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노동자라도 계속 근무했다면 퇴직금 지급해야”

  • 사회/교육
  • 노동/노사

“일용직 노동자라도 계속 근무했다면 퇴직금 지급해야”

택배물류센터 일용직 400여명 노동청에 체불임금과 퇴직금 지급 요청
노동청, 매일 근로계약서 작성 후 일당 수령 등을 이유로 거부
중앙행심위, 매월 15일 이상 고정 업무 등 감안 퇴직금 지급 결정

  • 승인 2021-12-20 09:19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 대기업의 택배물류센터를 위탁 운영하던 A 회사는 지난해 10월 법원의 파산선고를 받았다. 이에 이 회사에서 일하던 일용직 노동자 400여명은 노동청에 체불 임금과 퇴직금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고 체당금 확인신청을 했다.

하지만 노동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출근 때마다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해 일당을 지급받았고 출근 여부도 작업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등 다음날 노동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노동자들은 노동청의 처분에 반발하며 진정을 제기했다.



2021082101001156900041871
지난 5월 31일 전국택배노조 충청지부 대전조합원들이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분류작업 해방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합원들은 서구 둔산동 일대를 행진하기도 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일용직 노동자라도 한 사업장에서 지속적으로 근무했다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지방고용노동청이 다음날 근로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일용직 노동자들의 퇴직금 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중앙행심위는 일용직 근로자라도 최소한 1개월에 4∼5일에서 15일 정도 계속 근무했다면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근로자로 본다는 대법원의 판례를 참고했다.

중앙행심위는 일용직 노동자 중 상당수는 A 회사의 사업장에 월 15일 이상 고정적으로 출근하며 같은 업무를 반복했고 고용관계가 계속됨을 전제로 하는 주휴수당을 받은 점 등을 고려했다.

A 회사 역시 일용직 노동자들의 퇴직적립금을 예산에 반영하고 계속 근무자들의 근태를 관리해온 점 등을 들어 일용직 노동들의 계속 근무 등을 인정하고 퇴직금을 인정하지 않은 노동청의 처분을 취소했다. 주휴수당 등 체불 임금에 대해서도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권익위 민성심 행정심판국장은 "일용직 근로계약이라는 자체가 다음날 근로 여부를 불확실하게 하는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퇴직금 발생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며 "계속 근무 여부 등 근로의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제1회 국제파크골프연합회장배 스크린파크골프대회 성료
  2. '방학 땐 교사 없이 오롯이…' 파업 나선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처우 수면 위로
  3. [중도초대석] 임정주 충남경찰청장 "상호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작은 변화부터 이끌 것"
  4. [풍경소리] 토의를 통한 민주적 의사결정이 이루는 아름다운 사회
  5. 대전·세종·충남 11월 수출 두 자릿수 증가세… 국내수출 7000억불 달성 견인할까
  1. SM F&C 김윤선 대표, 초록우산 산타원정대 후원 참여
  2. 코레일, 철도노조 파업 대비 비상수송체계 돌입
  3. 대전 신세계, 누적 매출 1조원 돌파... 중부권 백화점 역사 새로 쓴다
  4. "내년 대전 부동산 시장 지역 양극화 심화될 듯"
  5. 대전 학교급식 공동구매 친환경 기준 후퇴 논란

헤드라인 뉴스


국민의힘 대전-충남 통합 엇박자…동력저하 우려

국민의힘 대전-충남 통합 엇박자…동력저하 우려

대전 충남 통합이 내년 지방선거 승패를 결정짓는 여야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 엇박자 행보가 우려되고 있다. 애초 통합론을 처음 들고나온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등은 이슈 선점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초당적 협력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보수 야당 지도부는 찬성도 반대도 아닌 밋밋한 스탠스로 일관하면서 정부 여당 때리기에만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 "통일교 게이트를 덮으려는 이슈 전환용은 아닌지, 대통령이 관권선거에 시동을 거는 것은 아..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백마강을 휘감아 도는 물길 위로 백제대교가 놓여 있다. 그 아래, 수북정과 자온대가 강변을 내려다본다. 자온대는 머리만 살짝 내민 바위 형상이 마치 엿보는 듯하다 하여 '규암(窺岩)'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이 바위 아래 자리 잡은 규암나루는 조선 후기부터 전라도와 서울을 잇는 금강 수운의 중심지였다. 강경장, 홍산장, 은산장 등 인근 장터의 물자들이 규암 나루를 통해 서울까지 올라갔고, 나루터 주변에는 수많은 상점과 상인들이 오고 가는 번화가였다. 그러나 1968년 백제대교가 개통하며 마을의 운명이 바뀌었다. 생활권이 부여읍으로 바..

이춘희 전 세종시장,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시사
이춘희 전 세종시장,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시사

이춘희 전 세종시장이 23일 시청 기자실을 찾아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경 보람동 시청 2층 기자실을 방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공식화했다. 당 안팎에선 출마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고, 이 전 시장 스스로도 장고 끝에 결단을 내렸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 내 시장 경선 구도는 이 전 시장을 비롯한 '고준일 전 시의회의장 vs 김수현 더민주혁신회의 세종 대표 vs 조상호 전 경제부시장 vs 홍순식 충남대 국제학부 겸임부교수'까지 다각화되고 있다. 그는 이날 "출마 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