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이혼전문가는 셰익스피어전문가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이혼전문가는 셰익스피어전문가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 승인 2020-12-27 11:12
  • 신문게재 2020-12-28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변호사김이지사진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미국의 기업 경영자들에게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기본 소양처럼 여겨진다고 한다. 한때 미국 유명한 CEO들이 기업 경영을 어떻게 해야 할지 셰익스피어 주인공들에 빗대어 쓴 책들이 다수 출간되기도 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사물을 꿰뚫어 보는 날카로운 표현, 탁월한 묘사가 흘러넘친다. 그런데 기업경영은 사람을 다루는 일이고 사람 마음과 그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리더의 필수 능력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미국이나 유럽의 경영자들은 셰익스피어를 읽고 스스로 행동과 마음가짐을 정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대전에서 활동하는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로서 사람들 사이 갈등을 의뢰인 입장에서 해결하는 것이 업이다. 최근 들어 여성 이혼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고, 이혼 사건을 해결할 때에도 셰익스피어 작품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혼이야말로 한 사람의 인생 경영 문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은 참 복잡하다. 그 복잡함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니 같은 현상을 보더라도 각자 다른 해석을 하고, 또 잘못된 판단으로 행동하고 잘못된 결과를 얻게 된다. 여기서 셰익스피어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포샤처럼 긍정적 적극적인 사람이라면, 잘못된 판단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 위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그 결과 원하는 성과를 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셰익스피어에 나오는 많은 인물처럼 온갖 번뇌로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본인도 잘 모르고 있다. 그러니 그것을 얻는 일은 더욱 요원할 수밖에….



잭 주펠트라는 유명한 성공 컨설턴트에 의하면, 원하는 것을 달성하는 방법은 이렇다. 여러 가지 원하는 것 중 오로지 하나만을 선택을 하는 것이다. 반드시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구체적으로 하나만 결정을 한다. 홈페이지 방문자를 늘려서 매출을 올리고 싶다는 것과 같은. 목표가 결정되면 그 분야 전문가 또는 멘토를 찾아 제대로 된 코칭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 그러면 이혼 문제로 돌아가 보자. 한여름 밤의 꿈은 끝나고 말괄량이 길들이기도 실패하고, 이제 사느냐 죽느냐(사느냐 갈라서느냐) 문제만 남았다. 그러나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햄릿처럼 고민만 계속할 뿐이다. 그리고 오셀로처럼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모르고 주변 말에 휘둘려 어리석은 결말을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1년, 5년, 10년이 지나서 후회한다.

그렇다면 이혼을 할 때 어떻게 해야 가장 잘할 수 있을까? 이혼을 잘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치면 된다. 사회적 체면이 중요한지, 마음의 평화가 중요한지, 경제적 자유가 중요한지, 자신의 당당함이 중요한지, 아니면 가족이 중요한지. 그중에 하나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잘 해결해줄 전문가를 찾는 것이다.

이혼은 굉장히 사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모든 것을 다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이혼하려는 당사자들이 서로 잘 협의가 되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야 관계없다. 그러나 이혼은 가장 가까웠던 두 사람이 완전한 남이 되는 과정이고, 결합해 살아온 시간만큼 분리과정은 처절하고 복잡하고 많은 진통이 있다.

더구나 놀랍게도 여성 중 상당수는 이혼 단계에 와서까지 아직도 무의식중에 상대방을 인생의 중요한 일을 공유하고 의논하는 사람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자기만의 이익을 우선시하기보다 양자에게 좋은 이혼방법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 한다. 때로는 그 선택이 자신에게는 10년 뒤 후회만 남겨줄 것이 제 3자의 눈에는 뻔할지언정.

여성 여러분들이 그렇게 그릇된 판단을 하는 리어 왕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3.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4.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5.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1.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2.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3.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4.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5.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