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컬럼] 합의를 거친 평화 아닌 평화를 가져오는 합의를 원한다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독자컬럼] 합의를 거친 평화 아닌 평화를 가져오는 합의를 원한다

유혜인 / 한남대학교 정치언론학과 학생

  • 승인 2022-03-29 13:53
  • 수정 2022-03-29 14:30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유혜인
유혜인
일상에서 당연하게 내뱉는 말과 사소한 습관이 차별을 만들어낸다. 다리가 저려 걷는 행색이 어색하면 "병신이냐"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하는 것처럼, 우리는 가벼운 언행으로 누군가를 사회에서 배제 시킨다. 우리는 모두 잠재적 가해자인 셈이다. 차별의 의도가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잠재적 가해자라는 건 문화나 관습 같은 사회 아래에 얽혀 있는 모두를 칭하는 표현일 뿐이니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경찰청과 서울교통공사를 향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26일 페이스북에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하철에서 벌여온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비판했다. "시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전장연이 불법시위하는 현장으로 가서 제지하겠다"고 했다. 오랜 시간 장애인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을 '불법'과 '부조리'로 표현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치기 한 것이다.



앞서 전장연은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운영비 국비 지원 및 보조금법 시행령 개정과 탈시설 예산 증액 등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벌여왔다. 이로 인해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은 지장을 받았다.

해당 시위로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고, 불법 시위인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이를 옹호할 생각도 없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도 시위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 그 방식에 대해 강하게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를 생각해보고 다른 타협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시설·설비를 이용·접근할 권리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장애인들은 수십 년간 다양한 방식으로 이동권을 찾고자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하철 시위에 돌입한 것이다.

문제 해결은 차별을 부르는 것들을 고치면 가능하다. 일상에서 당연하게 내뱉는 말, 사소한 습관을 정교하게 다듬는 거다. 혼란과 불편함을 야기하는 갈등은 사회가 나아지는 데 필요한 과정이다. 다만 합의를 거친 평화가 아닌 평화를 가져오는 합의를 해야 한다. 어영부영 당장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합의가 아닌, 권력자와 소수자가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타협점을 찾는 것이다.

유혜인 / 한남대학교 정치언론학과 학생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3. 어깨·허리 부상 잦은 소방공무원에게 물리치료사협회 '도움손'
  4. '대량 실직 위기'…KB국민카드 대전 신용상담센터 노동자 150여 명 불안 확산
  5. 대전교육청 공무직 4일 총파업… 94개 학교 급식 차질
  1. 동구 정다운어르신복지관, 2025년 '정담은 김장나눔'
  2. 4일 밤사이 세종·충남 1~5㎝ 적설 예고
  3.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김장김치 나눔 행사
  4. "역대 최대 1조 2천억 확보" 김해시, 미래 성장동력·안전망 구축 탄력
  5. [2026학년도 수능 채점] 입시 전문가들이 말하는 정시 전략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