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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을 위한 현장점검을 위해 대전 중구 부사동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은 허태정 대전시장(오른쪽 두 번째)이 박용갑 중구청장, 김신연 한화이글스 대표이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token77@ |
이날 지역 정가는 한밭종합운동장을 낙점한 허태정 대전시장의 결정에 정치적 고민과 셈법이 깔려 있다는 점과 선정·탈락지역 정치권의 '내덕 네탓' 공방 등 후폭풍을 전망하느라 온종일 분주했다. 당장 내년 총선 판도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각 자치구에선 정가 인사들 간 책임론 제기와 치적공방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어 중구 한밭종합운동장을 한화이글스 홈구장(가칭 베이스볼 드림파크) 입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허 시장은 한밭종합운동장이 야구장 수용 면적에 적합하고, 대중교통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신축 입지를 둘러싼 경쟁이 정치권으로 확산됐던 만큼 지역 정가는 브리핑에 촉각을 곤두세웠었다. 사전 정보를 수집하고, 정당 인사가 브리핑 장소에 참석할 정도였다. 이날 결정을 두고 각각의 입장은 엇갈렸지만 대체로 배경에 대한 해석은 비슷했다.
접근성과 경제성 등 부지 선정 기준을 떠나 이번 결정은 공약파기에 따른 허 시장의 정치적 부담이 크게 작용했을 거란 분석이 대체적이다. 실제 허 시장은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중구 한밭종합운동장에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짓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시가 신축 야구장 입지 선정을 위한 용역에 착수하면서 자유한국당은 물론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서도 허 시장의 공약파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중구가 지역구인 한국당 이은권 의원과 중구의원들도 이 점을 내세워 허 시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때문에 정가에선 허 시장이 신규 입지 선정에 따른 부담을 안기보단 공약을 지켰다는 명분을 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한 인사는 "허태정 시장이 임기 초부터 정치적으로 무리할 필요가 없다"며 "명분을 살려 피해를 최소화한 선택"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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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자유한국당 소속 대전 중구의회 의원들이 7일 시의회 앞에서 야구장 신축의 중구 공약 이행을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token77@ |
삭발까지 했던 한국당 중구의원들도 자신들의 역할이 주요했음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중구 민주당 시구의원들은 유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했다는 점에서 다소 위축된 분위기다. 한 의원은 "우리 덕분이라고 얘기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동구·대덕에선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화살은 유치전에 앞장섰던 이은권 의원과 달리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한국당 정용기(대덕), 이장우(동구) 의원을 향하는 눈치다. 두 의원은 야구장 유치와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었다.
민주당 강래구(동구), 박종래(대덕) 지역위원장도 비난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렇다보니 민주당과 한국당 서로 간은 물론 같은 당내에서도 치적싸움이 벌어지고, 책임소재 공방이 벌어지는 등 야구장 입지 선정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게 닥칠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선정 결과와 상관없이 신축 야구장 입지가 지역 정치권에 미칠 후폭풍은 예견됐던 일"이라며 "당분간 서로 야구장 유치에 대한 공을 내세우고, 책임은 남에게 전가하는 '내덕 네탓' 공방이 한동안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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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익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