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범창 부재에 외벽엔 가스관이…범죄 무방비 원룸촌 수두룩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방범창 부재에 외벽엔 가스관이…범죄 무방비 원룸촌 수두룩

대전 동구 원룸촌… 외부 침입 막을 안전망 없는 곳도
갈마동 역시 방범시설 없어… "창문 닫고 살아야 해"
일부 원룸촌에 설치된 안심벨 찾을 수 없고 조명 훼손

  • 승인 2023-11-14 17:29
  • 신문게재 2023-11-15 6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KakaoTalk_20231114_164448831_02
14일 찾은 대전 동구의 한 원룸촌. 건물 1층 창문에는 외부 침입을 막아 줄 최소한의 방범 장치조차 없었다. (사진= 민수빈 수습 기자)
대전 동구의 한 대학에 다니는 임정은(23)씨는 최근 거주하는 원룸촌에서 침입 범죄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곳에서 홀로 자취 생활을 하는 정은씨는 또다시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크다.

임 씨는 "집 근처에 노숙인이 많이 보이고, 가끔 집을 뚫어지게 보는 분들도 있어 무서웠다"라며 "항상 뒤를 살피며 집까지 뛰어가게 되고, 창문이 잘 잠겼나 수시로 확인한다"고 호소했다.



14일 오전 10시께 대전 동구 원룸 밀집 지역을 찾아가 보니, 외부 침입을 막아 줄 최소한의 안전망조차 없는 주택이 곳곳에 있었다. 이곳에선 지난 10월 창문을 통해 홀로 사는 여성의 집에 여러 차례 들어가 물건을 훔친 20대 남성이 검거됐다.

현장은 층고가 낮은 주택이 밀집돼 있어 대부분 건물 1층은 방범창이 없는 경우 내부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해당 구간에는 범죄에 취약한 주택이 많음에도 셉테드(CPTED 범죄예방환경설계) 조성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아 거주자들을 보호할 장치라고는 방범용 CCTV 하나뿐이었다. 그마저도 큰 길가에만 설치돼, 골목에서 발생하는 범죄를 예방하기엔 부족했다.

KakaoTalk_20231114_164448831_01
같은날 방문한 갈마동 다가구주택 밀집 지역 역시 창문 밖엔 방범창이 설치돼 있지 않은 채 외부에 노출 돼 있었다 . (사진= 민수빈 수습 기자)
같은 날 오후 1시께 대전 서구 갈마동. 이곳 역시 다세대주택 등 1인 가구가 밀집된 지역임에도 골목을 밝히는 가로등조차 없었다. 건물 배관을 타고 오를 수 없도록 조치해야 하지만 외벽엔 가스관이 설치돼 있고, 방범 시설 없는 창문이 외부에 노출돼 있었다.

갈마동에 거주하는 문서연(23)씨는 "지금 사는 집도 침입을 막아줄 창이 없다"라며 "창문 열기가 무서워서 매일 문을 닫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전 원룸촌에서 여성 혼자 사는 점을 노려 집에 침입하는 범죄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인 가구 거주비용이 높은 원룸촌이 범죄에 취약한 만큼 치안 강화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찰이 인공지능(AI) 범죄위험도 예측·분석 시스템 프리카스(Pre-CAS)를 통해 예측한 결과 대전에서 범죄 고위험구역이 많은 지역은 봉명동, 갈마동, 대흥동 등 1인 가구 수가 많은 곳이다.

지자체와 경찰은 범죄 예방을 위해 원룸촌 대상 환경 개선 사업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이 크다.

실제로 여성안심귀갓길로 선정된 가양동, 갈마동 일대를 확인해보니 설치된 바닥 조명이 훼손되거나 위급 상황 때 도움을 요청할 안심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원룸촌 치안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범죄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범죄자의 행동 유발을 억제하는 요소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며 원룸촌은 집중적인 순찰 활동이 강화돼야 한다"라며 "CCTV 설치를 확대한 뒤 관련 문구가 눈에 잘 보이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동래구, 제3회 온천천 빛 축제 개최
  2. 김포시농기계임대사업소, 노후농기계 불용품 매각
  3. 천안 벽산 블루밍 파크포레, 사업계획 승인 및 도급계약 모두 마쳐
  4. 상명대 간호학과, 나이팅게일 선서식 개최
  5. 천안시보건소, '생명존중 안심마을' 4곳 지정
  1. 한기대 STEP, '열정 가득' 온라인 서포터즈 3기 출범
  2. 나사렛대, 기아자동차 정주훈 상무 초청 '경영인의 날' 성료
  3. 충남창경센터, 'The Future with AX Forum' 개최
  4. 한기대, 충남경제정책 경연대회 우수상·장려상
  5. 천안법원, 만취상태로 차 들이받아 상해입힌 50대 여성 벌금형

헤드라인 뉴스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유성복합터미널을 운영할 주체가 최근 결정되면서 대전 시민들의 고속·시외버스 운송체계가 동구 용전동과 유성구 구암동의 두 개의 복합터미널의 양강 체계로 전환될 전망이다. 대전교통공사는 11월 19일 주식회사 루시드 및 금호고속주식회사와 유성복합터미널의 공동운영사로 결정하고 5년에 추가 5년 연장 가능한 계약을 체결했다. 유성복합터미널은 2010년부터 민간사업자 공모방식으로 4차례 추진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2020년 대전시의 공영개발로 전환됐다. 시가 사업비 449억 원을 투입해 버스 15대가 동시에 승객을 승하차하는 플랫폼을 갖추고..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주말부터 전국에서 누리호 관련 행사가 진행되며 4차 발사 성공을 기원하는 분위기가 고양되고 있다. 23일 우주항공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27일 오전 12시 54분에서 1시 14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서 누리호 4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발사 예비 기간은 이날부터 12월 4일까지며 이 기간 중 누리호 4차 발사가 진행된다. 이번 발사는 기존과 달리 늦은 시간 진행된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기의 궤도 진입을 고려한 시간이다...

국제유가 안정세에도 고환율에 계속되는 `고유가 행진`
국제유가 안정세에도 고환율에 계속되는 '고유가 행진'

국제유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름값은 고유가 행진을 이어가 주목된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고환율로 인한 원유 수입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주간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ℓ당 25.80원 오른 1729.72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38.54원 오른 1636.57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은 4주 연속 동반 상승했다. 대전·세종·충남지역 내 기름값도 10월 넷째 주를 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