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이참에 높은 ‘문화의 힘’을 기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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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이참에 높은 ‘문화의 힘’을 기르자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 사업단장

  • 승인 2020-12-14 18:07
  • 신문게재 2020-12-15 19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 사업단장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 사업단장
코로나가 점점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고 감염병 확산을 막아낸 대한민국에 전 세계가 찬사를 보냈다. 민주적인 시민성과 수평적 개인주의가 이뤄낸 자랑스런 K-방역 결과다. 이는 누구나 자유로운 개인인 동시에 사회공동체에 기여하고자 하는 국민의 놀라운 힘이 뭉쳤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그 피로감이 극도로 쌓이면서 곳곳에서 구멍이 뚫리고 있다. 올겨울이 최대 고비다. 다시 한번 고삐를 바짝 당겨 슬기롭게 위기를 돌파하자.

코로나19 위기 이전에는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를 국내 위기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건강한 장수(長壽)는 온 인류의 소망이지만 고령화는 후손들에게 무거운 짐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출산이 고령화를 가속화 하는 요인 중 하나일 줄이야. 그리고 그 출생율이 가장 낮은 곳이 바로 서울이다. 수도권 젊은이는 높은 주거비와 교육비로 결혼과 출산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지방 젊은이는 너도나도 교육과 취업을 이유로 고향을 떠나 수도권으로 몰린다. 여기에 수도권과 지방의 불평등한 관계가 숨어 있다. 최근의 수도권 집값 폭등 현상도 '갈팡질팡' 부동산정책 실패라는 전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지만 결국 그 바탕은 불균형 발전에 기인한 것이다.

매년 세계 최대의 관광객을 맞이하는 파리의 흡입력은 역시 문화와 예술의 힘이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관광유적만이 아니다. 문화재는 유형의 문화유산일 뿐이다. 그보다는 선조에게서 '지성'이라는 무형의 유산도 동시에 물려받았다. 참으로 복 받은 민족이라 할 수 있다. 프랑스 문화의 저력이 프랑스의 지성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이 자기 눈앞의 이익에만 함몰되어 치고받으며 싸우기에만 급급한 우리 현실과 비교하면 너무 부럽다. 요 몇 년 사이 뉴스를 보면 온통 '니탓내탓', '내로남불' 공방에 진저리가 나는 치졸한 다툼뿐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 되다 보니 어찌 국민의 지성과 도덕의 잠재력을 일깨워줄 수 있겠는가. 감수성이 예민하고 정서가 풍부한 우리 국민의 지성 부족 이면에는 정치권이 크게 일조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富强)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제는 백범의 꿈대로 단순히 개인이 추구하는 넉넉한 삶이나 경제적인 부유함을 넘어서 한없이 높은 문화와 예술의 강력한 힘으로 대한민국의 저력을 빛낼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아직 기억이 생생하다. '기생충'은 극과 극의 삶을 사는 두 가족을 중심으로 빈부 격차와 양극화로 인한 계급 간 계층 간 단절을 다룬 영화다. 201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최근 미국의 영향력 있는 시사잡지인 타임이 방탄소년단(BTS)을 올해의 연예인으로 선정했다. 또한 미국 빌보드 최신 차트에 의하면, 방탄소년단의 다이나마이트(Dynamite)는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10위를 기록했다. 지난 8월 발매와 동시에 한국 가수 최초로 2주 연속 포함, 3번이나 정상에 오르며 100일 넘게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문화계의 기쁜 소식을 접할 때마다 대한민국이 더 높은 문화의 힘을 갖춰가고 있음에 짜릿한 전율을 느낀다.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글로벌 아이콘은 '한류'다. 문화는 현재 우리나라 국민이 즐기는 모든 것에서 나온다. 문화는 사람이 만들고, 문화의 중요성과 그 영향력은 막강하다. 요즘 문화의 힘은 소프트파워다. 민간에서 꽃피운 한류 열풍이 시들지 않고 지속가능한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하길 소망한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 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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