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더하기: ⑥책방 정류장-일일 책방지기] 나만의 공간에서 힐링타임

[대전더하기: ⑥책방 정류장-일일 책방지기] 나만의 공간에서 힐링타임

  • 승인 2021-09-04 00:00
  • 유지은 기자유지은 기자
컷-대전더하기

 

 

 

 

대덕구 독립서점 '책방정류장' 찾아

하루동안 책방주인 될 수 있는 기회

좋아하는 책 읽고 노래도 선곡 가능

바쁜 일상 속 여유로움 느끼는 시간

 

끝이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코로나 블루'는 더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게 됐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맞춰 떠나던 국내 여행도,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어 나간 해외여행도, 삶의 고단함 속에 즐기던 취미생활도 희망사항이 된 지 오래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내야 한다. 일상의 기쁨과 행복을 포기할 순 없다. 우리 모두를 응원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3명의 기자가 일상 속 대전의 즐길거리, 볼거리를 찾아 더해본다. <편집자 주> 

 

외관
책방 정류장 외관 모습. 유지은 기자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더위가 가시고 있다. 언제 땀을 흘렸는지 모르게 선선한 바람이 익숙하다. 가을의 시작, 9월이 왔다. 9월은 단연 독서의 계절이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는 마음의 양식을 기르기에 제격이다. 하지만 평소 책을 읽던 습관이 없다면 쉽진 않을거다. 그렇기에 조금 색다르게 책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인 독립서점 '책방 정류장'의 이색 체험 '일일 책방지기'가 있어 소개한다. 분명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하루 될 것이다.

▲독립서점 '책방 정류장'=대덕구 용전초등학교 근처 한 골목에 위치한 책방 정류장은 양질의 독립출판물을 소개하는 서점이다. 인권, 동물, 비건 등의 주제 중심으로 책들이 꾸며져 있다. 소규모 독서 모임과 작가와의 만남 등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런 책방 정류장엔 아주 특별한 체험이 하나 있다. 바로 '일일 책방지기'다. 하루동안 책방 정류장 주인이 돼 새로 입고 된 책을 정리하거나 손님을 응대하면 된다. 책방 주인의 외부 일정으로 책방을 열어두기 위한 방법과 책방 주인이 되고픈 사람들의 욕구가 맞아 떨어져 생겨났다.

내부1
책방 정류장 내부 모습. 다양한 책들이 꾸려져 있다.  유지은 기자
▲책방의 주인이 되다=일일 책방지기는 책방 정류장 블로그 등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보통 오후 2시부터 6시로 4시간 동안 가게를 대신 지켜주면 된다. 물론 단순히 지키기만 하는 걸로는 부족하다. 문을 여는 순간부터 닫을 때까지, 책방 운영을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은 일일 책방지기의 몫이다. 손님에게 책을 판매하거나 안내, 방문자 관리, 자리를 정리하는 사소한 일까지 모두 해야 한다. 일련의 과정들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일 책방지기를 위해 만들어진 동영상을 보며 차근차근 따라하면 되기 때문이다. 책방 문을 여는 것부터 시작해 조명 켜기, 입간판 내놓기, 환기 시키기, 포스기 켜기, 배경음악 설정하기 등 필요한 일들을 모두 마치고, 마지막으로 부족한 것이 없나 가게를 둘러본 뒤 원하는 곳에 자리를 잡으면 손님 맞을 준비가 끝이 난다.

일지쓰기
일일 책방지기의 일지와 <오른쪽>책방 곳곳에 붙여 있는 책소개 메모 모습.  유지은 기자
▲손님을 기다리며=손님을 기다리는 동안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일일 책방지기 일지 작성이다. 일지엔 지금까지 일일 책방지기로 활동한 사람들의 글이 가득하다. 각기 다른 이유로 같은 공간에 머물다 간 사람들의 하루를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문자답으로 작성된 글들도 있다. 요즘 잘 지내는지, 고민은 없는지, 좋아하는 건 무엇인지 등 묻고 싶은 질문에 답하면 된다. 다른 사람들의 질문을 참고하다보면 불현듯 나의 질문이 떠오른다. 책방 주인답게 책도 추천해야 한다. 단, 책방에 있는 책들 중 골라야한다. 이미 읽어본 책도, 책방지기를 하는 동안 읽은 책을 추천해도 된다. 감명 깊은 문구와 추천 이유를 적어 책이 꽂힌 주변에 붙여주면 된다.



