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라이프] 갈마2동 천수경로당 탄생의 숨은 얘기들

  • 사람들

[실버라이프] 갈마2동 천수경로당 탄생의 숨은 얘기들

  • 승인 2020-08-27 08:13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IMG_0749
최병수 회장
대한노인회 대전 서구지회 갈마2동 천수경로당 최병수 회장(사진)은 경로당이 어떠한 곳인 줄도 모르고 아코디언으로 여가 생활을 하고 있을 때 천수경로당의 조성 배경을 설명한다.

2011년 여름 아파트 모퉁이에 조그만 평상마루가 있고 나무 한 그루가 고마운 그늘막이 돼 있어 아파트 어르신들의 안식처이며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산들바람에 땀을 식히는 곳이기도 했는데 여름이 가고 가을이 지날 무렵 아내로부터 경로당 문제에 대한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노인들이 저렇게 나무 밑 평상마루에서 보내는데 겨울이 되면 어찌하겠어요? 경로당을 한번 만들어 편안한 겨울을 보내시게 해 드리는 것이 좋겠어요”라는 좋은 제안에 "알겠소, 그럼 내가 한번 추진해 보겠다"고 흔쾌히 대답했다.

즉시 아파트 관리사무소 아래층에 관리원 휴게소가 있어 건축물 관리대장을 확인하니 할아버지 방과 할머니 방으로 나누어진 경로당으로 돼 있어 이를 관리사무소장과 어르신들께 말씀을 드리니 모두 좋다고 해 회원들 십시일반으로 모금해 우선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 임시허가 없는 경로당으로 사용하게 됐다.

경로당 설립을 위해 서구청에 동분서주하며 허가에 필요한 관계 서류를 제출해 심사 끝에 허가를 받아 천수경로당이 탄생하게 됐다.

회장 선출에서 만장일치로 회장에 추대했으나, 본인은 첫째 청각장애가 있어 의사소통이 어렵고 둘째는 봉사활동으로 경로당에 소홀히 할 수 있어 사양했다. 하지만 6개월만 맡아 달라는 부탁에 6개월만 하고 내놓는다고 했는데, 벌써 10년이 됐다.

IMG_0746
2018년에는 대전광역시연합회 소속으로 재능봉사를 하고 연합회 대강당에서 재능나눔 우수사례발표도 했다. 2019년도에는 대전광역시연합회 서구지회 소속으로 ‘대전 실버 아코디언 봉사클럽’으로 활동을 시작해 여러 아파트 경로당에서 공연하며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최병수 회장은 20여 명이 아코디언 공연을 하면서도 막상 규모가 적은 우리 아파트에서는 공연할 수 없음을 깨닫고, 50∼60년대 흑백 실버영화를 상영을 하면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질 것 같다는 생각에, 즉시 빔과 스크린, 음향장치와 어르신들이 장시간 앉아 있기 편한 등받이 의자까지 준비했다.

이어 영화를 상영하니 호응이 너무 좋아 인원 장소 구애 없이 ‘해설과 함께하는 무료영화 상영’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봉사해 보람이 있었는데, 지금은 코로나19가 모두 멈춰 아쉽다고 했다.

2020년 7월 30일 퇴임한 최병수 회장은 “열악한 경로당을 설립하고 급식 도우미를 하면서 모은 돈 100만원을 서구청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던 일은 잊을 수 없다”며 “대전광역시연합회 서구지회와 서구청, 갈마동 관계자의 도움 아래 퇴임함에 감사하며, 특히 천수경로당 총무를 비롯해 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김기갑 명예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중수청 예산 순위도 밀린 대전… 세종 임시청사 장기화 우려
  2. [통(通)하는 충남, 시험대 선 박수현 충남지사의 소통 리더십] ③ 혁신도시의 완성을 향한 공공기관 및 산단 유치
  3. 방학 중 돌봄 공백 커지나…대전 교육공무직노조 총파업 예고
  4. 충남대병원 보수공사 기간 제1주차장 폐쇄…가뜩이나 혼잡한데 환자 불편예상
  5. 특허법원, 한남대·충북대와 지식재산 재판 현안 논의
  1. "토큰부터 무선충전 전기버스까지" 특구1번 오창수 기사 본 '창밖'
  2. 농어촌 기본소득, 청양군에 불어온 활력의 바람
  3. 대전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둔산 2곳·송촌 1곳 '낙점'
  4. [춘하추동] 기후위기 시대, 폭염 대응의 새로운 기준
  5. 민주노총대전본부, 폭염감시단 발족...차별 없는 폭염 대책 전면 적용촉구

헤드라인 뉴스


[기획-옅어진 대전 문인의 흔적] ② 주차장이 된 박용래 집터

[기획-옅어진 대전 문인의 흔적] ② 주차장이 된 박용래 집터

도시의 기억은 결국 사람과 장소에 남는다. 대전에도 지역 문학사의 흐름을 이어온 문인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지만, 정작 그 자취는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못한 채 멀어지고 있다. 묘역은 찾기 어렵고, 생가는 사라졌으며, 지역의 문학적 자산을 기리려는 노력은 행정의 체계적 지원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본보는 '옅어진 대전 문인의 흔적' 기획을 통해 대전 문학유산 보존의 현주소와 지역 문화 행정의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르포] 산길 끝 김호연재 묘역, 문학관 논의도 길 잃었다 ② 주차장이 된..

대전 선도지구 발표… 둔산 신청 구역들 `희비교차`
대전 선도지구 발표… 둔산 신청 구역들 '희비교차'

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선도지구 선정 결과에 신청 구역들의 희비가 교차했다. 일부 구역은 결과를 수용하고 2차 공모 준비에 나섰지만, 자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예상했던 구역은 평가 결과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검토하는 등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15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대전 선도지구 공모에는 둔산지구 9곳과 송촌(중리·법동)지구 1곳 등 총 10개 구역이 신청했다. 1차 선도지구 공모 결과 총 3개 구역이 선정됐다. 둔산지구에서는 13구역(크로바·목련)·14구역(한가람·공작)이, 송촌지구는 6구역(보람·삼익소월)이 이름을 올렸다. 반..

대통령 업무보고 첫날, 지방주도 성장 우대·지원정책 봇물
대통령 업무보고 첫날, 지방주도 성장 우대·지원정책 봇물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두 번째로 열리는 부처별 업무보고에서 지방주도 성장을 위한 다양한 우대 정책과 지원 방안들이 쏟아졌다. 재정경제부는 재정과 금융·세제·규제·기술·인재·인프라 등 7대 패키지를, 국세청은 지역기업 세무조사 유예 등을, 조달청은 비수도권 기업의 수주기회 확대와 판로 지원, 관세청은 권역별 첨단산업 집중 지원 등을 내놨다. 국가데이터처는 지역 관련 정보통계를 확충하고, 금융위원회는 지방금융 격차 해소에 나선다. 이 대통령 주재로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업무보고 첫날, 재경부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국가데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제헌절에 대해 공부해요’ ‘제헌절에 대해 공부해요’

  • 나에게 맞는 대학은? 나에게 맞는 대학은?

  • 초복 앞두고 북적이는 삼계탕집 초복 앞두고 북적이는 삼계탕집

  • ‘집 밖이 더 낫다’…쪽방촌의 힘겨운 여름 나기 ‘집 밖이 더 낫다’…쪽방촌의 힘겨운 여름 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