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입양, 안식처 되는 가정을 찾아서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입양, 안식처 되는 가정을 찾아서

김효진 대전가정법원 사법행정지원법관

  • 승인 2023-05-24 17:15
  • 신문게재 2023-05-25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효진 판사
김효진 판사
저출산 문제가 화두가 된 지도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2022년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치인 0.78명에 그쳤다고 한다. '초저출산'이라는, 다소 생경했던 용어도 이제는 익숙하게 느껴진다. 늘 소중한 존재인 새 생명의 울음소리가 더욱 귀하게 들리고 한 명, 한 명의 아이가 더욱 소중하다는 인식이 커지는 것 같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소중한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입양의 날은 매년 5월 11일이다. 구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현 입양특례법)이 2005년에 개정되면서 건전한 입양문화의 정착과 국내입양의 활성화를 위해 '입양의 날'을 정했다. 위 입양특례법은 '모든 아동은 그가 태어난 가정에서 건강하게 자라야 한다.'고 선언하고(제3조 제1항),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태어난 가정에서 자라기 곤란한 아동에게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다른 가정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와 지원을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제3조 제2항).



입양이란 출생이 아니라 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원래는 부모·자녀가 아닌 사람 사이에 부모·자녀 관계를 형성하는 제도이다. 우리나라의 입양제도는 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민법상 입양'과 시설 등에서 보호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위 '입양특례법상 입양'으로 발전해 왔다. 과거 민법상 입양은 가계 계승과 양부모를 위한 측면이 있는 제도였다. 1960년 민법 시행시의 입양제도는 양부모 자격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았고 국가의 개입 없이 합의로 입양이 성립되었으며, 1990년까지 가계 계승을 위한 사후양자 제도 등도 유지되었다. 이후 유엔의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1989년 채택. 우리나라도 가입하여 1991년 국내 발효되었다), '자녀의 복리'라는 친자법의 기본이념 발달 등의 영향으로 아동의 이익과 복리가 점차 강조되었다. 2005년에는 양자를 양부모의 혼인 중 출생자로 보는 친양자제도가 신설되고, 2012년에는 미성년자를 입양하려는 경우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정하였다. 성년과 달리 미성년자의 경우, 합의가 있더라도 가정법원이 후견적 입장에서 입양이 미성년자의 복리에 적합할지 살펴보도록 한 것이다.

2011년 전부 개정된 입양특례법은 입양의 절차가 아동의 복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양친의 자격요건을 강화하였으며 입양에 있어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였다.



대법원은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개인은 독립적 인격체로서 존중되어야 하고, 혼인과 가족생활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에 관한 개인과 가족의 자율적 결정권은 다른 사람의 기본권이나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가족 구성에 관한 개인의 판단과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그럼에도 위와 같은 경우 가정법원이 개입하도록 정한 것은, 후견적 입장에서 '아동의 복리'를 세심하게 살피기 위함이다. 입양허가 사건을 심리하는 가정법원은 '입양될 자녀의 복리에 적합한지'를 최우선으로 살피게 되고, 구체적으로 가사조사관을 통한 조사, 심문 등으로 입양의 동기, 양부모가 될 사람의 양육환경 등을 살펴본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의하면 2019년부터 국내입양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2022년 7월 기준). 입양의 날의 의의는, '가정의 달인 5월에, 한 가족(1)이 한 아이(1)를 입양하여, 건강한 새로운 가족(1+1)으로 거듭난다'는 뜻이라고 한다. 입양사건은 아동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가정을 찾는 절차라고 생각한다. 입양을 통해 부모·자녀 관계를 형성하여, 생활공동체인 가족생활을 영위하게 되기 때문이다.

여러 사정으로, 태어난 가정에서 자라기 곤란한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입양제도를 통해 아이들이 안식처가 되는 가정을 찾을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더없이 귀하고 소중한 아이들이 모두 행복하게 자라는 나날이 오기를 기원해본다.

/김효진 대전가정법원 사법행정지원법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5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발표… 충청권 대학 정원 감축 대상은?
  2. 사실상 처벌 없는 관리… 갇힘사고 959번, 과태료는 3건
  3. [라이즈人] 홍영기 건양대 KY 라이즈사업단장 "학생중심 성과… 대학 브랜드화할 것"
  4. 대전교육청 교육공무원 인사… 동부교육장 조진형·서부교육장 조성만
  5. 대전교육청 공립 중등 임용 최종 합격자 발표… 평균경쟁률 8.7대 1
  1. 전문대 학사학위과정 만족도 2년 연속 상승… 재학생·졸업생 모두 4점대
  2. 취약계층을 위한 설맞이 사랑의 온정 나눔
  3. 국민의힘 대전시당, ‘졸속통합, 차별통합 중단하라’
  4. 법무부 세종 이전 탄력받나…"이전 논의에 적극 응할 것"
  5. 건양대-아이언닉스 AI 인재양성·생태계 조성 맞손

헤드라인 뉴스


대형마트도 새벽배송 허용?… 골목상권에 ‘로켓탄’ 던지나

대형마트도 새벽배송 허용?… 골목상권에 ‘로켓탄’ 던지나

당·정·청이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골목상권인 소상공인들이 즉각 반발하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규제가 완화될 경우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의 매출 급감이라는 직격탄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게 업계의 우려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최근 실무협의회를 열고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청은 해당 법에 전자상거래의 경우 관련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예외 조항을 두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

[정책토론회] "대전·충남 행정통합, `지방의회`의 역할과 준비 과제를 묻다"
[정책토론회] "대전·충남 행정통합, '지방의회'의 역할과 준비 과제를 묻다"

연말부터 본격화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본궤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이 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을 국회에 발의하며 입법 절차에 들어가면서다. 민주당은 9일 공청회, 20~21일 축조심사, 26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7월 충남대전특별시 출범이 현실화된다. 하지만 저항도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장우·김태흠 시·도지사와 지역 국민의힘은 항구적 지원과 실질적 권한 이양 등이 필요하단 점을 들어 민주당 법안에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시민의 목소리가 배제된 채 통합이 추진..

부여 관북리 유적서 `백제 피리` 첫 확인… 1500년 잠든 ‘횡적’이 깨어나다
부여 관북리 유적서 '백제 피리' 첫 확인… 1500년 잠든 ‘횡적’이 깨어나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소장 황인호)는 5일 오전 부여군과 공동으로 진행 중인 부여 관북리 유적 제16차 발굴조사 성과 공개회를 진행했다. 이번 공개회에서는 2024~2025년 발굴 과정에서 출토된 주요 유물들이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알렸다. 부소산 남쪽의 넓고 평탄한 지대에 자리한 관북리 유적은 1982년부터 발굴조사가 이어져 온 곳으로 사비기 백제 왕궁의 핵심 공간으로 인식된다. 대형 전각건물과 수로, 도로, 대규모 대지 등이 확인되며 왕궁지의 실체를 밝혀온 대표 유적이다. 이번 16차 조사에서 가장 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취약계층을 위한 설맞이 사랑의 온정 나눔 취약계층을 위한 설맞이 사랑의 온정 나눔

  • 국민의힘 대전시당, ‘졸속통합, 차별통합 중단하라’ 국민의힘 대전시당, ‘졸속통합, 차별통합 중단하라’

  • 초미세먼지에 갇힌 대전 도심 초미세먼지에 갇힌 대전 도심

  • 단속 무시한 건축 폐기물 무단 투기 단속 무시한 건축 폐기물 무단 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