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 칼럼]비대면 시대, 스마트폰으로 책 속에 빠뜨려 새해 희망을 더하자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 칼럼]비대면 시대, 스마트폰으로 책 속에 빠뜨려 새해 희망을 더하자

  • 승인 2021-01-06 09:37
  • 수정 2021-06-23 15:01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이동선 계룡문고 대표
이동선 계룡문고 대표
코로나 19가 계속 기승을 부려 비대면 시대가 된 지 벌써 2년 차로 접어든다. 지구 환경의 오염 정도가 극에 달했다 하니 이런 현상은 쉽게 가라앉지 않으리란다. 기존 방식의 삶은 이제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려움에 부닥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지만, 더욱더 안타까운 것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교육 현장이다. 지난해엔 거의 등교를 못 하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으로 했으니 제대로 되었겠는가. 많은 아이가 스마트폰에 빠졌다는 우려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아이들은 또래 친구를 만나며 성장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마저도 할 수 없다니….

그러나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평소 생각에 책 읽어주기에서 찾는다. 필자는 어느새 우리 사회에서 책 읽어주기의 아이콘이 된 듯하다. 20년을 넘게 해왔는데 집에서 내 아이에게만 한 것이 아니라, 날마다 단체로 견학 오는 아이들에게, 또 만나는 사람마다, 다시 유·초·중등학교, 첫 임신한 예비 부모와 학부모 교육, 교사 연수, 직장, 노인정, 노인대학을 거쳐 요양원까지 종횡무진으로 찾아가 읽어주었다. 한 해 1만 명을 넘게 읽어준 적도 있다. 아이들에겐 연예인처럼 환대도 받고 청소년과 부모 그리고 어르신들도 감동의 연속이었다.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 이러다 보니 언론에 많이 나오게 되고, 라디오와 TV 특별방송 출연과 캠페인 모델까지도 했다. 이젠 만나는 사람마다 오늘은 무슨 책을 읽어주었냐고 하는 것이 인사말이 되었다.

책 읽어주기가 왜 이렇게 모든 세대와 다양한 계층에서 호응을 얻었을까. 이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을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고 뇌과학적으로도 증명되었다. 그렇다면 여기에 큰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확산을 할까 고민한다. 책 읽어주기는 아이들에게 듣기훈련을 강화해 집중력을 키우고 독서습관에 큰 힘을 준다. 독서습관, 이보다 더 좋은 교육이 있을까. 또한, 즐거움과 감동이 이어지니 인간관계를 좋게 하여 갈등이 첨예한 우리 사회를 해소할 청량제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 읽어주기가 가정과 학교 안팎 마을 곳곳에서 행해지는 것이 소망이다.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최고의 교육이란 것은 이미 수없이 증명되었다. 이젠 반대로 아이들이 부모에게 읽어주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런 일엔 학교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읽어주기가 대부분 저학년에서 그쳤다. 기존에 하던 방식인 부모가 자원봉사하는 선에서 읽어주기 때문이다. 이것을 아이들 서로가 읽어주는 문화로 만드는 것이다. TV·드라마처럼 수목드라마로 책 읽어주기다. 수요일엔 창작 그림책을 읽어주고 목요일엔 옛이야기 그림책을 읽어준다. 선생님은 주당 한 번이면 충분하다. 이를 확대하여 선후배 간에 읽어주기로 하면 금상첨화다. 학생 간에 관계도 좋아지고 지적 성장이 잘 이루어지면서 수업 태도도 좋으니 교사는 신바람 난다. 이런 학교는 부모가 바라는 최상이니 공교육의 신뢰로까지 이어진다.

