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방문 노동자, 10명 중 7명 "부당대우 받았다"

  • 사회/교육

가정방문 노동자, 10명 중 7명 "부당대우 받았다"

요양보호사, 방문간호사, 설치수리기사 등
성희롱에 폭행, 폭언까지, 인권침해 심각

  • 승인 2021-04-08 16:34
  • 수정 2021-04-30 09:47
  • 신문게재 2021-04-09 6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ㅁ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관계자들이 6일 서울 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인학대로 몰린 민원인을 외면하고 업무 방해로 고소고발을 진행한 서울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 규탄 및 서울시 관리감독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가정집을 찾아가 일하는 방문 노동자 10명 중 7명이 고객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요양보호사는 성희롱, 성추행에서부터 신체적 폭행과 폭언, 각종 갑질까지 당해 이들이 받는 인권침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9일 공개한 '가구방문 노동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자 74.2%가 고객으로부터 부당대우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유형별로는 밤늦은 시간에 업무 수행 요구(47.2%), 괴롭힘 목적의 늦은 전화(48.8%), 사업주 또는 직장에 부당한 민원 제기(43.4%) 순이었다. 신체적 폭력(25.9%)과 성희롱 또는 성추행(22.1%) 피해를 받은 방문 노동자도 적지 않았다.

특히 성희롱과 성폭행 피해는 요양보호사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요양보호사 42.6%가 성희롱 피해를 받았다고 답했고, 성폭행을 당한 비율도 9.3%에 달했다. 이들에 대한 보호가 매우 시급한 셈이다.

2018년 기준 대전에 등록된 재가 요양보호사는 1만3956명이다. 다른 지역에선 세종 1072명, 충남 1만8950명, 충북 1만2424명이 활동하고 있다. 성별로는 여성이 95%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요양보호사는 고객의 육체, 정신, 인격적 상태에 따라 각종 위험에 노출돼있다. 요양보호사에 대한 고객의 낮은 인식이 부당한 업무 지시로 이어지고, 폭언과 폭행, 성희롱과 성추행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한 요양보호사는 "요양보호사를 파출부 정도로 생각하더라"며 "초창기에 욕을 엄청나게 먹었다. 고객이 하라는 대로 하면 왜 이런 걸 사왔느냐며 소리를 지른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요양보호사는 "현관문을 열어놓았더니, 내가 너 잡아먹는 것도 아닌데 왜 문을 열어 놓는거냐, 나를 의심하는 거냐고 그랬다"고 말했다. 

 

위험에 노출돼있지만, 근무환경 개선을 기대하긴 힘든 실정이다. 재가 요양서비스가 다수의 민관업체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업체 간 치열한 유치경쟁으로,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최근엔 코로나19 감염 위험뿐만 아니라 사태 장기화에 따른 일자리 중단도 증가하는 추세다. 조사를 수행한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공공기관 확충과 공공성 확보, 2인 1조 시스템 개선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필수노동인 돌봄노동에 대해 사회적으로 재조명하고, 공공기관을 확충해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폐쇄적 공간에서 발생하는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도록 2인 1조 시스템을 제도화하고, 대중들의 요양서비스에 대한 이해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익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통닭 거리'와 '화성행궁'의 조화… 수원이 미식 관광지로 뜬다
  2. 빈집털이 예방부터 절도범 검거까지…대전경찰, 추석 연휴 맞춤형 순찰·신속 대응
  3. 고속도로 통행료 20번 넘게 안 낸 차량 37만대…4년 새 두 배
  4. "계좌에 '급여' 정보 표시 안할 땐 금리 감면 혜택 못 받는다"
  5. 몸짓으로 채우는 원도심…대전ART마임페스티벌 10월 16일 개막
  1. [박헌오의 시조 풍경-32] 시의 몰골
  2.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추석 맞이 민생활동… "이웃에게 따듯한 온기를"
  3.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4. 42㎞ 완주 사족보행로봇 '라이보2' 최적설계 연구 네이처에 게재
  5. 추석 연휴 벌초·성묘길 벌 쏘임 주의하세요… “피부 노출 줄여야”

헤드라인 뉴스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에 일제강점기 금을 수탈한 광산의 존재가 근래에서야 알려진 가운데 동굴 입구로 추정되는 장소가 또다시 발견됐다. 또 갑천습지 산책로가 유실된 지점에서 돌을 차곡차곡 쌓아 하단 기초를 다진 흔적이 드러나면서 이곳에 산책로가 일제의 금 광산에서 채석한 돌을 운반하는 목적으로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974년까지 관찰되는 광산 입구 26일 중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 그리고 월평공원이 있는 서구 월평동에서 광산으로 개발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동굴 입구 추정지가 새롭게 발견됐다. 갑천을..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내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대전지역 형사사법 체계에도 큰 변화가 시작된다. 가장 큰 변화는 검사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사가 검토한 뒤 필요한 부분을 직접 추가 수사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검찰청 역시 폐지되고 대전지검과 대전고검은 각각 대전지방공소청과 대전고등공소청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대전경찰의 수사 부담과 책임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일반 형사사건의 1차 수사를 맡은 경찰 단계에서 사..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중학교 정보 수업 시수가 두 배로 늘어 2027년이면 전 학년에 적용되지만, 국·공립 중학교 세 곳 중 한 곳에는 정보교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전을 비롯해 강원, 전남, 전북 등의 지역에서는 정보교사 배치율이 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시을, 국회 교육위원회)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1일 기준 전국 국·공립 중학교 2657곳 가운데 정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1706곳(64.2%)에 그쳤다. 나머지 951곳(35.8%)은 정보교사 없이 정보 수업을 운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