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촉법소년 연령 하향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촉법소년 연령 하향

송승엽 법무법인 지원 P&P 변호사

  • 승인 2022-09-18 08:40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fd
송승엽 변호사
현행 형법상 14세 미만은 형사미성년자로 분류되어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다. 다만 만 10세 이상의 형사미성년자는 소년법상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형사 처벌은 받지 않는다. 하지만 촉법소년은 소년법 상의 보호처분의 대상이 된다.

최근 청소년에 의한 강력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가해자들에게 엄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중학생이 편의점에서 술을 팔지 않는다는 이유로 직원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이 학생은 술 판매를 거절한 직원을 위협하고 이를 제지하는 점주를 폭행했다. 조사 결과, 그는 과거에도 수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지만,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보호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만 13살 중학생이 무인상점을 털거나 자전거를 훔치는 등 10여 건의 범죄로 경찰 수사를 받는가 하면 경기도 의정부시 경전철에서 중학생들이 노인을 집단 폭행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오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소년 인구는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소년보호 사건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재범률도 성인 범죄의 2배가 넘는다. 최근에는 이러한 촉법소년의 나이 제한을 악용하여 범죄를 일삼는 어린 소년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촉법소년의 연령 하향 및 처벌 수위를 높이자는 여론이 커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 연령을 12세 미만으로 낮추자는 공약이 제시되기도 하였고, 국회에도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다수 발의되어 있다. 법무부 역시 소년비행예방 기본계획을 발표하기도 하였고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등 법제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도 있다.

반면 소년일수록 교화에 방점을 두어야 하고, 처벌 범위를 넓힌다고 범죄가 줄어든다는 보장이 없다는 반론이 있다. 인권위는 최근 소년범죄 연령별 현황을 들여다보면 16~18세 소년범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나 14세 미만 소년범의 비율은 전체 소년범죄의 0.1%에 불과하여 촉법소년 범죄의 증가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소년범에 대한 엄벌화 조치가 소년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특정강력범죄를 범한 18세 미만 소년의 경우에는 소년범에도 불구하고 그 형을 20년까지 유기징역으로 할 수 있는 조치가 존재한다고도 한다. 즉, 소년범죄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재범률이기에 소년범죄 예방정책을 재범방지 중심으로 강화하고 재범에 노출되는 환경을 개선하는 종합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성년자의 육체적, 정신적 발달상태가 크게 좋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70년간 변함없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는 필요하다. 만 13세보다 대부분 초등학생에 해당하는 만 12세까지의 기준이 어쩌면 우리나라의 교육체제에도 더 부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연령 하향 문제는 소년 범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 소년법의 입법 취지는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소년법 제1조)이며,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의 구금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촉법소년에 대하여 단순하게 강력한 처벌이나 구금, 사회로부터의 격리를 통한 사회의 안전에 대하여만 주목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소년범이 재범에 빠지지 않고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하기를 기대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 교화 제도와 충분한 논의를 통해 촉법소년의 연령 하향이 소년의 장래에 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다는 검증이 뒷받침될 때, 촉법소년의 연령 하향은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다.

/송승엽 법무법인 지원 P&P 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안산시 '신인감독 김연경' 상록수체육관서 최종전
  2. 양산국화축제, 6만 5천여 점 국화 작품 전시 성황리에 폐막
  3. 세종시 '이응다리+중앙공원'서 빛의 향연...22일 개막
  4. 우송정보대 간호학과, 재학생 위한 '취업 멘토링 프로그램' 개최
  5. 대전대·건양대·목원대 SW중심대학 사업단, 지·산·학 협력 활성화 위해 맞손
  1. (사)충남지역혁신사업단, 나사렛대 평생교육원과 업무협약 체결
  2. 건양대 인공지능학과 'KAICTS 2025 추계학술대회' 최우수논문상 영예
  3. [기고]성암 이철영 선생의 사불응(死不應)과 매헌 윤봉길 의사의 생불환(生不還)
  4. 배재대 IPP사업단 2026년도 일학습병행 참여기업 모집
  5. 조승래 국회의원, 충남대 후배들과 만나 소통

헤드라인 뉴스


대전 특화 방산기술 유럽시장서 `호평`…수출상담 성과

대전 특화 방산기술 유럽시장서 '호평'…수출상담 성과

대전 방산기업들이 동유럽 시장에서 1521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성과를 올렸다. 한화로는 223억 4195만 원에 달한다. 21일 대전테크노파크에 따르면 지난 1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방위산업 기술 비즈니스 교류'에서 대전 지역 7개 방산·드론 기업이 이같은 결과를 냈다. 이번 상담회는 대전TP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공동으로 방산 사절단을 파견해 진행한 1대 1 비즈니스 상담회로, 폴란드 바르샤바 현지에서 개최됐다. 폴란드는 최근 동북 지역 국경 안보 강화에 나서며 국방예산을 확대하고 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3·8민주의거사업회, 기념관 운영 맡아 민주 교육과정 연다
3·8민주의거사업회, 기념관 운영 맡아 민주 교육과정 연다

대전3·8민주의거기념사업회가 내년부터 3·8민주기념관을 직접 운영하며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민주주의 교육프로그램 신설을 준비한다. 20일 대전시와 (사)대전3·8민주의거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4일 개관한 중구 선화동 3·8민주의거기념관을 그동안 대전시가 직접 운영하던 것에서 기념사업회에 운영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내년 1월 전환된다. 3·8민주의거기념관은 1960년 3월 8일 대전에서 시작된 고등학생들의 민주화 시위로, 당시 이승만 정부의 부정부패와 불의에 항거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나섰던 학생들의 용기와 희생을 상징하는..

한겨울에 피어난 봄...국립세종수목원 `제라늄 전시회` 개막
한겨울에 피어난 봄...국립세종수목원 '제라늄 전시회' 개막

연일 계속되는 초겨울 추위 속에서도 국립세종수목원 지중해온실에서는 봄을 미리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사장 심상택)은 11월 22일부터 2026년 3월 1일까지 국립세종수목원 지중해온실에서 제라늄 품종 전시회 '우린, 지금부터 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제라늄전문협회와 협업해 진행되며, 약 350종의 제라늄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제라늄은 남아프리카가 원산지로, 화려한 꽃과 쉬운 관리로 한국 베란다 정원에 적합한 식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도 꽃을 피워 봄을 미리 준비하는 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