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문화사회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 다문화사회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최은희 대전경찰청 외사계장

  • 승인 2023-02-16 10:30
  • 신문게재 2023-02-15 1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최은희 경정
최은희 대전경찰청 외사계장
예전 국민학교(현재 초등학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단일한 민족의 국가이다'라고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는 내용의 글이 있었다.

어린 마음에 사계절이 뚜렷하고 단일 민족이라는 것이' 교과서에 실릴 만큼 자랑거리일까'라는 의구심은 들었지만,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은 예로부터 단일민족 국가임을 큰 자랑거리로 생각해 왔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단일민족국가임을 큰 자랑거리로 생각하는 우리나라 국민이라 할지라도 현대사회가 한 국가 내 여러 인종과 민족이 존재하는 다문화사회로 변화되고 있음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세계화에 따라 국가 간 인구 이동이 활발해졌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1970년대 농촌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남성의 국제결혼이 많아졌다. 2000년대 이후에는 공부와 사업을 위해 외국인 유학생 및 거주자가 늘어나면서 국제결혼이 늘어났다. 국제결혼이 곧 다문화 가정으로 이어지고, 다문화 가정의 증가는 다문화사회로 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2007년도에 이미 다문화 가정의 구성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고, 외국인과 결혼하는 수가 전체 결혼 자의 10%를 넘어섰다. 대전의 경우만 하더라도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2만 명을 웃돌고 있고, 다문화 가정의 구성원이 2만 3000여 명에 가구 수도 7400가구를 넘어섰다.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사회적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언어소통의 문제다.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한국어 습득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언어 발달 장애와 함께 학습부진·학교 내 소외 문제 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언어 문제를 포함한 문화적 차이 등에서 오는 가정폭력 등의 1세대 갈등에 더해, 사회 적응 미흡으로 인한 마약·학교폭력 등의 2세대 사회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에서 다문화 가정에 대해 사회적 약자에 준해 복지시책들을 내어놓고 있다. 경찰청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주민과 주민이 모두 안전한 '안심공동체'구현을 위해 '외국인 범죄피해보호협의체','외사자문협의회'활동을 활성화하고,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다누리콜센터 등 외국인 지원센터 10개소를 도움센터로 지정하여 관리하는 등 융합적 치안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 학생 대상으로 청소년 범죄예방학교를 운영하고, 외국인 범죄 등 공공안녕 위험 요인에 대해서는 지역안전순찰 강화 등 문제 해결적 외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대전지역 내 외국인 범죄현황을 분석해 위험도가 높은 지역을 자체 '안전구역'으로 선정하여 집중순찰 등 범죄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외국인 자율방범대' 및 '외국인 치안봉사단 활동'을 활성화하는 등 안전한 외사치안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해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제도적 해결과 더불어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가장 필요하다.

우월감 또는 이질감으로 우리와 서로 다른 피부색·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배척하고 무시해서는 안된다. 며칠 전 서울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택시기사를 폭행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택시기사가 일본어를 알아듣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기사를 접하는 순간, 이 또한 일본인 관광객의 다른 문화 사람에 대한 우월감에서 발생한 사건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경찰청 외사계장이라는 자리가 주는 기우일까?

/최은희 대전경찰청 외사계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이차전지 선도도시 대전] ②민테크"배터리 건강검진은 우리가 최고"
  3. 대전시 2026년 정부예산 4조 8006억원 확보...전년대비 7.8% 증가
  4. 대전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공유재산 임대료 60% 경감
  5. [기고]농업의 미래를 설계할 2025년 농림어업총조사
  1. [문화人칼럼] 쵸코
  2. [대전문학 아카이브] 90-대전의 대표적 여성문인 김호연재
  3. 농식품부, 2025 성과는...혁신으로 농업·농촌의 미래 연다
  4. [최재헌의 세상읽기]6개월 남은 충남지사 선거
  5. 금강수목원 국유화 무산?… 민간 매각 '특혜' 의혹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산단 535만 평 조성에 박차…신규산단 4곳  공개

대전시, 산단 535만 평 조성에 박차…신규산단 4곳 공개

대전시가 산업단지 535만 평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4일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신규 산단 4곳을 공개하며 원촌 첨단바이오 메디컬 혁신지구 조성 확장안도 함께 발표했다. 대전시의 산업단지 535만 평 조성계획은 현재 13곳 305만 평을 추진 중이며, 이날 신규 산단 48만 평을 공개해 총 353만 평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원촌 첨단바이오 메디컬 혁신지구는 유성구 원촌동 하수처리장 이전 부지를 활용한 바이오 중심 개발사업이다. 당초 하수처리장 이전 부지에 약 12만 평 규모로 조성계획이었으나,..

꿈돌이 협업상품 6개월 만에 23억 매출 달성
꿈돌이 협업상품 6개월 만에 23억 매출 달성

대전시는 지역 대표 캐릭터 '꿈돌이'를 활용한 지역기업 협업 상품 7종이 출시 6개월 만에 2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꿈돌이 라면'과 '꿈돌이 컵라면'은 각각 6월과 9월 출시 이후 누적 110만 개가 판매되며 대표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첫 협업 상품으로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11월 말 기준 '꿈돌이 막걸리'는 6만 병이 팔렸으며, '꿈돌이 호두과자'는 2억 11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청년일자리 창출과 사회적경제 조직 상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도 '꿈돌이 명품김', '꿈돌이 누룽지',..

2025년 세종시 `4기 성과` 토대, 행정수도 원년 간다
2025년 세종시 '4기 성과' 토대, 행정수도 원년 간다

2022년 7월 민선 4기 세종시 출범 이후 3년 5개월 간 어떤 성과가 수면 위에 올라왔을까. 최민호 세종시장이 4일 오전 10시 보람동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수도를 넘어 미래수도로 나아가는 '시정 4기 성과'를 설명했다. 여기에 2026년 1조 7000억 원 규모로 확정된 정부 예산안 항목들도 함께 담았다. ▲2026년 행정수도 원년, 지난 4년간 어떤 흐름이 이어지고 있나=시정 4기 들어 행정수도는 2022년 국회 세종의사당 기본계획 확정 및 대통령 제2집무실 법안, 2023년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국..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급식 차질로 도시락 먹는 학생들 급식 차질로 도시락 먹는 학생들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