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시장을 걷다] 전국 3대 인쇄거리 '대전 인쇄골목'

  • 경제/과학
  • 유통/쇼핑

[골목시장을 걷다] 전국 3대 인쇄거리 '대전 인쇄골목'

  • 승인 2021-08-26 14:36
  • 수정 2021-09-02 08:46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컷-골목시장

 




일선학교 앞 제본 가게와와는 차원 달라
세종물량 서울행… 시 재개발 추진중



'칙칙 폭폭' 하는 소리와 함께 열기가 느껴진다. 창고 같은 인쇄소 안에 있는 커다란 기계에 종이가 들어갔다가 기계 안에서 돌돌 말리다가 나와서 차곡차곡 쌓인다. 인쇄 기계 오른쪽에는 포장을 덜 뜯은 백지가 한 뭉텅이, 맞은편에는 참고서 표지처럼 보이는 하늘색 인쇄물이 한 뭉텅이가 있다. 학교 앞 제본소와는 차원이 다르다. 

 


 

 

KakaoTalk_20210818_163542284
중구 인쇄골목의 한 인쇄소./이유나 기자 
KakaoTalk_20210818_163538961
동구 인쇄거리의 한 인쇄소./이유나 기자 

왼쪽에는 환한 책상에서 누군가가 인쇄된 종이를 보고 있다. 사장님께 물어보니 이곳은 색상을 확인하는 곳이라고 한다. 사장님이 운영하는 인쇄소는 화보처럼 화질이 좋고 색상이 선명한 인쇄를 하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이 골목의 인쇄소들은 겉으론 똑같아 보이지만 모두 다른 인쇄를 한다. 처음 방문했던 인쇄소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1인 출판을 할 수 있는 인쇄소도 나온다.
인쇄물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필요한 설비가 제각각인데 설비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인쇄업은 협업이 필수다.


KakaoTalk_20210818_163533469
동구 인쇄거리에 인쇄소가 모여있다./이유나 기자 
대전 인쇄골목은 100년이 넘었다.서울, 대구와 함께 3대 인쇄거리로 손꼽힌다. 대전 인쇄골목은 삼성동과 정동, 중동에 인쇄특화거리로 조성돼있다. '대전충남 인쇄40년사'에 따르면, 대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인쇄소는 자넌 1910년 문을 연 '유신당인쇄(주)'다. 대전 인쇄골목이 가장 호황을 누렸던 것은 1960년대부터 1970년대다. 대전역에서 목척교를 따라 조성된 상권으로 한 때 이 곳은 대전의 중심지, 일명 '시내'로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한적한 골목이 됐다.
인쇄거리 원천의 태동이었던 충남도청과 대전지방법원, 대전시청이 둔산과 내포로 이전하면서 지금은 그 기반을 상실한데다 재개발 이슈와 엮이며 존폐 위기에 놓여있다. 기대를 모았던 세종시 출범도 인쇄골목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지역 인쇄업은 설비가 노후한 데다, 서울에서 이전한 부처들은 기존에 거래를 해왔던 서울 업체와 계약을 유지하면서 크게 이전 효과를 보지도 못했다. 지역 인쇄업체들이 세종 근처에 첨단설비를 갖춘 인쇄산업단지를 요구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KakaoTalk_20210818_163601270
동구 인쇄거리의 한 인쇄소. 커다란 인쇄기계가 열기를 내뿜으며 가동 중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세상에 인쇄업이 왜 필요하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인쇄는 우리 일상에 공기처럼 존재한다. 사물에 붙어있는 스티커, 안내서, 책자, 그리고 공문, 책은 물론 모두 인쇄소에서 나온 '인쇄물'이다. QR코드가 개발되면서 인쇄물의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해졌다.
수학 교과서에 수학 개념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QR코드로 연결하는 등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쇄업도 코로나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동구 인쇄골목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구자빈씨는 "코로나로 여러 행사가 없어지면서 관련 인쇄물 수요도 적어져 타격이 크다"고 답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유나 기자 huil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애터미 '사랑의 김장 나눔'… "3300kg에 정성 듬뿍 담았어요"
  2. "철도 폐선은 곧 지역소멸, 대전서도 관심을" 일본 와카사철도 임원 찾아
  3. 전기차단·절연 없이 서두른 작업에 국정자원 화재…원장 등 10명 입건
  4. 30일 불꽃쇼 엑스포로 차량 전면통제
  5. <인사>대전시
  1. 충남대-대전시 등 10개 기관, ‘반려동물 산업 인재 양성 업무협약’
  2. 대전시 제2기 지방시대위원회 출범
  3. 김태흠 충남지사, 천안아산 돔구장 건립 필요성·추진 의지 거듭 강조
  4. 대전시, 반려동물산업 육성에 힘쏟는다
  5. [한성일이 만난 사람]김용교 전 아산시 부시장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공무원 복종의무` 삭제추진에 대전 관가 설왕설래

李정부 '공무원 복종의무' 삭제추진에 대전 관가 설왕설래

이재명 정부가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복종 의무'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 것을 둘러싸고 지역 관가에서 설왕설래가 뜨겁다. 일선 현장에선 76년 만에 독소조항 폐지 기대감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공직 문화 정착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환영기류가 우세하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 일각에선 개정안 국회 통과 때 자칫 지휘체계가 휘청이면서 오히려 주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6일 대전 지역 공직사회에 따르면 인사혁신처가 전날 입법 예고한 국가공무원법 상의 '공무원의 복종 의무'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둘..

이번엔 반려동물 간식… 바이오 효소 들어간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
이번엔 반려동물 간식… 바이오 효소 들어간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

대전시는 26일 시청 응접실에서 대전관광공사, ㈜인섹트바이오텍과 함께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를 위한 공동브랜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캐릭터 중심의 제품을 넘어 지역 재료·스토리·생산기반을 더 촘촘히 담아야 한다는 취지로 대전의 과학·바이오 정체성을 상품에 직접 반영하려는 시도다. 이번에 출시 준비 중인 '꿈돌이 닥터몽몽'은 인섹트바이오텍의 연구 포트폴리오로 알려진 자연 유래 단백질분해효소(아라자임) 등 바이오 효소 기술을 반려동물 간식 제조공정 단계에 적용해 기호성과 식감 등 기본 품질을 고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인섹..

안전상식 겨룬 초등생들의 한판…공주 대표 퀴즈왕 탄생
안전상식 겨룬 초등생들의 한판…공주 대표 퀴즈왕 탄생

열띤 경쟁 속에서 펼쳐진 공주시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25일 공주환경성건강센터에서 공주시와 중도일보가 주최·주관한 '2025 공주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안전에 취약한 어린이들이 안전 상식을 재밌는 퀴즈로 풀며 다양한 안전사고 유형을 학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74명의 공주지역 초등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해 골든벨을 향한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본 대회에 앞서 심폐소생술 교육이 먼저 진행되자 학생들은 교사의 시범을 따라가며 "이렇게 하는 거 맞나요?"라고 묻거나 친구에게 압박 리듬을 맞춰보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