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찜했슈-부여] 삼천궁녀와 의자왕의스토리가 서려 있는 부소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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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찜했슈-부여] 삼천궁녀와 의자왕의스토리가 서려 있는 부소산성

  • 승인 2021-09-04 09:54
  • 김기태 기자김기태 기자

컷-찜했슈








궁인들의 넋 추모하 위해 낙화암에 세운 백화정 

한 폭의 그림, 느림보 여행으로는 '최고'

 

 

부여는 백제의 마지막 수도로 쓰레기통 조차도 유물로 보일 정도로 역사 문화의 도시이다. 발 딛는 곳마다 유적지로 곳곳이 박물관이나 다름없다. 코로나 이전에는 수학여행 필수코스이기도 했다. 대부분 부여하면 낙화암, 삼천궁녀, 의자왕을 말한다. 그러나 앞서 말한 곳이 부소산성 안에 있다는 것은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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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는 공주의 공산성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막상 부소산성 매표소를 지나면 동화 속의 나라로 들어간 기분이 든다. 비올 때 가면 한라산에서 마라도를 본 것처럼 느낌이 색다르다. 부소산성은 백제왕궁터의 후원 역할을 하다가 유사시에 방어를 목적으로 축조됐다. '부소'라는 어원은 백제 시대의 소나무라는 뜻이 있는데 아름다운 전국대회에서 22세기를 위해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곳이다. 힐링은 물론 느림보 여행에 최고의 환경을 갖춘 곳이다. 제주에는 해녀와 바람, 돌이 있다면 부소산성에는 향기와 소나무, 낙화암, 삼천궁녀와 의자왕이라는 스토리가 있다. 

 

부소산성
9월 초 파란 잔디가 물을 한껏 품은 부소산성 입구에 갔을 때 기왓간 시설과 우물지 여러 개가 덩그렇게 놓여 있었다. 한창 백제의 왕궁터를 찾기 위해 부여여고와 주변에 발굴 조사로 어수선했지만 입구에 들어서자 빼곡하게 자란 소나무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공기의 맛이 달랐다. 마치 공기는 녹차를 마시듯 구수하게 느껴졌고, 삼천궁녀를 만난다는 설렘에 걸음이 바빠졌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걸음은 느려졌다. 경치와 바람, 길 따라 자리한 유적지가 발목을 잡았다. 처음 눈에 띤 곳은 부소산성 서복사지. 백제시대의 부소산 서남쪽 기슭에 위치하고 있는 이 절터는 궁원에 속한 기원사찰로 추정한다는 안내 글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손이 모아졌다. 좀 더 올라가다 보면 연리지가 있다. 가까이 자라는 두 나무가 맞닿은 채로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내면 서로 합쳐져 한 나무가 되는 현상을 연리지라 한다. 의자왕과 삼천궁녀의 스토리를 연상케 했다.

연지
느림보 여행을 하다가 가장 막다른 곳에 자리한 낙화암 위에 걸쳐 있는 백화정을 보았을 때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백화정 위에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소나무가 지붕 역할을 하고 있었고 주변에는 뾰족한 돌들이 담장의 역할을 했다. 백제가 멸망하자 궁녀들이 강물로 뛰어든 절벽 아래에는 강물이 유유히 흘렀다. 마치 산수화를 보는 듯했다. 삼천궁녀의 한이 서린 곳이어서 가슴 한편에는 애틋한 마음도 있었지만, 눈은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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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정은 나당연합군의 공격으로 사비성이 함락될 때 이곳에서 목숨을 버린 궁인들의 넋을 추모하기 위해 1929년에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백화정이란 이름은 중국 복송 시대의 시인 소동파가 혜주에 귀향을 갔을 때 성 밖의 호수를 보고 지은 강금수사백화주라는 시에서 유래한다. 이 곳을 감싸고 도는 백마강과 주변의 산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했다.

낙화암 바로 밑에는 고란사가 자리한다. 강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이 절의 풍경소리는 삼천궁녀를 위로하듯 애틋하면서도 마음은 평온했다. 반나절 가량 부소산성을 돌고 의자왕이 당나라로 항복을 위해 뱃길에 오른 나루터에 갔을 때 강물은 비단결 같았다. 비단결 같은 강물이 흐른다 하여 지어진 금강은 규암면 호암리 천정대에 이르러 비로소 백마강으로 불린다. 백마강은 백제의 제일 큰 강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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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성은 겉으로는 동네 산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보물 상자와 같이 볼 거리와 스토리가 많아 지친 마음을 충전할 수 있었다.

부여=김기태 기자 kkt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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