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100% 자전거도시, 파리와 런던은 변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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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100% 자전거도시, 파리와 런던은 변신 중

이재영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승인 2022-10-12 13:21
  • 수정 2022-10-13 09:23
  • 신문게재 2022-10-13 18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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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박사
파리와 런던 그리고 코펜하겐, 지난 9월에 해외 출장으로 둘러 본 도시들이다. 코펜하겐은 최고의 자전거도시이자 도시의 미래라고 생각하는 곳이니 그렇다하더라도 파리와 런던을 왜 포함시켰을까? 이미 여러 번 가봤던 곳이라 관광할 데도 없는데 말이다.

변화를 확인하고 싶었다. 각 종 지표나 기사를 통해 파리와 런던이 자전거도시로 변모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심 믿기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다. 파리와 런던이 어떤 도시인가? 유럽 최대의 대도시로 루브르박물관이나 런던탑만큼이나 꽉 막힌 도로와 경적으로 유명한 도시가 아니던가? 그런 도시들이 자전거도시로 변모했다니 믿기지 않았다.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과연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확인하고 싶었다.

파리는 고무신 거꾸로 신은 연인마냥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자동차로 가득했던 도로는 자전거도로로 바뀌어 있었다. '혁명적'이라는 말을 붙일만큼. 코로나시국을 거치면서 차도를 자전거도로 체계로 바꾸고 9개의 전용자전거노선을 만드는데 3억유로(약 4,500억원)를 쏟아부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코로나에도 멈춰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한 것이다.

루브르박물관 앞 도로나 센강 옆 강변도로를 지나보변 그 변화를 크고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적게는 1/3 많게는 2/3가 차도에서 자전거도로로 바뀌었다. 보도까지 합치면 대략 1/2정도의 도로공간을 차지하는 셈이다. 작년에 수립된 자전거계획에서는 향후 5년간 2억9천만달러를 투입해서 '100% 자전거도시'로 만들 것임을 천명했다.



물론, 반대여론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 변화를 긍정했다. 2014년부터 변화를 주도한 앤 이달고_Anne Hidalgo_파리시장이 올해 프랑스 대선후보에까지 올랐고, 6년 임기의 재선에 성공했으니 그렇게 말할 수 있겠다.

도버해협을 사이에 둔 건너편 런던은 어떨까?.보리스 존슨 전 영국총리가 출퇴근할 때 이용하던 자전거고속도로_Cycle Superhighways_와 콰이어트도로_QuietRoad_를 찾아 보고 싶었다.

자전거고속도로는 2008년에 리빙스턴_Ken Livingstone_ 시장이 제안한 이후 보리스 존슨_Boris Johnson_전총리가 이어 받아 개통한 도로다. 2016년에 새로 시장이 된 사디크 칸_Sadiq Kahn_ 역시 고속도로 외에도 250km의 자전거도로를 새로 만들었고 지난 2년 동안만 120km 이상의 전용도로를 확장했다. 이런 노력때문인지 도심부 출퇴근 자전거 이용률도 지난 2년간 240% 증가했다.

파리와 런던이 코펜하겐이나 암스텔담처럼 출퇴근의 45%를 자전거로 이용하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와 정도, 쏟아붇는 노력을 고려하면 가까운 장래에 자전거도시가 되리라 확신한다.

'만들어라, 그러면 탈 것이다'라는 말처럼 자전거도로나 인프라는 중요하다. 그러나, 그 것이 전부는 아니다. 자전거활성화의 배경을 보면, 여러 조치들이 실과 바늘처럼 세트로 묶여 있다. 파리시에서는 노상주차장의 3/4을 없앴고, 대중교통으로 트램노선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앞으로는 외곽도로와 간선도로를 제외한 파리시내의 도로는 30km로 제한하고 15분 내에 자전거와 도보로 모든 도시활동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세계의 도시들은 왜, 이렇게 도보와 자전거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을까? 단순히, 시장의 성향인가? 런던의 시장은 노동당-보수당-노동당으로 바뀌었지만 자전거정책만은 그대로 유지했다. 밀라노는 향후 15년 동안 파리보다 더 많은 자전거도로를 건설하겠다고 하고 베를린은 맨해튼보다 더 큰 차 없는 지역을 만들 계획이다. EU는 2025년까지 자전거와 걷기를 우선시 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 이동성 계획"을 개발하도록 EU 424개 도시에 요구했다.

이제, 자동차중심이 아닌 자전거와 보행 중심도시는 시장의 개인 성향을 넘어서 거부할 수 없는 변화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 이재영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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