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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혁대 목원대 총장 |
4차 산업혁명은 특정 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 금융, 건설, 자동차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그 영향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대학을 비롯한 교육 부문도 피해갈 수 없는 시대적 요구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4차 산업혁명으로 과거 인간이 감당해 왔던 일자리 중 상당부분을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청년인력에 대한 교육도 변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얼마 전부터 선진국의 주요 대학들은 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의 애리조나주립대(ASU)에서는 기존의 학과를 없애고 새로운 융합학과를 대폭 신설했다. ASU는 전통적인 전공별 단절을 극복하고 새로운 산업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지난 10년에 걸쳐 기존 69개 학과를 폐지하는 대신 학문과 기술간의 융합에 기반한 새로운 학과 30개를 신설했다. 예를 들면, 새롭게 개설된 지구·우주탐사대학은 천문학, 천체물리학, 지구과학, 우주과학, 시스템공학을 융합한 형태로서 기존의 생물학과, 사회학과, 지질학과 등을 폐지하면서 신규 개설한 것이다.
혁신적인 대학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국의 미네르바스쿨(Minerva School)은 2016년 기준 전 세계 160여개 나라에서 지원한 16,000명이 넘는 학생들 중 2% 미만이 입학허가를 받았다. 미네르바스쿨의 가장 큰 특징은 물리적인 캠퍼스와 교실이 없고, 모든 학생이 4년 내내 100%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는다. 학생은 서울, 베를린 등 7개 도시의 기숙사를 이동하며 시공간의 제약 없이 수업에 참여하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은 구글, 아마존 등 기업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각 지역 정부기관과 비영리단체 등에서 실무를 경험한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적 분위기가 확산될수록 대학도 생존과 발전을 위해 산학협력과 융합을 중심으로 한 혁신을 우선순위에 놓고 교육과정과 방식을 바꿔야 한다. 필자가 총장으로 있는 대학에서도 변화하는 시대에 부응하고 맞춤인재를 양성하는 교육혁신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진행 중에 있다. 변화하는 산업·기술 환경에 부응하며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교육의 내용과 방식을 혁신할 것을 끊임없이 주문하고, 산업체 등 청년들의 일자리 수요처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교육체계 혁신을 적극 추진 중에 있다.
개인이나 조직이나 모두 과거 익숙한 방식과 습관을 유지하려고 하는 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변화를 유발하고 가속도를 붙이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추진력이 엄청나게 크거나 구성원들이 위기상황을 공감하고 변화의 절박함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모든 대학들이 애리조나주립대나 미네르바스쿨과 같이 혁신이 충만한 교육기관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이제 수요자 맞춤 교육과 산학협력 융합형 교육으로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었다. 환경변화와 자기분석을 기반으로 실현가능한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교육, 연구, 산학협력, 교육여건 등 전반에 걸친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변화(change)'에서 한 글자만 바꾸면 '기회(chance)'가 되듯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화의 방향과 성격을 정확히 인식하고, 전 구성원이 변화 과정에 적극 동참한다면 이는 곧 기회가 되는 것이다. (권혁대 목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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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익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