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변호사는 신뢰로 먹고삽니다"

[중도초대석] "변호사는 신뢰로 먹고삽니다"

임성문 대전변호사회 회장
국민 신뢰회복이 위기 극복
로스쿨 근본적인 접근 필요
청년변호사 경험확대 등 약속

  • 승인 2021-02-22 17:40
  • 수정 2021-02-24 15:11
  • 신문게재 2021-02-23 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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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문 대전변호사회 회장. /사진=이성희 기자
변호사업계에 위기가 찾아왔다. 경제불황 속에 변호사는 과잉 공급되고, 유사직역으로부터 공세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대중들은 큰 관심이 없다. 무한경쟁 시대에 내몰린 변호사들의 목소리는 그들만의 외침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임성문(53·연수원 30기) 법무법인 베스트로 대표변호사가 제54대 대전변호사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어려운 시기, 회장을 맡아 부담이 크다면서도 그가 꺼내 든 해답은 단순명료했다. 임 회장은 '신뢰'에서 답을 찾았다.

그는 "변호사업계의 위기는 국민들로부터 우리가 신뢰를 잃으면서부터 찾아왔다"며 "지금의 구조적·제도적 문제를 고침과 동시에 변호사 개개인의 능력과 신뢰를 높이는 데 다 함께 노력해야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기 내 주력할 현안으론 인터넷 포털광고 등 영업방식 변화에 따른 기준정립과 전문 변호사 자문단 구성을 통한 지역발전 기여, 청년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자문위원 경험확대, 소속 변호사들과의 소통 강화 등을 제시했다.

지난달 취임해 소속 변호사들의 권익향상과 변호사업계의 어려움 극복을 위해 뛰고 있는 임성문 대전변호사회 회장을 만나 목표와 추진계획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제54대 회장으로서 대전변호사회를 이끌게 됐다. 소감은?

▲영광이다. 대전과 세종, 충남을 아우르는 변호사 단체에서 회장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현재 소속 변호사로는 623명이 등록돼있다. 다른 지역은 치열한 경선을 거쳐 회장을 선출한다. 반면 대전은 경선 없이 회장을 추대하는 전통을 따라왔다. 갈등 없이 선후배 간 협의로 회장을 선출해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대신에 마음속으로 느끼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크긴 하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맡은 회장직이다. 부담이 큰 것 같다.

▲전문가 영역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로스쿨 도입 이후 변호사도 급증하고 있다. 변화하는 현실 속에 앞으로 변호사들의 활로를 제시해야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은가. 회장으로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우리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만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각자 어려운 점도 이해하고 바꾸고,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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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문 대전변호사회 회장. /사진=이성희 기자
-유사직역 문제가 변호사업계의 화두다. 임 회장도 문제 해결을 공약했는데?

▲변호사업계와 다른 전문영역 간 갈등과 대립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현실은 다르다. 변호사도, 다른 전문영역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현 제도에 따라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다툼이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 제도는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이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정치영역, 다시 말해 제도를 만들고 시행하는 국가적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 하지만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그렇다면 변호사업계의 바람직한 대응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자꾸 대립이 생기면서 이런 부분이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다. 더 나아가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할 수 있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일단 변호사가 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는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이 개척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작정 다른 직역에 있는 사람들과의 경쟁, 갈등으론 돌파될 순 없다고 본다. 지역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긴 하지만, 노력하다 보면 대한변호사협회 차원에서도 같이 수반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근본적 원인으로 정부의 로스쿨 정책이 지적된다. 어떻게 생각하나?

