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대덕특구를 재창조해 과학혁신도시 대전을 만들자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 대덕특구를 재창조해 과학혁신도시 대전을 만들자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 승인 2020-12-21 08:32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양성광이사장
양성광 이사장
1973년 건설이 시작되어 1992년 준공된 대덕연구단지는 이제 3년 후면 50돌이 된다. 연구단지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300달러도 안 되던 시기에 선진국을 추격할 기술과 인력을 집중 키우기 위해 건설됐고, 80~90년대 압축 성장기에 필요한 기술개발과 인재양성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대덕단지는 이후 배후 지역에 시험 및 생산, 기업 입주를 위한 공간을 추가하고, 2005년 연구개발특구로 전환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덕에는 현재 출연연 26개, 대학 7개, 기업 1,948개 등이 입주하고 있다. 대덕특구는 면적이 전국의 0.1%에 불과하나, 정부 R&D 예산의 27%가 투자되고, 전국 이공계 박사의 14.3%가 근무하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심장 같은 곳이다.



대덕특구는 2018년 입주기업의 매출 총액이 2006년 대비 2.8배 증가한 18.4조 원에 도달하는 등 2005년 특구 전환 이후에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산업화 역량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또한, 매출 100억 이상 기업은 2.4배 증가한 186개, 코스닥등록기업은 3.2배 증가한 45개가 됐다. 산업계의 체질도 개선해 과거 저기술 및 전통서비스업 중심에서, ICT, 바이오헬스, 소재·부품·장비 분야와 같은 고기술 중심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4~50년 전 초기 구조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대덕특구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에 의한 사회·경제·시장의 급속한 변화에 적응하기에는 분명한 한계를 보인다. 특히, 연구기관이 밀집한 1지구는 폐쇄적 공간 구조로 인해 융복합연구와 기업 및 시민과의 소통이 어렵고, 주거·문화·생활편의시설 부족, 대중교통 이용 불편 등 문제가 많다. 또한, 기업의 입주공간이 2.7%에 불과하고, 산업생산 지역(2, 3지구)과 기능적, 공간적으로 단절돼 기술사업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한, 생태계적 측면에서는 융복합 R&D와 시장 수요가 반영된 연구, 공공연구 데이터의 관리·공유·활용 등이 미흡하다. 국내·외 혁신 주체 간 협력 네트워킹도 부족하고, 창업 인프라 취약, 벤처금융시장 미성숙, 투자회수 채널 부족 등으로 창업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특구재단 등 관련 기관은 대덕특구 리노베이션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있다. 동 플랜에서는 먼저 '도전하는 R&D에 의한 과학기술 혁신, 교류하며 생각을 나누는 열린 환경 조성, 상생·협력하며 동반 성장하는 사회 구축'이라는 3대 추진 원칙을 정했다.

아울러, '국가 혁신성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혁신 생태계 조성'이라는 비전하에 '세계적인 융합연구 및 창의인재의 허브, 규제에서 자유로운 기술창업 전진기지, 국가 혁신성장을 이끄는 신산업의 거점,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스마트 도시' 건설이라는 4대 목표, 그리고 8대 실행계획도 마련했다.

8대 계획의 주요 내용은 1. 융복합연구 활성화를 위한 연구 빅데이터 오픈 플랫폼 및 융합연구 혁신센터 구축, 2. 미래인재 양성과 창의적인 아이디어 및 인재가 모여드는 정주환경 조성, 3. 출연연 창업을 위한 실험실창업혁신단지 및 대학 창업을 위한 스타트업파크 조성, 4. 실증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한 규제-프리 기술사업화 환경 조성, 5. 혁신성장 생태계 구축을 위한 대덕 스케일업 펀드 조성 및 공공형 임대지식산업센터 공급, 6. 미래 수요 대응 및 앵커기업 유치를 위한 신규용지 공급, 7. 시민과 연구자가 소통하고, 과학과 문화가 융합하는 환경 조성, 8. 대중교통망 확충, 교통·도로 체계 개선, 빅데이터 허브 구축을 통한 스마트하고 편리한 도시환경 조성 등이다.

대덕특구가 대전을 과학도시를 넘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젊은이들이 몰려들고 혁신성장이 일어나는 과학혁신도시로 변신하려면 특구의 공간과 생태계 등 모든 것을 바꾸고 혁신해 새롭게 재창조해야 한다. 이것은 그동안 많은 혜택을 누려온 대덕특구 구성원들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1동 입체주차장 운영 중단
  2. 파주시, ‘마장호수 휴 캠핑장’ 운영 재개
  3. 천안 삼은1번가 골목형상점가, '길거리 오픈축제' 개최
  4. 2025 K-축제의 세계화 원년...날아오른 국내 축제는
  5. 충남도의회 "학교급식 종사자 체계적 검진 지원"
  1. [기획] ㈜아라 성공적인 글로벌화 "충남경제진흥원 글로벌강소기업1000+ 덕분"
  2. 대전 특성화고 지원자 100% 넘었다… 협약형 특성화고 효과 톡톡
  3. [사설] 특성화고 '인기', 교육 내실화 이어지나
  4.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5. "대전하천 홍수량 5~8% 늘어"vs"3년 만에 과도한 상향 아닌가" 갈등

헤드라인 뉴스


"트램·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국비 대거확보" 대전시 현안 탄력

"트램·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국비 대거확보" 대전시 현안 탄력

대전시가 이재명 정부의 2026년도 예산안에서 트램 등 핵심 사업에 필요한 국비를 대거 확보하면서 주요 현안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트램을 비롯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웹툰클러스터 예산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마지막 날인 이날 4조 3000억원을 감액하고, 감액 범위 내에서 증액해 정부안인 728조 원 규모로 전격 합의한 것과 관련해 언급한 것이다. 재선 국회의원 출신 광역단체장인 이 시장은 주요 현안 예산 반영 여부를 여의도..

원·달러 환율 1460원대 중후반 고착화… 지역 수출기업들 `발동동`
원·달러 환율 1460원대 중후반 고착화… 지역 수출기업들 '발동동'

#. 대전에서 수출기업을 운영하는 A 대표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원·달러 환율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환율이 10~20원만 변동해도 회사의 수익 구조가 즉각적으로 갈리기 때문이다. A대표는 "원자재 대금 결제에 적용되는 환율이 중요하다 보니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환율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 경영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 중후반에서 움직이면서 지역 수출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를 사들여 수출하는 구조를 가..

李 “숨겨진 내란 어둠 밝혀 진정 정의로운 국민통합 문 열어야”
李 “숨겨진 내란 어둠 밝혀 진정 정의로운 국민통합 문 열어야”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곳곳에 숨겨진 내란의 어둠을 온전히 밝혀내서 진정으로 정의로운 국민 통합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2차 국무회의에서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해 12월 3일 우리 국민들이 피로써 쟁취해 왔던 민주주의, 그리고 헌법 질서가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며 “그렇지만 국민의 집단 지성이 빚어낸 빛의 혁명이 내란의 밤 어둠을 몰아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다시 환하게 빛나는 새벽을 열었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 위대한 빛의 혁명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착공…첫 지상 역사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착공…첫 지상 역사

  •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