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에 없는 대전충남史] 홍승원 원장 "부속병원을 달라며 학생들이 일어났지"

[검색에 없는 대전충남史] 홍승원 원장 "부속병원을 달라며 학생들이 일어났지"

의과대 2기 입학해 부속병원 무상양여 시위
임상실습 못하는 환경에 학생들 서명운동도
"지역 의료발전에 주춧돌, 감사한 마음"

  • 승인 2021-04-21 14:32
  • 수정 2021-08-08 10:51
  • 신문게재 2021-04-22 10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홍승원 원장
홍승원 대전기독요양병원장. 1969년 충남대 의대에 진학해 부속병원 마련을 위해 함께 나섰다.

홍승원 대전기독요양병원장은 1969년 부속병원 없는 충남대 의과대에 입학했다. 의과대 인가를 받아 1년 전에 신입생을 처음 받았으니, 홍 원장이 입학한 때는 졸업생 없는 의예과 1~2학년 160명이 재학생의 전부였다. 현재 충남대병원 행정동으로 쓰이는 문리대 교사에서 수학과 물리, 일반교양 등의 수업을 2년간 수강했다.

홍 원장은 "정부가 부속병원을 제때에 만들어주겠지 생각하며 의예과 2년을 다녔어. 그런데 본과에 진학했음에도 실습할 병원이 없더라구. 그래서 시위에 나서게 된 거야"라고 회상했다.



당시 문교부가 충남도립대전병원을 충남대 의과대에 무상양여해 넘겨줄 것을 요구했는데 내무부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부속병원이 늦어진다는 소식을 홍 원장은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부속병원이 만들어지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



정부가 인가한 대학 의과대에 진학했는데 부속병원이 없이 임상 실습을 할 수 없었고, 이 상태에서는 의사의 꿈을 펼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과 문제의식이 학생들 사이 팽배해졌다.

또 당시 의과대 교수들도 부속병원을 마련해야 한다면 학생들 뜻에 힘을 보태고 학생들을 지지했다.

홍 원장은 "도립대전병원을 필요할 때 의대가 빌려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내무부의 입장이었지만, 그래서는 제대로 교육이나 실습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라며 "교실에 있는 친구들과 수업을 거부하며 강당이며 운동장에 모여 무상양여를 촉구하는 시위를 여러 번 했다"라고 기억했다.

의과대 학생들이 발행한 1979년 소식지 '의행(醫杏)'에 따르면 1971년 9월 도립의료원 인수문제를 두고 학교 내에서 여럿이 들고일어나는 '소요'가 있었고, 도립의료원 인수 서명운동이 전개됐다고 기록되어 있다.

결국 1971년 12월 31일 문교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이 충남도립의료원의 충남대 의과대 부속병원으로 사용케하는 협정서를 체결하는 것으로 무상양여로 매듭지었다.

막상 충남대부속병원으로 전환된 후에도 한동안 부족한 의료장비와 열악한 교육환경 탓에 재학생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홍 원장은 "산소호흡기 꽂는 장비가 없어서 로컬에 빌리러 갈 정도였으니 어수선했던 과도기가 꽤 있었다"라며 "부속병원 동측에 새로 지은 의과대 교육건물은 내부 공사를 하면서 수업을 해야 했으니 비도 새고 불편이 적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충남도민과 대전시민들의 성원으로 의과대학이 만들어지고 지금의 대학병원이 탄생할 수 있었던 만큼 이들에게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감도 남달랐다.

홍 원장은 "지역 주민들의 성원이 없었다면 의과대 설치나 대학병원은 이룰 수 없던 일"이라며 "많은 선후배들이 대전과 충남에서 의료활동을 벌이며 보건의료 발전에 이바지했고, 50년 지나 더욱 성장한 충남대병원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 4월 22일자 10면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개인택시 신규 면허 교부-18명 대상
  2. [기획]3.4.5호선 계획으로 대전 교통 미래 대비한다
  3.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4. [사이언스칼럼] 아쉬움
  5. [라이즈 현안 점검] 거점 라이즈센터 설립부터 불협화음 우려…"초광역화 촘촘한 구상 절실"
  1. "성심당 대기줄 이제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2. [사설] 이삿짐 싸던 해수부, 장관 사임 '날벼락'
  3. 금강유역환경청, 화학안전 24개 공동체 성과공유 간담회
  4.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5. 대전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 '어린이 기후 이야기' 2회차 참가자 모집

헤드라인 뉴스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의 혈관인 교통망 확충에 집중하면서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기반 조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전 대중교통의 혁신을 이끌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전 구간에서 공사를 하는 등 2028년 개통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권 광역철도와 CTX(충청급행철도) 등 메가시티 조성의 기반이 될 광역교통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의 30여년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연말 착공식을 갖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철도 2..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