▲로스쿨은 이념적으론 바람직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게 있다. 법을 다루는 사람은 법리나 판례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현실에 대한 이해도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 때문에 외국은 대학원 과정에 로스쿨을 두고 있다. 전공은 베이스로 두되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을 때 교육한다는 취지다. 그리고 변호사가 갈등을 키우는 게 아닌 갈등을 해소하는 역할이란 것을 교육하고, 사회적으로도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럼 현 로스쿨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로스쿨이 취지와 다르게 변호사 수를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변호사 수가 증가한다고 해서 단가가 낮아지겠나. 물론 우리나라엔 사법연수원이라는 기수문화가 존재했다. 기수문화에 따른 폐해가 지적돼왔고, 법조인이 적다는 점도 문제였다. 그러나 로스쿨 제도로 넘어오면서 인원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엔 한 해 1700명까지 합격자가 늘었다. 인구수 대비 변호사 배출 인원은 이미 일본을 추월했다.

-변호사가 많아지면 공급 확대 차원에서 좋은 게 아닌가?

▲단순히 생각하면 좋아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현재 변호사 시험을 통과하면 6개월 의무연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 중 변호사 사무실에서 연수를 받는 인원이 50%가 안 된다. 변호사 시험 합격자 중 실무를 접하고 배우는 인원이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할 수 없이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대체교육을 하고 있다. 그래도 현장에서 배우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전문성이 없는데 변호사가 많으면 과연 그게 좋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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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문 대전변호사회 회장. /사진=이성희 기자
-실무교육이 중요하단 주장인데,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

▲대형 법무법인에 들어가서 배우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법인엔 소수만 들어가고, 그나마 인맥을 통해 아는 선배 변호사 사무실에 들어가기만 해도 다행이다. 그렇지 않은 합격자들은 어떻게 하나. 고객과의 대화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고, 객관적 진실을 찾기 위한 방법은 어떻게 배울 것인가. 말로만 듣는 교육으론 어림도 없다. 직접 경험해야 한다. 신뢰를 얻으려면 수준 높은 실무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

-영업방식과 관련한 문제들도 나타나고 있다.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는데?

▲기존 변호사업계는 소개나, 주변 사람들의 추천을 통해 고객을 유치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인터넷 포털을 통한 광고가 늘고 있다. 문제는 무엇이냐. 변호사들의 전문성은 고려되지 않은 채 광고료 차이에 따라 포털에 우선순위로 노출된다. 인터넷 포털 광고에 집중하는 변호사는 새로운 진입세력이 중심이다. 검색을 통해 변호사를 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찾아갔다가 실망하고 돌아가시는 분들도 적지 않다. 이는 곧 변호사업계 전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게 된다.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문위원 기회 확대 등 청년변호사 지원을 약속했다. 방안이 궁금하다.

▲현재 대전변호사회 차원에서 외부기관추천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공정한 기준 아래 가능하면 청년, 젊은 변호사들에게 기회를 주려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추천을 해도 실제 위촉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기관 또는 기업이 원하는 경력과 전문분야에 적합한 변호사를 추천하도록 인력풀을 구성하겠다. 또 요청만을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움직일 생각이다. 관계 기관과 협약이 마무리되면 비용이 부담되는 지역 중소기업에도 자문단 형식으로 도움을 주고자 한다.

-지역민들과 중도일보 독자분들에게 마지막 한마디가 있다면.

▲전문가들이 제대로 된 길을 안내하고,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렇기 위해선 먼저 저희에게 믿음을 주셔야 한다. 어려운 환경에도 변호사들은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순한 밥그릇 지키기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낸다는 점을 알아주시길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같이 나아갈 수 있는 사회라는 점을 인식해주셨으면 좋겠다. 사건에 따라 엄벌하되, 사회로 돌아올 수 있는 다리를 만들어 주는, 관용의 정신을 부탁드린다.

대담=박태구 경제사회교육부장(부국장), 정리=송익준·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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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문 대전변호사회 회장. /사진=이성희 기자
▲임성문 대전변호사회 회장은=충남 부여 출신으로 서대전고와 충남대 법대를 나와 1998년 사법시험(40회)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30기)를 거쳐 춘천지법, 제주지법, 대전지법 등을 거쳐 2011년 변호사로 변신했다. 그동안 대전변호사회 감사와 공보이사, 제2부회장을 역임했고, 지난달 제54대 회장에 취임했다. 현재 법무법인 베스트로 대표변호사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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