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도체 등 기술 유출, 엄벌 없인 못 막아

  • 오피니언
  • 사설

[사설] 반도체 등 기술 유출, 엄벌 없인 못 막아

  • 승인 2024-01-17 17:49
  • 신문게재 2024-01-18 19면
반도체 등 국가 명운이 달린 최첨단 핵심기술 유출이 일상화됐는데도 중형은커녕 '솜방망이 처벌'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첨단 반도체 기술을 중국업체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전 삼성전자 연구원 오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영장전담 판사의 기각 요지는 '피의자에게 방어권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고, 증거들도 상당수 확보돼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씨는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20나노급 D램 기술 공정 700여개를 중국 반도체 업체 '청두가오전'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18나노 D램 기술도 중국에 유출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청두가오전은 삼성전자 임원과 하이닉스 부사장을 지낸 최모씨가 2021년 중국 청두시로부터 거액을 투자받아 설립한 업체다. 최씨 또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도를 통째로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구속됐으나 법원은 보석 보증금 5000만원으로 풀어줬다.



중국으로의 국가 핵심기술 유출은 반도체, K배터리 등을 가리지 않고 있다. 첨단기술의 초격차를 고민할 시기에 핵심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가며 오히려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은 국가 핵심기술 해외유출의 법정형을 징역 3년 이상 최대 30년까지 처하도록 했으나 대법원 양형 기준은 징역 1년~3년 6개월에 불과하다. 그나마 징역 등 실형을 받는 사건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첨단기술을 통한 제조업으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핵심기술 유출 범죄에 법원은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고, 강력한 처벌법을 마련해야 할 정치권은 '남의 일'처럼 보고 있다. 이런 환경에선 '떼돈'을 버는 기술 유출 범죄를 막을 수 없다. 오씨의 영장 기각 뉴스에 국민은 걱정이 담긴 수십, 수백 개의 댓글을 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기술유출 피해만 수십조원에 이르는데 사법부와 정치권이 이토록 한가해서야 되겠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김해시, '김해맛집' 82곳 지정 확대...지역 외식산업 경쟁력 강화
  2. 인천 남동구 장승백이 전통시장 새단장 본격화
  3. 환자 목부위 침 시술 한의사, 환자 척수손상 금고형 선고
  4. 대전서 교통사고로 올해 54명 사망…전년대비 2배 증가 대책 추진
  5. 인문정신 속의 정치와 리더십
  1. 고등학생 70% "고교학점제 선택에 학원·컨설팅 필요"… 미이수학생 낙인 인식도
  2. 대학 라이즈 사업 초광역 개편 가능성에 지역대학 기대·우려 공존
  3. 대전·충남 우수 법관 13명 공통점은? '경청·존중·공정' 키워드 3개
  4. [홍석환의 3분 경영] 가을 비
  5. 충남도의회, 인재개발원·충남도립대 행정사무감사 "시대 변화 따른 공무원 교육·대학 운영 정상화" 촉구

헤드라인 뉴스


지난해 충청권 수험생 37명 ‘학폭 이력’에 대입 불합격

지난해 충청권 수험생 37명 ‘학폭 이력’에 대입 불합격

지난해 충청권 10개 대학이 수시 전형에서 학교폭력 이력을 평가에 반영해 37명이 불합격한 것으로 조사 됐다. 2026학년도 대입 전형이 이뤄지는 올해 전국 대학이 학폭 사항을 필수적으로 확인해 탈락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 된다.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년제 국·공립, 사립대학 61곳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내 학폭 처분 이력을 2025학년도 대입 전형 평가에 반영했다. 수시모집에서는 370명 중 272명(73.5%), 정시모집에서는 27명 중 26명(96.3%)..

대전시 국방·우주반도체 공급망 중심축 만든다
대전시 국방·우주반도체 공급망 중심축 만든다

K-방산 산업의 미래 경쟁력과 국가 안보를 위한 국방·우주반도체 개발 및 제조 생태계 구축에 대전시와 산학연이 뭉쳤다. 대전시와 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화시스템, 대전테크노파크는 18일 시청에서 '국방·우주반도체 국내 공급망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 이광형 KAIST 총장, 방승찬 ETRI 원장, 손재일 한화시스템㈜ 대표, 김우연 대전테크노파크 원장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국방·우주반도체 개발 및 제조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협약 기관들은..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 성황리 마무리… `풋살 기량 뽐냈다`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 성황리 마무리… '풋살 기량 뽐냈다'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1월 15~16일 이틀간 충남 청양공설운동장에는 선수들을 향한 환호와 응원으로 떠들썩했고, 전국에서 모인 풋살 동호인들은 신선한 가을 하늘 아래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맘껏 뽐냈다. 중도일보와 청양군체육회가 공동으로 주최·주관하고, 청양군과 청양군의회가 후원한 이번 대회엔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충청권 4개 시도를 비롯해 서울, 경기, 대구, 경북, 전북 등 전국 각지에서 선수들과 가족, 지인, 연인 등 2500여 명이 참여해 대회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 계절의 색 뽐내는 도심 계절의 색 뽐내는 도심

  • 교통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 교통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