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정치부 송익준 기자 |
왜? 이 문제를 처음부터 정치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지난 6·13 지선(地選)에서 야구장은 활용도 높은 카드였다. 중구 원도심 표심을 노릴 수 있고, 전체 시민들의 관심을 끌 만한 사안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을 떠나 대전시장 후보들은 앞다퉈 야구장 공약을 내걸었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당시 자유한국당 박성효 후보는 철거 후 신축 또는 이전 신축의 2가지 안을 내세워 야구장 신축을 공약했다.
공교롭게도 박 후보가 공약을 내건지 1시간 30여분 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도 야구장 공약을 발표했다. 중구 한밭종합운동장을 이전·신축한 뒤 그 자리에 새로운 야구장을 짓겠다는 구상이었다.
허 후보가 맞불을 놓은 건지 모르겠지만 박 후보보다 중구에 초점을 둔 공약임은 분명하다.
어쨌든 허 후보는 승리했고, 민선 7기 대전시정을 이끌게 됐다. 임기 초부터 야구장 건립에 강한 의지를 보인건 허 시장 본인이었다. 첫 현장점검 장소로 현 야구장과 한밭종합운동장을 찾을 정도였다.
그런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야구장 기본구상과 타당성을 검토하는 용역에 검토대상지를 중구 현 야구장 외 다른 지역도 열어놓으면서다. 이때부터 자치구 간 과열 경쟁은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공약대로 한밭종합운동장 위치가 타당한지 살폈어도 됐다. 물론 이왕 하는 거 다른 부지 타당성도 살필 수 있다.하지만 그럴 거면 공약은 대체 왜 했나. 어떤, 무슨 이유를 대더라도 납득이 불가능하다.
선정 과정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치구 간 유치전이 불붙어 가는데도 시는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그 결과, 누군 단식에 나섰고, 누군 삭발도 했다. 자기 자치구가 최적지란 셀프 여론조사까지 나왔다.
발표 시기에 임박해 선정 기준을 제시하긴 했으나, 이미 늦은 뒤였다. 공정한 경쟁이 아닌 싸움이었고, 지역 발전을 위한 토론보단 무논리 논쟁에 가까웠다. 야구장 유치전은 벌어지지 않았어도 될 일이었다.
최종 입지로 한밭종합운동장이 발표된 이후에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시가 후보지에 대한 평가 결과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분열을 막기 위함이란 이유를 들었지만 그럴싸한 변명에 불과하다.
이 또한 정치적 계산을 토대로 내린 결정일 것이다. 허 시장이 공약으로 내건 '꿈의 야구장(베이스볼 드림파크)' 선정 과정엔 시민은 없었다. 다만 정치적 이익을 위한 정무적 판단만 있었을 뿐.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송익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