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철도 부지를 다시보자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 철도 부지를 다시보자

반극동 철도전문칼럼니스트, 철도전문인재뱅크 대표

  • 승인 2023-02-27 10:45
  • 신문게재 2023-02-28 18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반극동
대전에 사는 필자도 서울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열차를 자주 탄다. 주로 서울역으로 가는데 한강을 건너면 자연스럽게 좌측 창가로 가서 용산역과 붙어 있는 옛 용산철도차량정비단 부지를 바라본다. 필자가 홍보실에 근무할 때 용산 르네상스시대를 개막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기억들이 머릿속 영상으로 스쳐 지나간다. 서울의 '롯본기 힐스'를 만들겠다며 100층이 넘는 건물의 조감도도 그렸고 한강에서 띄운 배가 그 도심 속으로 들어오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그런지가 딱 15년이 지났다. 삼성에서 개발하겠다고 계약했다가 반환한 그 사업은 왜 아직도 저렇게 첫 삽도 못 뜨고 방치되고 있을까?

부산에도 범천동에 있는 일반차량정비단 부지는 부산의 중심지인 서면과 붙어있어 활용도가 높은 지역이다. 필자가 부산에 근무할 때 그 일반 차량정비 기능이 축소되어 그 부지 활용을 더 높이기 위해 경부선 주례쯤에서 범일역까지를 철거하고 가야선으로 돌리거나 지하화하는 안을 만들어 제시한 적이 있다. 또 우리나라 최대 철도 물류화물을 소화했던 부산진역의 기능이 부산신항역으로 이전하여 역할이 대폭 축소되어 역구내 부지를 개발하자고도 했다. 부산항 개발과 함께 부산진역 북항 방면을 포함하면 더 넓은 노른자 땅이 될 것이 틀림없었다.

대전에 살면서 갑천은 서울의 청계천보다 먼저 정비되어 정말 깨끗하고 좋다. 반면 약간만 고개를 돌려 대전천 방면으로 오면 확연히 다르다. 천변 양쪽에 도로가 있어 불편하기도 하지만 대전천 주변은 정말 아까운 하천부지를 잘 활용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최근에는 대전천 중앙을 가로지르는 대전선에 대전천교 개량사업을 하고 있다. 이것을 볼 때마다 과연 대전 시내 중앙을 가로지르며 있는 이 철도가 필요한가? 호남선이 처음 건설될 때 일본인들이 호남의 곡창지대 양곡을 부산항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호남선을 대전역에 연결한 것인데 지금은 그 기능이 상실하였고, 개량사업을 위해 임시폐선이 되기 전까지도 하루에 서너 번 다닐 정도의 대전선 아니었던가? 차라리 그 선로의 레일을 철거하고 도심 공원길로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

대전에서 철도시설은 대전차량정비단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1980년대 옛 용산과 인천차량정비 시설이 이전돼 오면서 생긴 신탄진 철도차량정비단은 당시 현대식 직원 숙소인 아파트까지 들어섰다. 그 아파트 부지는 꽤 넓기도 하지만 40년이 넘어 좁고 노후가 심해 재건축을 해야 하는데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그뿐 아니라 대전조차장은 화차 및 객차의 조차를 위해 넓은 부지에 터를 잡고 있지만 ktx와 여객열차의 표준화 운행, 화물열차의 직통운행 등으로 조차장 역할이 대부분 사라져버렸는데도 넓은 부지에 레일만 잔뜩 깔려 그대로 점령하고 있다. 아마도 대전조차장 부지만 잘 정비해도 대전엔 도심 한복판에 새로게 개발할 토지가 꽤 될 것이다. 대전엔 충청권 철도건설과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여론이 집중되어 있어 이런 철도 부지 활용방안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이런 부분도 함께 검토하여 철도선로도 정비하고 도심개발의 새로운 땅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 아닌가?



요즘은 묏자리도 집과 도로와 인접하여 접근하기 좋은 곳이 명당이라 한다. 사람이 거주하고 생활하는 땅은 역시 역세권을 최고로 꼽는다. 철도 역사 주변의 땅은 활용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민자역사는 선상에 짓고 있는 판인데 철도주변과 역사주변의 넓은 부지는 돌아보지 않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 용산 철도차량정비단 부지가 개발됐다면 용산역과 그 주변 지형이 어떻게 되었을까? 백년대계를 보고 철도선로 주변과 기능이 축소되거나 사라져가는 설비를 정리하여 그 황금의 땅들을 잘 활용하자. 다만 부지 매각에만 중점을 두지 말고 지속 수익을 낼 수 있는 지분확보 방법을 택해서 철도운영자들에게 미래의 이익까지 가져다 줄 수 있도록 하자. 철도 부지가 지역개발의 명당이다. 이 명당 땅들을 다시 돌아 보자.
반극동 철도전문칼럼니스트·철도전문인재뱅크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응원하다 쓰러져도 행복합니다. 한화가 반드시 한국시리즈 가야 하는 이유
  2. "대전 컨택센터 상담사님들, 올 한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3.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4.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여성 장애인들 대상 가을 나들이
  5. 김태흠 충남도지사, 일본 오사카서 충남 세일즈 활동
  1. "행정당국 절차 위법" vs "품질, 안전 이상없어"
  2.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3. 박경호 "내년 지선, 앞장서 뛸 것"…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도전장
  4. 올 김장철, 배추 등 농수산물 수급 '안정적'
  5. [2025 국감] 대전국세청 가업승계 제도 실효성 높여야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국감서 `0시 축제` 예산 둘러싸고 격돌

대전시 국감서 '0시 축제' 예산 둘러싸고 격돌

2년 연속 200만 명이 다녀간 대전시 '0시 축제' 운영 재정을 둘러싸고 여당 의원과 보수야당 소속인 이장우 대전시장이 24일 뜨겁게 격돌했다. 이날 대전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전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민간 기부금까지 동원 우회 재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인 이 시장은 자발적 기부일 뿐 강요는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여당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민주당 한병도 의원(익산을)에 따르면 3년간 0시 축제에 투입된 시비만 124억 7000만 원, 외부 협찬 및 기부금까지 포함..

[갤럽] 충청권 정당 지지도… `더불어민주당 51%, 국민의힘 29%`
[갤럽] 충청권 정당 지지도… '더불어민주당 51%, 국민의힘 29%'

충청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24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대전·세종·충청에서 더불어민주당은 51%, 국민의힘은 29%를 기록했다. 이어 개혁신당 4%, 조국혁신당 2%, 진보당 1%로 나타났다. 무당층은 14%에 달했다. 전국 평균으론 더불어민주당 43%, 국민의힘 25%,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2%, 진보당 1%, 기본소득당 0.2%, 사회민주당 0.1%, 무당층 25%로 조사됐다. 충청권에서 이재명 대통령 직무수..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태적 가치를 고스란히 간직한 충남도의 명산과 습지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힐링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청양 칠갑산을 비롯해 예산 덕산, 공주 계룡산, 논산 대둔산, 금산 천내습지까지 각 지역은 저마다의 자연환경과 생태적 특성을 간직하며 도민과 관광객에게 쉼과 배움의 공간을 제공한다. 가을빛으로 물든 충남의 생태명소를 알아본다.<편집자 주> ▲청양 칠갑산= 해발 561m 높이의 칠갑산은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을 지닌 명산으로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숲을 지니고 있다. 칠갑산 가을 단풍은 백미로 손꼽는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 국감…내란 옹호 놓고 치열한 공방 대전시 국감…내란 옹호 놓고 치열한 공방

  •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