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의 시네레터] 이미지, 운동 그리고 서사의 힘

  • 문화
  • 영화/비디오

[김선생의 시네레터] 이미지, 운동 그리고 서사의 힘

- 영화 <알리타 : 배틀엔젤>

  • 승인 2019-02-21 13:57
  • 신문게재 2019-02-22 11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알리타
인간이 기계화됩니다. 채플린의 <모던타임즈>(1936)가 그렇습니다. 기계가 인간화됩니다. <터미네이터>(1984), <로보캅>(1987) 등이 그러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기계가 아니며, 기계 또한 인간이 아닙니다. 그것이 이들 영화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알리타 : 배틀엔젤>은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넘습니다. 인간이 된 기계입니다. 영화는 이것을 이미지와 운동성, 그리고 서사의 힘으로 만들어냅니다. 우선 이미지. 기계 인간 혹은 <아바타>(2009) 등의 CG 캐릭터가 보여 온 정형화된 이미지를 깨뜨립니다. 알리타는 매우 개성적인 얼굴을 지닙니다. 큰 눈에 갸름한 얼굴, 약간 얇은 듯 나온 입술 등이 그렇습니다. 특이하게도 그녀는 얼굴은 온전히 사람이면서 몸은 기계입니다. 클로즈업 숏으로 보여주는 그녀의 눈, 입술, 표정은 인간으로서의 감정 변화가 예민하고 섬세하게 드러납니다. 관객들 역시 그녀의 감정에 몰입합니다.

알리타는 빼어난 운동성을 가졌습니다. 특수부대 여전사였던 그녀는 잃었던 기억을 운동을 통해 서서히 찾아갑니다. 모터볼 선수로 출전하는 장면, 스탠드바에서 보여주는 싸움 액션 장면은 그녀의 유연하면서도 역동적인 운동 능력을 확인하게 합니다. 강하기는 하지만 어쩐지 뻣뻣하고 둔한 운동성을 보여줬던 이전의 기계 인간 캐릭터와 확실히 다릅니다. 이는 한편으로 개성적 매력과 유연하면서 강렬한 능력을 동시에 원하는 현대 여성의 욕망을 투영합니다.

영화는 기계와 인간, 사람의 얼굴과 기계의 몸, 인간 남자와 기계 여자 등 이종의 특징들을 매끄럽게 결합합니다. 이를 위해 관객을 미래의 시간으로 데려갑니다. 그러나 미래의 인간 역시 우리와 같이 정서와 욕망, 관계 안에서의 투쟁과 갈등을 지닙니다. 딸을 잃은 아버지의 아
김선생 시네레터
픔, 자아의 각성과 정체성의 확인, 사랑과 이별, 계층 간의 대립과 충돌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이 작품은 미래 시대의 기계 인간이라는 낯선 소재를 친숙하게 형상화합니다. 또한 어린 소녀가 한 사람의 여성으로, 사회인으로 변화하는 성장 서사를 활용합니다. 이는 초능력을 발휘하는 맨 시리즈와도 다르고, 기계화된 인간의 모순, 인간이 되지 못하는 기계의 비애를 다룬 영화들과도 다릅니다. 우리는 이 영화에서 기계이되 인간으로서의 개성과 매력도 함께 지닌 여성 영웅을 만납니다.

- 김대중(영화평론가/영화학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늑구'가 비춘 그림자…대륙사슴·하늘다람쥐 우리곁 멸종위기는 '진행중'
  2. [속보] 與 대덕구청장 후보 '김찬술'…서구 전문학·신혜영, 동구 황인호·윤기식 결선행
  3. 집 떠난 늑구 열흘째 먹이활동 없어…수색도 체력소진 최소화에 촛점
  4. '공기·물·태양광으로 비료 만든다' 대전기업 그린팜, 아프라카 농업에 희망 선사
  5. 이재명 정부 과학기술 정책 일단은 '긍정'… 앞으로 더 많은 변화 필요
  1. 대전교육감 출마 예비후보자들 세 불리기 분주… 공약은 잘 안 보여
  2. 與 충남지사 경선 박수현 승리…국힘 김태흠과 빅뱅
  3. 세종시 집현동 '공동캠퍼스' 안정적 운영 기반 확보
  4. 세종예술의전당, 국비 6.9억 확보… 공연예술 경쟁력 입증
  5. 김선광 "중구를 대전교육의 중심지로"… '중구 8학군 프로젝트'

헤드라인 뉴스


행정통합 충청 지선 뇌관 현실화…野 "정치 사기" vs 與 "추후 지원"

행정통합 충청 지선 뇌관 현실화…野 "정치 사기" vs 與 "추후 지원"

좌초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6·3 지방선거 여야 최대격전지 금강벨트 뇌관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현실화 되고 있다. 정부 추경 예산안에 광주전남통합특별시 출범을 위한 예산이 누락 된 것이 트리거가 됐는 데 이를 두고 여야는 격렬하게 충돌했다. 이재명 정부가 매년 5조 원씩 총 20조 원 지원이라는 파격적 재정 특례를 내세워 통합을 밀어붙였지만, 정작 출범을 앞두고 기본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하면서 충청권에서도 파장이 커지는 모습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 출범을 앞둔 광주전남통합특별시에 필요한 예산 177억 원이..

지역연고 구단 `대전 오토암즈`, 이스포츠 역사상 첫 그랜드 슬램 위업
지역연고 구단 '대전 오토암즈', 이스포츠 역사상 첫 그랜드 슬램 위업

'대전 오토암즈'가 이스포츠 대회에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며 '이스포츠 중심도시 대전'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한 구단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것은 프로 이스포츠대회 역사상 최초다. 대전 연고의 프로 이스포츠 구단인 '대전 오토암즈'는 창단 1년 만에 국내 이스포츠 대회 '이터널 리턴 마스터즈 시즌 10'에서 올해 2월에 열린 '페이즈 1'과 '페이즈 2'(3월 대회) 우승에 이어 파이널(4월 대회)까지 제패하면서 한 시즌의 모든 주요 타이틀을 석권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12개 지자체 연고 구단들이..

`함정 범죄`로 갈취·협박 빈번… 두번 우는 세종시 자영업자
'함정 범죄'로 갈취·협박 빈번… 두번 우는 세종시 자영업자

최근 세종시에서 함정 범죄 유도와 공갈로 돈을 강탈하거나 폭행하는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16일 세종경찰청에 따르면 성인 남성 A·B 씨는 지난해 11월 말 세종시의 한 유흥주점에서 후배인 청소년 C 씨와 공모해 업주 D 씨로부터 술값 105만 원을 갈취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주류를 제공받은 후 "청소년에게 술을 팔았다. 술값은 못 준다. 신고 안할테니 합의금을 달라"고 협박했다. 경찰은 이들 일당 3명 중 1명은 공갈 혐의 구속, 나머지 2명은 불구속 기소했고, 대전지검과 협의 중이다. 동일 수법의 범죄가 올해 1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월호 순직교사 故 김초원 씨의 부모가 전하는 생일 축하인사 세월호 순직교사 故 김초원 씨의 부모가 전하는 생일 축하인사

  • 씨 없는 포도 ‘델라웨어’…전국 첫 출하 씨 없는 포도 ‘델라웨어’…전국 첫 출하

  • ‘자원순환 실천 함께해요’ ‘자원순환 실천 함께해요’

  • 세월호 참사 12주기,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12주기,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