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도긴개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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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도긴개긴

▲정치부 송익준 기자

  • 승인 2019-04-22 17:43
  • 신문게재 2019-04-23 22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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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송익준 기자
도긴개긴.

윷놀이에서 '도'로 말을 잡거나, '개'로 말을 잡을 수 있는 거리가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대상들 간에 차이가 없음을 뜻하는 말로, 언론에서 많이 사용되는 용어기도 하다. 비슷한 말로 그 나물에 그 밥, 도토리 키 재기 등이 있다.



뜬금없이 도긴개긴이냐고? 정치권이 하는 짓이 그렇기 때문이다. 여당과 야당이 바뀌고, 공수가 전환됐을 뿐 큰 차이가 없다. 이번 인사청문 과정과 추경예산 처리를 놓고 벌인 여야 간 공방이 딱 도긴개긴이다. 레퍼토리도, 용어도 비슷하다.

여당은 야당이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거나, 무조건 반대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야당은 여당에 민심을 도외시하고, 국정을 독주하고 있다고 핏대를 세운다. 때 되면 나오는 풍경이라, 솔직히 지겹다. 뻔할 뻔자인데, 흥미가 있을리 없다.



어쨌든 지금도 여야 간 밀어불이기가 계속되며 정국은 얼어붙고 있다. 극한 대치에 국회는 개점휴업이고, 여야가 한목소리로 외치던 협치는 사라진지 오래다. 비판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그제 대규모 장외집회를 벌였다.

당 대표부터 나서 "대통령이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원내대표도 "좌파정권의 무면허 운전이 대한민국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즉각 유감을 표한데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난장판 선동정치라며 역공을 가했다.

10년 만에 여야가 바뀌었지만, 거기서 거기였다. 도긴개긴의 현실은 중앙뿐만 아니라 지역도 마찬가지다. 충청권 지방권력을 틀어쥔 더불어민주당은 '오직 시민을 위한 민주당이 되겠다'는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의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다.

물론 충청권 광역지자체와 민주당 시도당이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공조하고, 미래를 함께 준비하기로 한 건 고무적인 사실이다. 그러나 지자체장이 민주당 소속이란 이유로 각종 논란에 비켜서 있는 자세는 옳지 않다. 비겁하단 느낌이랄까.

북미대화와 북한 비핵화 등 중앙 이슈에 목매는 이들도 문제다. 지역과 시민은 안중에 없고 '어차피 선거는 바람'이란 오만한 판단이다. 그렇담 자유한국당은 변했는가. 뭐 그대로다. 민주당과 지방정부에 열을 낼 뿐 합리적 대안을 내놓진 않고 있다.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 전에 정당 차원의 대안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말로만 떠드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이런 상황 속에 지자체 최초의 협치 제도화 모델로 주목받는 대전판 여야정협의체 구성은 결국 물 건너간 모습이다.

올 초부터 말만 많았지, 실무적으로 진전된 게 하나도 없어서다. 변화를 부르짖던 정치권의 외침은 역시나 메아리에 불과했다. 최근엔 대전현충원에서 대통령 화환 명패가 떼어진 것을 두고 공방이 한창이다. 검찰에 수사까지 의뢰했는데, 참 도긴개긴이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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