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코로나 바이러스 습격에도 살아남는 확실한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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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코로나 바이러스 습격에도 살아남는 확실한 방법은?

신천식 한양대 특임교수

  • 승인 2021-03-01 10:30
  • 신성룡 기자신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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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식 한양대 특임교수
인류 역사는 감염병의 유행과 극복의 대장정이며 아직도 끝나지 않는 대서사시라고 할 수 있다. 그간 인류가 경험한 대규모 감염병의 사례는 무수히 많은바 서유럽과 중동에서 유행해 세계 인구를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기여한 건 사실이다. 페스트를 비롯해(1347-1844,) 혐오와 공포의 대상이던 중세 서양의 나병, 천연두, (1518-1977) 서유럽과 동아시아를 유행지역으로 삼고 원주민 집단을 궤멸시킨 매독(1492-1965) 영국과 인도를 덮친 콜레라((1817-1920) 비교적 최근에 발병하여 2500만에서 5천만의 사망자가 발생한 스페인 독감(1918-1920) 등을 들 수 있다.

마야 문명의 붕괴와 몇몇 고대제국의 몰락 원인으로 감염병의 창궐을 지목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신뢰할 만한 주장도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절체절명의 대규모 감염병의 습격에도 인류문명은 지속하고 있다. 자칫 인류 멸망을 초래할 수도 있었던 대재앙을 극복하고 지금껏 인류가 생존하며 문명을 발전시켜 나온 배경에는 인류집단의 모순적이며 경이로운 두 가지 특성이 작용하였기에 가능했다고 많은 전문가가 주장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인류 집단의 본능적, 진화론적 선택 및 적응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인류집단의 창발적 특성인 연대와 협력역량을 들고 있다. 인류의 진화론적 선택은 행동 면역체계의 특질 보유를 들 수 있다. 인류가 보유한 행동 면역체계의 특성이란 감염병의 유행 초기에 나타나는 전파경로의 불확실성과 감염원인의 모호함으로부터 안전한 생존능력 확보를 위한 동종 개체 간의 회피와 혐오의 심리적 기제를 말한다.

서울대 인류학과 박한선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감염병 대유행 시기에 대중이 보이는 반응은 3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첫째는 자신이 감염되었을지 모른다는 불안, 두 번째는 감염과 관련되거나 관련되었다고 보이는 집단에 관한 집단적인 혐오와 배제, 세 번째는 희생양 찾기가 나타난다고 한다. 코로나바이러스 유행 초기 나타난 아시아에서의 중국인 혐오, 유럽에서의 아시아인 혐오는 이러한 희생양 찾기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들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 국민이 경험하거나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희생양 찾기는 지역과 종교집단은 물론 특정 업종을 넘어 세대와 진영논리로 확장되어 자칫 특정 정파의 편 가르기나 특정 집단의 반대파 제거에 악용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국민적 시각이 존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과연 인류 역사는 감염병의 대유행을 이겨내고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그 대답은 인류집단이 보유한 연대와 협력의 후천적 특성에 달려있다고 한다. 연대와 협력은 집단생활을 하는 모든 생명체 공통의 특성이다. 개미나 꿀벌 집단의 협력본능은 동종개체의 집단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절대적 조건이듯이 인류공동체의 생존을 위해서도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다. 감염병 발생과 유행은 동종 개체들이 좁은 공간에서 밀집하여 빈번하게 상호 작용하며 이루어가는 현대 인류문명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현대문명을 부정하지 않는 한 또 다른 대규모 감염병 사태는 지속적이며 반복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그때마다 희생양을 찾고 만남과 교류를 회피할 것인지를, 그 방법만이 최선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적어도 감염병에 노출된 특정 개인과 특정 집단에 감염병의 원인제공과 확산의 책임을 물어 편을 가르고 돌을 던지며 욕설을 퍼부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확진자를 배려하고 위로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은 그들만의 책임이 아니라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우리 문명의 한계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인류문명의 공동수혜자이며 공동운명체인 국민과 이웃 모두는 회피나 증오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과 연대의 당사자이고 주체임을 다시 한번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신천식 한양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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