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일의 삶은 투표로 결정된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내일의 삶은 투표로 결정된다

김희정 충남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 승인 2024-03-19 17:13
  • 신문게재 2024-03-20 18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김희정_충남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김희정 교수
민주주의는 '정치적인 자기지배'를 이념으로 '개인의 자유'와 '자기결정'을 국가공동체 내에서 실현할 수 있게 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이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내에서 살고 있는 구성원은 타인 결정의 객체가 되어서는 안 되고, 스스로 '자신에 대한 입법자'가 되어야 한다. 헌법은 이러한 민주주의 원리의 핵심적 작동 기제로 선거의 주기적 시행을 강제한다. 헌법은 선거를 통해 국회에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고, 그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행정 및 사법 작용이 구속되도록 함으로써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연계 속에 국민주권원리가 실현될 것을 예정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선거와 투표야말로 유권자 '모두'가 '동등하게' 참여하고 그 의사표시에 법적 구속력까지 부여하는 유일한 정치참여이다. 선거에서 투표는 소수의 이름난 '정치활동가'가 아니라 국민 개개인 모두가 존중되고 국민 모두의 목소리가 확인될 수 있도록 헌법이 설계한 정치참여인 것이다.

헌법 제8조는 복수정당제를 명시하고 있다. 누구나 정당을 만들 수 있지만 정당은 반드시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해야 한다. 정당이 선거를 통해 제도화된 정치권력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과 국가권력 사이에서 매개자의 역할을 해야 하고 사회 내 복잡한 이해관계와 다양한 견해를 모아 국민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형성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정당제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는 명망가 선거, 인물 선거보다는 정당의 정책에 대한 선거로서의 의미를 강하게 가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 사회적·경제적 안전을 보장하고 국민의 삶이 더 나아져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품을 수 있게 하는 정책을 과연 어느 정당이 제시하고 있는가를 확인하여 선택하는 과정으로 선거의 본질이 변모되어 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민이 스스로 부여했던 대의적 권력을 주기적인 선거를 통해 심판하여 지지 혹은 철회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기존 정책을 통제하는 계기로 삼는다. 결국 선거는 국민의 합리적 선호를 놓고 경쟁하는 정책 대결의 장을 펼쳐준다.

2024년 4월 10일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된다. 총선 준비 과정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편하지만은 않다. 극단화된 정치는 피로를 양산하고 있고, 정치적 대화의 공론장마저 훼멸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선거 때마다 선거가 민주주의를 지키는 보루이며,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원동력이라는 말을 듣지만 때로는 진부하고 심지어 진실과는 거리가 먼 요청처럼 들린다.

그러나 선거는 국민이 자신의 인생계획에 따른 경로를 합리적으로 추동하는 데 필요한 정치공동체의 모습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즉 '자기결정에 따른 자기지배'를 가장 근원에서 보장하는 헌법상 권리이자 제도이다. 자신의 삶을 타자 결정의 대상이 되지 않게 방지하는 이 근원적 힘을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물론 시민 각자의 입장에서 볼 때, 수많은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쟁점과 이슈에 대한 의사를 단일한 한 표에 모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개개인은 무기력을 느낄 수 있다. 또 그 어느 인물에 대해서도, 그 어느 정당에 대해서도 호감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반드시 정책을 확인하고 아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 유권자는 반드시 그렇게 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형편없는 정책과 빈곤한 정치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우리와 후손이 암울한 미래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는, 선거과정에서 제시되는 정책에 집중하고 그 정책에 대한 판단을 투표에 담아내는 주권자의 현명함과 부지런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김희정 충남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상호 세종시장 당선자 공약 돋보기] 22년 희망고문 '행정수도특별법', 악순환 끊는다
  2. 30조원대 '발전 공기업 5사' 통합 속도… 세종시 유치 가능성은
  3. 신고 30초 만에 경찰 등장… 대전서 8천만 원 보이스피싱범 현행범 체포
  4. 경찰, 이장우 시장 한화생명볼파크 스카이박스 사유화 의혹 수사
  5. 세종시 공공형 '스크린 파크골프장', 종촌종합사회복지관서 첫 선
  1. [현장취재]2026년 저출생 대응 대전지역연대 정기회의
  2. 8월 16일, 내 결혼식을 미리 본다
  3. 대한공업교육학회, '2026년 상반기 학술대회'
  4. 위기 임산부 가정 위해 두번째 백일 파티
  5. 대전시새마을회, '2026 시·구회장단 워크숍 및 남도문화 탐방'

헤드라인 뉴스


불난 차에 뛰어든 천안 버스운전 승무원, 소화기로 화재진압

불난 차에 뛰어든 천안 버스운전 승무원, 소화기로 화재진압

천안의 한 시내버스 기사가 운행 중 차량 화재를 발견하고 신속히 초기 진화에 나서 대형사고를 막아내 화제다. 시에 따르면 24일 오후 12시 32분께 새천안교통 소속 승무원 차용준(56) 씨는 90번 노선버스 운행 중 백석현대아파트 정류장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한 차를 발견했다. 차 씨는 즉시 버스를 정차한 뒤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버스에 비치돼 있던 소화기 2대를 이용해 초기 진화에 나섰다. 폭발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도 소방차가 도착할 때까지 적극적으로 진화한 덕분에 화재는 13분 만에 완전히 완료됐으며, 추가 피해도 막을 수..

"민간인 학살 대전 골령골에 평화공원 늦출 수 없어" 합동위령제
"민간인 학살 대전 골령골에 평화공원 늦출 수 없어" 합동위령제

6·25전쟁 발발 사흘째 되는 날부터 대전형무소 수형자들이 법적 절차 없이 학살당한 사건의 76주기를 맞아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평화예술제와 위령제가 개최됐다. 골령골의 진실을 정부 차원에서 규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진실과화해를위한진상조사위원회의 제3기 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사)대전산내골령골희생자유족회는 27일 오전 10시 30분 동구 산내 골령골에서 대전산내 골령골 학살사건의 76주기를 맞아 제27차 피학살자 합동위령제를 개최했다. 이곳에서는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17일까지 20여 일간 법적 절차 없이 보도연맹..

방사광가속기 품은 ‘오창테크노폴리스’ 물류 동맥 뚫렸다
방사광가속기 품은 ‘오창테크노폴리스’ 물류 동맥 뚫렸다

청주 미래 경제의 핵심 심장이자 차세대 방사광가속기가 들어설 청원구 오창테크노폴리스 일반산업단지의 물류 이동 속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인근 주민들의 출퇴근길 숨통을 틔워줄 전용 진입도로망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청주시는 오창테크노폴리스 일반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 공사 과정에서 원활한 구조물 시공을 위해 그동안 우회 도로로 가동해 왔던 '지방도 507호선' 구간의 모든 공정을 마무리하고, 지난 26일부터 정상 개통과 함께 전면 통행을 전격 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뚫린 진입도로는 오창읍 가좌리와 후기리를 다이렉트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갈고닦은 기술의 향연 갈고닦은 기술의 향연

  • 대한민국 패배에 실망하는 축구팬…32강 진출 불투명 대한민국 패배에 실망하는 축구팬…32강 진출 불투명

  • 개원 준비로 분주한 대전시의회 개원 준비로 분주한 대전시의회

  • 여름 반기는 주황빛 능소화 여름 반기는 주황빛 능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