행위에 가까워지게 되는 거예요.

현진스님(사단법인 정신건강교육개발원 김홍대 원장)은 옥천군 군서면 상중리에 자리한 봉은사 주지이자 '브레인디톡스' 기법을 개발한 선각자다. 잠을 자면서 진행하는 수면참선을 활용한 브레인디톡스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걸맞는 수행법으로 스트레스와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명상법이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죽동2지구 중학교 부지 삭제 논란… 주민들 "이해 어려워" 반발
  2. "중동發 에너지 위기 넘는다" 25일 0시부터 차량 5부제
  3. 불법증축 화재참사 안전공업, 대화동 공장에서도 불법구조물 의혹
  4. "종량제봉투 사재기 자제해야"…대전 자치구 '수급 안정'
  5. 안전공업 손주환 대표, 중대재해처벌법 혐의 입건…경찰 45명 조사 마쳐
  1. [세종시의원 후보군 릴레이 인터뷰] 18선거구 윤정민 "시민 삶 바꾸는 생활정치 실천"
  2. 대전 학교 급식 다시 파업… 직종교섭 난항으로 26~27일 경고파업
  3. 오용준 한밭대 총장 “기업 상주형 첨단전략 거점 과기대 필요"
  4. '멀티모달' 망각 문제 해결한 ETRI, '건망증 없는 AI' 원천 기술 개발
  5. [사설] 수도권 '쓰레기 대란', 비수도권도 남 일 아니다

헤드라인 뉴스


오일미스트·분진·고열작업…‘안전공업 참사’ 징후 있었다

오일미스트·분진·고열작업…‘안전공업 참사’ 징후 있었다

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안전공업 화재가 발생하기 5개월 전 산업보건위험성평가에서 문평동 공장에 오일미스트가 체류하고 고열을 활용한 작업까지 이뤄지는 환경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작업자의 건강에 치중한 나머지 이러한 분진이 화재나 폭발의 가능성을 놓치고 예방조치를 주문하지 못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안전보건공단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부의장실에 제출한 안전공업(주)에 대한 산업보건위험성평가서(OHRA)를 보면, 화재가 발생한 공장의 작업환경이 자세히 기록됐다. 지난해 11월 4일 실시된..

나프타 공급 부족에 용기값 올라 자영업자 한숨... 종량제봉투 제한 판매도
나프타 공급 부족에 용기값 올라 자영업자 한숨... 종량제봉투 제한 판매도

중동 정세 불안으로 나프타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포장 용기와 비닐봉지, 포장지 등 가격이 꿈틀대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배달 관련 자영업자 등은 한 달 치 물량을 미리 확보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품귀 현상이 일어날까 전전긍긍이다. 25일 대전 자영업자 등에 따르면 음식을 포장하는 배달 용기의 가격이 점차 상승하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가파르게 오른 물가 탓에 원재료비와 공공요금, 월세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용기와 이를 담는 비닐 가격까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어려움을 호소한다. 중..

"전국 중학 야구 최강을 가려라"…류현진배 야구대회 25일 서막
"전국 중학 야구 최강을 가려라"…류현진배 야구대회 25일 서막

전국 엘리트 중학교 야구팀의 최강을 가리는 '제1회 류현진배 중학야구대회'가 25일 대전한밭야구장에서 막을 올렸다. (재)류현진재단과 대전시체육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의 이름을 건 첫 야구대회로, 전국 엘리트 중학교 야구팀 28개 팀이 참가해 열기를 더하고 있다. 이날 개회식에는 류현진 이사장, 이장우 대전시장, 조원희 대전시의장, 김운장 대전시야구소프트볼협회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화 이글스 소속인 노시환, 문동주, 강백호, 정우주 등의 현역 프로선수들도 현장에서 중학교 야구팀 선수들을 응..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중동발 나프타 공급 불안에 종량제 봉투 수급부족 중동발 나프타 공급 불안에 종량제 봉투 수급부족

  • 고유가와 잇따른 축제 취소에 직격탄 맞은 관광업계 고유가와 잇따른 축제 취소에 직격탄 맞은 관광업계

  • 안전공업 화재사고 희생자를 향한 애도 물결 안전공업 화재사고 희생자를 향한 애도 물결

  • 2026년 진잠향교 춘계 석전대제 2026년 진잠향교 춘계 석전대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