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독립운동가 우운 문양목 선생 유해 봉환된다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독립운동가 우운 문양목 선생 유해 봉환된다

최재학 (사)우운 문양목 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

  • 승인 2023-04-11 17:43
  • 신문게재 2023-04-12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최재학 이사장
최재학 (사)문양목 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
지난해,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으로 일본군을 대패시킨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서거 78년 만에 카자호스탄에서 그리던 고국 품에 안겼다. 그리고 지난해는 홍재하 지사의 유해도 프랑스에서 봉환하고, 최근인 4월 10일 황기환 애국지사도 미국에서 국립대전현충원으로 봉환하였다. 그리고 올해 우운 문양목 선생의 유해가 올해 고국을 떠난 지 118년, 서거하시고 82년 만에 봉환될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필자가 문양목 선생의 자취를 찾아 20 수년을 헤맸지만 지금 같은 감동은 없었다.

지난 1월 27일 국가보훈처 박민식 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2023년 업무계획을 보고하면서 문양목 선생과 황기환 지사를 지목하며 '국외의 독립유공자 유해도 적극적으로 봉환하여 독립운동의 정신을 기리겠다'라고 보고 했다.



선생의 유해봉환은 2016년 태안신문이 현지를 방문하면서 물꼬를 텄으나 진척이 부진 하자 전 태안군 부군수이던 이수연 기념사업회 이사가 3차례 미주 현장을 방문해 유족들과 협의를 이뤘다. 그러면서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트 한인회의 협조까지 끌어냈다. 따라서 성일종 의원도 정부 요로에 봉환의 당위성을 설파해 긍정적인 지원을 약속받았으며 태안군과 기념사업회의 절대적인 노력도 함께 결실을 본 것이다.

필자가 특별히 문양목 선생의 독립정신을 발굴하려 한 이유는 선생이 고향 분이며 자손이 국내에 없어 선양사업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며, 또 하나 그분만의 특별한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선생은 동학농민운동에 실패한 후 사탕수수 노동자로 하와이를 거처 샌프란시스코에 이민했다. 이민 초기 안창호의 공립협회와 함께 미 본토의 대표적 국권 회복단체인 대동보국회 중앙총회장과 기관지 대동공보의 주필 겸 사장을 역임했다. 1908년 3월에는 친일 외교관 스티븐스를 처단한 샌프란시스코 의거에 깊숙이 관여했으며 의거 후 재판 전권위원과 재정위원을 맡아 공판을 독립재판으로 이끌었다.

스티븐스 사건을 계기로 막강한 독립단체의 필요를 느낀 선생은 군소 독립단체를 통합하는 주역을 맡아 1910년 대동보국회와 공립협회를 통합해 해외 최대 독립단체인 대한인국민회를 설립했다. 그리고 제2대 대한인국민회 북미총회장과 기관지 신한민보의 발행인으로 미 본토와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했다.

선생은 60여 편의 애국시와 애국 논설을 발표해 교포의 독립정신을 고취했으며 한글학교를 설립해 2세 교포의 교육에 헌신했다. 특히 박용만의 소년병학교와 대조선 국민군단의 설립을 지원하면서 강력한 독립운동을 펼쳐 미국을 비롯한 서구열강에 한국인의 강인한 독립 의지를 확인시켰다. 또한, 출판인으로 이승만의 독립정신과 박용만의 군인수지 그리고 국민개병설 등을 발간했다.

당시 북미지역의 독립운동 지도자들은 대부분 유학생이거나 사업가 등 지식인이었으며 가족과 생활하면서 몇 차례 고국도 방문했다. 그러나 선생은 한인사회의 주요 인물이 되었으면서도 평생 노동자로 독신생활도 빈한한 생활도 면치 못했다. 단 한 차례 모국 방문은 물론 고국에 남은 하나뿐인 여식도 상봉하지 못한 채 오직 조국의 독립이 신앙이었기에 선생의 독립정신이 더욱 위대한 것이다.

선생은 1940년 순국하시면서 캘리포니아 파크뷰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정부에서는 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했으며 서거 82년만인 올해 8월 15일 봉환을 추진한다.

그동안 문양목 선생 기념사업회를 조직 운영하면서 18차례의 추도식과 2차의 학술세미나를 실시했다. 그리고 생가지가 문화재로 지정되어 사당을 건립하고 선생의 독립정신을 선양하면서 부단히 노력하였으나 당국과 학계의 무관심과 주민의 참여 의지가 저조해 기념사업이 원활하지 못했다. 아직도 생가지 복원과 기념관 등 현충 시설의 건립과 기반환경이 조성되지 못하고 선생의 독립운동도 제대로 조명되지 못해 선생의 독립정신과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할 기회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안중근 의사를 생각하면 감전된 듯 전율을 느낀다. 해방 78년이 되었어도 고국으로 모시지 못하는 국민임이 죄스럽다. 더 각별한 노력으로 반듯이 발굴해야 진정한 평화와 완전한 독립이 완성되는 길이라 믿는다.

/최재학 (사)우운 문양목 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2. 대전시와 5개구, '시민체감.소상공인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3. 세종시 '학교급식' 잔반 처리 한계...대안 없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인공지능(AI) 경영자과정 주임교수. KAIST-NYU 석좌교수
  5. 세종시 재정 역차별 악순환...보통교부세 개선 촉구
  1. 세종시 도담동 '구청 부지' 미래는 어디로?
  2. 더이상 세종시 '체육 인재' 유출 NO...특단의 대책은
  3. 세종시 '공동캠퍼스' 미래 불투명...행정수도와 원거리
  4.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5. 세종시 교통신호제어 시스템 방치, 시민 안전 위협

헤드라인 뉴스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새로운 전기를 맞은 가운데 17일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다시 한번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높다. 관련 발언이 나온다면 좀 더 진일보된 내용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대 정부 최초로 전 국민에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2주 차 부처 업무보고가 16일 시작된 가운데 18일에는 행정안전부 업무보고가 진행된다. 대전과 충남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추가 발언을 할지 관심을 두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하기 위해..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2026년 세종시 행복도시 신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치며, 내년 청사진을 그려냈다. 이에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변화를 각 생활권별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행정수도 진원지 'S생활권', 2026년 지각변동 오나 2. 신도시 건설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변화 요소는 3. 정부세종청사 품은 '1~2생활권', 내년 무엇이 달라지나 4. 자족성장의 거점 '3~4생활권', 2026년 던져진 숙제..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소위, ‘지역의사제’ 시행을 위한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출산과 보육비 비과세 한도 월 20만원에서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고, 전자담배도 담배 범위에 포함해 규제하는 법안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에서는 법률공포안 35건과 법률안 4건, 대통령령안 24건, 일반안건 3건, 보고안건 1건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지역 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공포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