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정명석 성폭행 피해 녹취록 클라우드서 삭제… 수사관 조작실수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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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정명석 성폭행 피해 녹취록 클라우드서 삭제… 수사관 조작실수 '허탈'

3일 공판 때 법정시연 앞두고 삭제돼
녹취 휴대폰 실물 없고 클라우드서도 사라져
검 "해시값 보존한 녹취록 증거능력 문제 없어"

  • 승인 2023-04-17 17:52
  • 신문게재 2023-04-18 10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대전지방법원
기독교복음선교회(일명 JMS) 정명석(78) 씨의 여신도 성폭행 혐의를 다투는 재판에서 피해자의 중요 녹취록이 법정 시연을 앞두고 수사관 실수로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삭제 전 클라우드 상의 파일과 동일성을 입증한 녹취를 법원에 제출해 증거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중요 사건 증거물 관리에 구멍을 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7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정명석 씨의 준강간 등의 혐의를 처음 고발한 홍콩 국적의 피해자 A(28)씨가 피해 상황을 녹취한 파일이 클라우드에서 삭제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3일 대전지방법원에서 진행된 피고 정명석 씨의 공판을 앞두고 녹취록 법정 시연 전에 피해자 측 변호인이 참석하고 경찰 수사관이 클라우드를 조작해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던 중 조작 실수로 녹취 파일이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삭제된 녹취록은 정명석이 피해자 A씨에게 기소된 내용의 성범죄를 저지를 때 녹음된 것으로, 휴대폰 실물이 없는 현 시점에서 원본으로 여겨지던 중요한 증거다. A씨가 법정에 출석해 증인신문에 임할 때 해당 녹취록도 A씨의 클라우드에서 내려받아 재생해 재판부가 청취하는 과정을 법정에서 시연할 예정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삭제 사건으로 불발됐다. 성범죄 혐의를 다투는 사건에서 피해자의 녹취록은 피해 주장을 뒷받침하는 몇 안되는 실존 증거로 여겨졌다. 일부 지인에게 공유한 파일 등 복사본은 여럿 있으나, 원본의 지위를 갖는 파일이 조작 실수로 삭제됐다는 점에서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검찰은 법원에 제출한 녹취록이 클라우드상의 삭제 파일과 동일하다는 것을 입증할 해시값을 가지고 있어 증거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해시값은 디지털 파일의 사본이 원본과의 동일성을 입증하기 위해 파일 특성을 축약한 문자와 숫자의 조합으로 '디지털 지문'으로 통한다.

하지만 중요 증거를 포렌식 전문 수사관에게 조작을 맡기지 않아 결과적으로 삭제에 이르게 됐고, 편집되었을 가능성에 대한 주장도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지난 3일 공판 때 재판부와 피고 측에 클라우드 녹취록이 삭제된 경위를 충분히 설명했다"라며 "클라우드에 저장된 파일과 증거로 제출한 녹취록이 동일한 것임을 증명할 해시값을 보존 중이고, 디지털 증거에 대한 비슷한 판례에서도 이번 사건의 증거 채택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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