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선 50여일 앞, 선거구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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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선 50여일 앞, 선거구 '오리무중'

  • 승인 2024-02-12 16:34
  • 신문게재 2024-02-13 19면
4월 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선거구 획정이 어떻게 이뤄질지 '오리무중'이다. 선거구 획정은 선거 1년 전까지 마무리돼야 하지만 선거일 39일 전에야 결정됐던 21대 총선과 같은 늑장 사태가 재연될 조짐이다. 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는 지난해 12월 서울 1곳 등 6개 선거구를 합치고, 천안 갑·을·병을 포함한 15개 시·군·구 선거구 경계를 조정하는 초안을 제시했으나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텃밭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여야의 셈법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광역 시도별 선거구 정수는 획정위가 원칙을 지켜서 만든 것인 만큼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여당 텃밭인 서울 강남 3개 선거구를 그대로 두고 민주당 우세지역인 경기 부천과 전북에서 1석씩 줄이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며 서울 강남과 대구 달서에서 1석씩 줄이는 방안이 공정하다는 주장이다.

상황이 이렇자 선거구 경계조정은 영남은 국민의힘이, 호남은 민주당이 각자 조율한 안을 내기로 했다고 한다. 여야 텃밭의 선거구 경계 조정은 합의에 지장이 없도록 각 당이 알아서 하자는 것이다. 여야 각축이 예상되는 천안 선거구 경계 조정도 논란이 일고 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천안을에서 천안갑으로 조정된 성정 1·2동을 8년 만에 다시 천안을 선거구로 되돌리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에 총선 출마자 등이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설 직전 준연동형 선거제 유지를 공식화하면서 탈 많은 비례대표 의원 선출은 현행 방식으로 치러지게 됐다. 남은 것은 선거구 획정이나 공천 심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결론을 못내고 있다. 정치 신인의 선거 운동은 제약을 받고, 유권자의 권리는 훼손 당하는 상황이다. 총선 때마다 유권자는 안중에 없고 당리당략에 의해 '경기 규칙'이 마련되면서 정치권이 아닌 제3의 기구가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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