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는 정책선거가 되도록 하자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는 정책선거가 되도록 하자

김찬동 충남대 도시.자치융합학과 교수

  • 승인 2024-02-28 17:09
  • 신문게재 2024-02-29 18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김찬동_충남대 교수
김찬동 교수
국회의원 선거는 입법 권력을 행사할 공직자들을 선출하는 것이고, 이들의 의사결정은 국가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하기에, 세금을 투입하여 선거가 치러진다. 다시 말해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선출된 공무원인 셈이고, 국회의원들이 이기적이거나 파당성을 가져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들은 공공성에 합당한 도덕성을 가져야 하고, 정책 결정에 필요한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시민의 입장에서는 한번 선출하면 4년 동안 국회의원들을 교체하기 어렵다. 시민들이 탄 배의 항해권을 위임하는 셈이고, 시민들의 공동체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 선출된 국회의원들은 직업적 의사결정권자가 되는 것이고 대의민주주의에서 시민들의 주권을 4년간 위탁해 두는 셈이다.



이런 구조 하에서,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공공성을 가진 의사결정을 하기에 합당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가와 공공성에 입각한 도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시민사회는 이러한 역량과 인성을 가진 정치인 후보자들을 키워내어야 하고, 후보자로서 적격성 여부를 걸러내 주는 사회 시스템을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 대의제 민주주의의 기초토양으로서 직접 민주주의와 풀뿌리 민주주의 제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주장되는 것이다.

이번 22대 국회의원 선거는 소통력과 도덕성을 가진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2024년의 한국적 상황은 경제적 양극화와 공간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정치적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치 엘리트들의 양극화만이 아니라, 유권자들의 정치 양극화가 더욱더 심각하다. 타협의 가능성이 없고, 이는 국민통합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선거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되지 못하고, 정권쟁취를 위한 득표만을 생각하는 진영논리가 계속된다면, 대한민국호는 표류할 수 있다.



22년 대통령선거를 평가할 때, 국가 비전이나 정책공약은 증발하고,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만 난무한 네가티브 선거였다는 인식이 있다. 한국의 선거가 이렇게 네가티브 선거가 심화된 것은 2017년 이후 더욱 가속화되었다고 한다. 이래서는 안 된다. 네거티브 선거는 정치적 양극화와 증오와 불신, 혐오를 불러온다. 다른 정당을 지지한다는 것만으로 상대를 자신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보는 타자화와 심지어는 도덕적으로 사악하다고 보는 도덕화현상까지 나타나고 있고, 종교에서나 나타나는 분파주의적 갈등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번 2024년 국회의원 선거는 다시 우리나라가 2006년에 도입되었던 매니페스토(manifest) 정책선거로 돌아가야 한다. 선거에 임하는 정당이나 후보자는 유권자에 대하여 정책의 구체적인 목표와 추진 우선순위, 그리고 이행방법과 기간, 재원조달을 명시한 명확한 공약을 제시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유권자와의 계약으로 체결하고, 유권자는 이를 비교하여 실현 가능성이 높은 공약을 제시한 자에게 투표하는 것이다.

당선자에게 공약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게 만들고, 유권자는 이행상황에 대한 평가를 통해, 다음 선거에서의 지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2020년 21대 국회의원들의 공약 이행 정도를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의 국회의원을 지지할지 아니면 보다 더 나은 공약을 제시한 후보자를 선택할지를 유권자들은 깨어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경제적, 공간적, 정치적 양극화의 문제를 해결해 낼 지혜로운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자들이 22대 국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여, 대화와 타협, 설득과 소통의 묘를 이룰 국회를 기대해 본다.

/김찬동 충남대 도시.자치융합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3.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4.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5.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1.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