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0주년] "최장수 유일의 어린이신문, 아동문학 발달 큰 기여"

[창간70주년] "최장수 유일의 어린이신문, 아동문학 발달 큰 기여"

김영수 아동문학가 겸 시조시인
문예 지도하며 65년 중도어린이 수집
제자들 시·수필 모아 감상평까지 기록
"솔직해지는 글쓰기 인성교육에 최고"

  • 승인 2021-08-31 14:36
  • 수정 2021-08-31 16:45
  • 신문게재 2021-09-01 1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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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아동문학가 겸 시조시인이 1965년부터 자신이 모은 '중도어린이' 지면을 보이고 있다.
김영수 아동문학가 겸 시조시인은 1962년 논산 벌곡초등학교에서 문예반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운문과 산문을 가르쳤다. 원고지에 글자를 하나씩 채워가는 동안 인내심을 기를 수 있고, 글 속에 자신을 솔직히 드러냄으로써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에 이를 수 있어서다. 정규수업을 마치고 지금의 방과후활동처럼 문예반 학생들을 모아 시를 쓰고 수필도 창작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때마침 매주 어린지 지면을 운영한 중도일보 '중도어린이' 지면에 제자들의 글을 보내고, 제자 글이 실린 신문을 하나씩 오려 56년 흐른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다.

김영수 아동문학가는 "모두가 먹고살기 어려워할 때 학교에 나온 아이들이 연필 한 자루 가지고 시작할 수 있는 게 운문과 산문의 창작활동이었고, 인성교육을 위해서라도 문예 교육에 헌신하며 지도했다"라며 "원고지에 아이들이 쓴 글을 신문사에 보내면 며칠 후에 중도어린이 지면에 게재됐는데 생계에 고달픈 아이들에게는 기쁨이고 희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김 아동문학가가 둔산동 자택에 보관 중인 중도어린이 모음철에는 1965년 6월 20일자 강경중앙초등학교 김정희 학생의 '우리언니' 수필부터 제자들의 글이 빠짐 없이 가지런히 보관돼 있다. 중도어린이 신문에 게재된 학생들의 글을 오려서 도화지에 붙이고 그 옆에 간단한 감상평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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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아동문학가가 모은 중도일보 '중도어린이' 지면.
1967년 5월 21일자 강경중앙초등학교 추영숙 학생의 '해바라기'를 스크랩한 곳에 김 문학가는 "해바라기 비유법이 퍽 잘 되었고, 꽃이 말하는 세계로 이끈점이 좋다"라고 적었다. 또 1970년 1월 11일자 중도어린이 지면을 스크랩한 곳에도 "70년도 첫 어린이 중도일보의 발표작품이다. 4학년 어린이 작품은 학교에서 연습한 것을 보낸 것이고, 5학년 어린이는 집에서 지은 것을 보낸 것이다. 도약의 70년대를 맞아 어린이들도 힘껏 전진할 것 같다"라고 적었다.



김 아동문학가는 교사로 재직하며 아이들이 백일장이나 글짓기 대회에 나갈 때면 자기 지갑을 열어 학생들을 인솔해 다녀오고, 신문사에 기고할 때도 우편을 보내거나 신문사를 직접 방문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함께 아동문학을 했던 논산 원봉초등학교에 윤용병 교사, 삼성초등학교 유인호·변상호 교사, 원동초등학교 홍순대 교사 등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김영수 아동문학가는 "중도일보의 중도어린이는 당시 유일한 어린이신문이었으며, 가장 오랫동안 연재해 아동문학 발달에 크게 기여했다"라며 "자식의 글이 게재된 신문을 호주머니에 꽂고 이마을 저마을 다니며 자랑할 정도로 부모에게는 큰 자부심이었고 아이들에게도 큰 꿈을 갖게하는 원동력이었음을 기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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