택을 보는 공간 안
책을 보는 공간 내부 책꽂이 모습.  유지은 기자

▲힐링을 채우다=4시간. 분명 하나 둘 책방을 찾는 사람이 있을 거다. 책을 빌리러 온 중학생이나 집에 곧장 가기 아쉬운 초등학생들, 혹은 비를 피해 잠시 길을 멈춘 아주머니나 아저씨. 이들 중 책을 구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끝끝내 아무도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그 결과에 대한 걱정은 오늘 할일이 아니다. 그저 일일 책방지기로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에 충실하면 된다. 본래 목적대로 책을 읽어도 되고 그렇지 않아도 된다. 직접 선곡한 노래를 감상해도 되고 그저 창밖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구경만 해도 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바쁜 일상 속 잃어버렸던 여유를 느끼면 된다. 이것 하나만은 하길 바란다. 그동안 책방정류장을 찾은 사람들이 채워 넣은 글귀를 보는 것이다. 한쪽 벽이나 책꽂이 곳곳, 눈이 닿는 곳마다 글귀들이 자리해 그것만 읽어도 독서의 계절을 맞을 준비는 충분할 것이다.


유지은 기자 yooje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당신을 노리고 있습니다”…대전 서부경찰서 멈춤봉투 눈길
  2. 충청권 4년제 대학생 2만 명 학교 떠나… 대전 사립대 이탈 심각
  3. 대전·충북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총량 축소? 환자들 어디로
  4. 충남도, 국비 12조 확보 위해 지역 국회의원과 힘 모은다
  5. 경영책임자 실형 선고한 중대재해처벌법 사건 상소…"형식적 위험요인 평가 등 주의해야"
  1. 충남도의회, 학교 체육시설 개방 기반 마련… 활성화 '청신호'
  2. 대전동부교육지원청, 학교생활기록부 업무 담당자 연수
  3.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4.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5. 충남권 역대급 더운 여름…대전·서산 가장 이른 열대야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4년제 대학생 2만 명 학교 떠나… 대전 사립대 이탈 심각

충청권 4년제 대학생 2만 명 학교 떠나… 대전 사립대 이탈 심각

전국 4년제 대학 중도탈락자 수가 역대 최대인 10만 명에 달했던 지난해 수도권을 제외하고 충청권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학교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권에선 목원대와 배재대, 대전대 등 4년제 사립대학생 이탈률이 가장 높아 지역 대학 경쟁력에서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교육부 '대학알리미'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전국 4년제 대학 223곳(일반대, 교대, 산업대 기준, 폐교는 제외)의 중도탈락자 수는 10만 817명이다. 이는 집계를 시작한 2007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데, 전년인 2023년(10..

꿈돌이 컵라면 5일 출시... 도시캐릭터 마케팅 `탄력`
꿈돌이 컵라면 5일 출시... 도시캐릭터 마케팅 '탄력'

출시 3개월여 만에 80만 개가 팔린 꿈돌이 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꿈돌이 컵라면'이 5일 출시된다. 4일 대전시에 따르면 '꿈돌이 컵라면'은 매콤한 스프로 반응이 좋았던 쇠고기맛으로 우선 출시되며 가격은 개당 1900원이다. 제품은 대전역 3층 '꿈돌이와 대전여행', 꿈돌이하우스, 트래블라운지, 신세계백화점 대전홍보관, GS25 등 주요 판매처에서 구매할 수 있다. 출시 기념 이벤트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유성구 도룡동 엑스포과학공원 내 꿈돌이하우스 2호점에서 열린다. 행사 기간 ▲신제품 시식 ▲꿈돌이 포토존 ▲이벤트 참여..

서산 A 중학교 남 교사, `학생 성추행·성희롱` 의혹, 경찰 조사 중
서산 A 중학교 남 교사, '학생 성추행·성희롱' 의혹, 경찰 조사 중

충남 서산의 한 중학교에서 남성 교사 A씨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개월간 성추행과 성희롱을 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일부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올해 학기 초부터 해당 교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반복된 부적절한 언행과 과도한 신체접촉을 주장하며, 학교에 즉각적인 교사 분리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학교 측은 사건이 접수 된 후, A씨를 학생들과 분리 조치하고, 자체 조사 및 3일 이사회를 개최해 직위해제하고 학생들과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했으며, 이어 학교장 명의의 사과문을 누리집에 게시했다. 학교 측은 "서산교육지원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동구 원도심에 둥지 튼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 대전 동구 원도심에 둥지 튼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

  •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 늦더위를 쫓는 다양한 방식 늦더위를 쫓는 다양한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