이렇게 희망이 가득 찬 책 읽어주기가 요즘은 쉽지 않다. 바로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마트폰 시대가 훨씬 먼저 도래해 어느새 스마트폰에 빠져들어 독서 사망 상태다. 무술의 고수는 상대의 힘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처럼 스마트폰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위에서 제안한 것들을 스마트폰에 저장해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보내는 것이다. 멀리 떨어져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주가 하면 더욱 정이 깊어진다. 자녀가 부모에게 보내면 부모는 직장에서 힘이 나고 퇴근 길이 가벼워지며 아이는 용돈이 올라간다. 또래 친구나 지인과도 마찬가지로 좋아지고 아이들은 독서력이 향상되며 우리 사회는 곧바로 독서 대박으로 이어진다. 이것을 새해에 꾸준히 해보자. 무슨 일을 하든 희망을 더 할 것이다.

미래학자들은 인공지능 시대에 독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문해력이 OECD 회원국 중 꼴찌란다. 선진국들은 지난 100년간 전 국민의 80% 이상이 책을 읽어왔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도 책 읽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 하루 10분, 일주일에 두세 번이면 충분하다. 잔잔한 연못에 돌 하나가 물결을 일 듯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 울려 퍼져나갈 것이다.

이 일에 정부에서 언론과 손잡고 캠페인을 펼쳐주고 학교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온 마을이 춤을 출 것이다. 그러니 정부는 민간과 손잡고 책 읽어주기 양성센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체계적으로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과 마을과 학교, 그리고 직장 등 사회 곳곳에서 책 읽어주는 소리가 들릴 때 품격있고 다정한 신뢰 사회가 되리라 확신한다. /이동선 계룡문고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월요논단]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이번에는 대전이다
  2. 김동연 경기지사, 반도체특화단지 ‘안성 동신일반산단’ 방문
  3.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영상포함)
  4. 갑천습지 보호지역서 57만㎥ 모래 준설계획…환경단체 "금강청 부동의하라"
  5. [2025 보문산 걷기대회] 보문산에서 만난 늦가을, '2025 보문산 행복숲 둘레산길 걷기대회' 성황
  1. '교육부→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교수들 반발 왜?
  2. 최대 1만 500세대 통합재건축…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청사진 첫 공개
  3. 쿠팡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주의보… 과기정통부 "스미싱·피싱 주의 필요"
  4. 12·3 계엄 1년 … K-민주주의 지킨 지방자치
  5. [기고] '우리 시대 관계와 소통'에 대한 생각

헤드라인 뉴스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가 농림축산식품부의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에 1일 자로 최종 지정·고시됐다. 충남도에 따르면 이번 지정은 농식품부가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한 것으로, 전국 11개 시도가 신청했고 최종 7곳이 선정됐다. 육성지구로 지정되면 국비 기반 공모사업 참여 자격과 기업 지원사업 가점 부여, 지자체 부지 활용 특례 등의 혜택을 받는다. 위치는 예산군 삽교읍 삽교리·상성리 일원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 면적은 134만 2976㎡(40만 평) 규모이며, 오는 2030년 2028년까지..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을 향한 마지막 지역 예선전인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논산 퀴즈왕은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학생이 차지하면서 참가학생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논산시와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논산계룡교육지원청, 논산경찰서·소방서가 후원한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27일 논산 동성초 강당에서 개최됐다. 본격적인 퀴즈 대결에 앞서 참가 학생들은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본격적인 문제풀이에 돌입하자 침착함을 되찾고 집중력을 발휘해 퀴즈왕을 향한 치열한 접전이..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SNS에 대통령을 사칭한 가짜 계정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 정황이 확인돼 대통령실이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틱톡(TikTok), 엑스(X) 등 SNS 플랫폼에서 제21대 대통령을 사칭하는 가짜 계정이 확인돼 국민 여러분께 각별한 주의를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가짜 계정들은 프로필에 '제21대 대통령'이라는 직함과 성명을 기재하고 대통령 공식 계정의 사진·영상을 무단 도용하고 있으며, 단순 사칭을 넘어 금품을 요구하는 등 범죄 정황도 포착됐다고 전은수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