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60. 일상감사(日常感謝)

  • 문화
  •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60. 일상감사(日常感謝)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20-03-2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 "일상의 행복이 뭔지 모른 채 그냥 그렇게 살아온 세월들 / 잠깐의 시내 나들이가 행복인 것을 / 지하철 북적임조차도 행복인 것을 /

친구와의 소주 한 잔이 행복인 것을 / 그 사람과 차 한 잔이 행복인 것을 / 따스한 햇살 받으며 걷는 한가로운 산책길이 행복인 것을 /

답답했던 미세먼지도 친구요 쾌쾌한 매연조차도 친구였던 것을 / 모두가 일상의 조건이란 걸 많은 세월 모른 채 살았나 보네요 /

모든 소소한 일상들이 행복인 것을 /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고 맛집에 앉아 점심 한 그릇 같이 하며 / 마주 보고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고 행복인 것을 /



까맣게 잊고 살았나 보네요 / 인간의 오만함을 꾸짖는 재앙일까요 / 모두가 보고 싶고 그리운데 / 우리에게는 많은 시간이 없는데 / 모두가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

햇살 드리운 창가에 앉아 / 봄이 오는 소리는 들리는데 / 불어오는 봄바람에 무서웠던 코로나가 소리 없이 날아가고 /

평화로운 일상이 우리 곁에 빨리 돌아오기를 / 간절히 소망합니다 / 끝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마시고 /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날을 기다립니다 /

창살 없는 감옥이지만 / 그래도 웃음만큼은 잊지 마세요" =

지인께서 이 좋은 글과 함께 음악까지 담아 동영상으로 보내주셨다.

배경 음악은 '토셀리의 세레나데'라고 했다. 평소 무식하기 짝이 없는 터다. 그래서 배경 음악의 제목마저 지인께서 알려 주시지 않았음 무슨 음악이 이처럼 눈물까지 강요하는가 싶어 크게 반발(?)까지 했을 개연성이 농후했다.

코로나19의 확산과 장기화로 인해 우울증까지 겹친 국민들이 수두룩하다. 나와 아내가 그 '감염자'다. 나야 출퇴근이라도 하면서 어찌어찌 그 우울증을 털어낸다곤 하지만 문제는 아내였다.

고삭부리 아낙으로 평소에도 두문불출 하느라 우울증이 태산 같은 아내다. 그런 아내가 딱하여 쉬는 어제는 모처럼 보문산을 찾았다. '대전시민의 허파'랄 수 있는 보문산 역시 인파가 뚝 끊기긴 매한가지였다.

먼저 사찰을 찾아 절을 했다. 코로나의 빠른 종식을 발원했다. 이어선 우리 가족의 건강을, 손주의 무럭무럭 성장을 기도했다.

"오랜만에 나들이를 왔는데 외식을 안 하고 가면 실정법 위반이겠지?" 고개를 끄덕이는 아내의 손을 잡고 단골로 가는 식당을 찾았다. 평소의 주말이면 발 디딜 틈조차 없던 식당이었건만 텅 비어 손님인 내가 외려 민망할 지경이었다.

버섯샤브를 주문했더니 어려울 때 찾아 주셔서 고맙다며 각종의 버섯을 한아름이나 더 주셨다. 감동이 물결로 다가왔다. 식사를 하는데 바로 곁에 헙수룩한 빈가(貧家)가 보였다.

누군가 살다가 이사한 후 빈집이지 싶었다. 그럼에도 까치와 다른 새들까지 연신 찾아와 그 지붕에서 노래를 불렀다. '그래, 따지고 보면 니들이 우리네 인간들보다는 팔자가 더 낫구나…'

식당을 나오면서 홍진영의 <산다는 건>을 들었다. = "산다는 건 다 그런 거래요 ~ 힘들고 아픈 날도 많지만 ~ 산다는 건 참 좋은 거래요 ~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

일상의 행복이 뭔지 모른 채 그냥 그렇게 살아온 세월들을 잠시 반성해 본다. 친구와의 소주 한 잔이 행복인 것을 어제 새삼 깨달았다.

아내 역시 평생의 '친구'니까….

윈스턴 처칠은 "비관주의자는 어떤 기회 속에서도 어려움을 보고, 낙관주의자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기회를 본다"고 했다.

"오늘도 어렵사리 사느라 수고 많으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어둠 끝엔 반드시 빛이 찾아옵니다. 오늘의 이 위기와 우울증 또한 마찬가지죠. 우리 모두 힘내자고요!"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사자성어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5 국감] "출연연 이직 대책 마련 시급… 연봉보단 정년 문제"
  2. 밀양시 홍보대사, 활동 저조 논란
  3. 응원하다 쓰러져도 행복합니다. 한화가 반드시 한국시리즈 가야 하는 이유
  4. "대전 컨택센터 상담사님들, 올 한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5.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1.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여성 장애인들 대상 가을 나들이
  2. 김태흠 충남도지사, 일본 오사카서 충남 세일즈 활동
  3. "행정당국 절차 위법" vs "품질, 안전 이상없어"
  4. 박경호 "내년 지선, 앞장서 뛸 것"…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도전장
  5.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국감서 `0시 축제` 예산 둘러싸고 격돌

대전시 국감서 '0시 축제' 예산 둘러싸고 격돌

2년 연속 200만 명이 다녀간 대전시 '0시 축제' 운영 재정을 둘러싸고 여당 의원과 보수야당 소속인 이장우 대전시장이 24일 뜨겁게 격돌했다. 이날 대전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전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민간 기부금까지 동원 우회 재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인 이 시장은 자발적 기부일 뿐 강요는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여당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민주당 한병도 의원(익산을)에 따르면 3년간 0시 축제에 투입된 시비만 124억 7000만 원, 외부 협찬 및 기부금까지 포함..

[갤럽] 충청권 정당 지지도… `더불어민주당 51%, 국민의힘 29%`
[갤럽] 충청권 정당 지지도… '더불어민주당 51%, 국민의힘 29%'

충청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24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대전·세종·충청에서 더불어민주당은 51%, 국민의힘은 29%를 기록했다. 이어 개혁신당 4%, 조국혁신당 2%, 진보당 1%로 나타났다. 무당층은 14%에 달했다. 전국 평균으론 더불어민주당 43%, 국민의힘 25%,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2%, 진보당 1%, 기본소득당 0.2%, 사회민주당 0.1%, 무당층 25%로 조사됐다. 충청권에서 이재명 대통령 직무수..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태적 가치를 고스란히 간직한 충남도의 명산과 습지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힐링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청양 칠갑산을 비롯해 예산 덕산, 공주 계룡산, 논산 대둔산, 금산 천내습지까지 각 지역은 저마다의 자연환경과 생태적 특성을 간직하며 도민과 관광객에게 쉼과 배움의 공간을 제공한다. 가을빛으로 물든 충남의 생태명소를 알아본다.<편집자 주> ▲청양 칠갑산= 해발 561m 높이의 칠갑산은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을 지닌 명산으로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숲을 지니고 있다. 칠갑산 가을 단풍은 백미로 손꼽는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 국감…내란 옹호 놓고 치열한 공방 대전시 국감…내란 옹호 놓고 치열한 공방

  •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