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무너져" 필수의료 교수의 '사직의 변'… 복지부 "진료정상화 우선"

  • 사회/교육
  • 건강/의료

"책임감 무너져" 필수의료 교수의 '사직의 변'… 복지부 "진료정상화 우선"

충남대병원·의대 교수 200여명 사직 뜻 밝혀
심장내과 이재환 교수 "책임감·보람 무너져"
보건복지부 전공의 복귀와 진료정상화 우선

  • 승인 2024-03-26 17:44
  • 신문게재 2024-03-27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IMG_6366_edited
26일 충남대병원 1층 로비에 교수비대위가 제작한 대자보가 게시돼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충남대 병원·의대 교수 200여 명이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건양대와 순천향대 등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고, 당장 진료시간 축소를 예고하고 있어 환자들의 진료 차질이 우려된다.

충남대병원 심장내과 이재환 교수가 26일 '사직의 변'을 언론에 공개하고 사직하는 교수들 대열 앞에 섰다.



이 교수는 "아무리 외쳐도 통하지 않는 현실에 심한 무력감을 느낀다"며 사직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재환 교수는 심장내과 전문의로서 개복 없이 심장판막을 삽입하는 의술 자격을 수도권외 지방에서는 최초로 취득하고, 최근까지 말초동맥
KakaoTalk_20240326_095830871_edited
충남대병원 심장내과 이재환 교수
폐색환자 중재술을 심혈관중재학회에서 시연하는 등 심정지와 부정맥 등의 응급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필수 진료과목 전문의로 진료해왔다. 이 교수는 그동안 자신을 지탱한 자부심, 보람, 책임감이 절망으로 무너진 것을 사직의 가장 큰 이유로 설명했다.

"저는 요즘 매일 밤잠을 설칩니다. 2000명 증원 후의 대한민국 의료가 어떻게 망가질지 뻔히 알기에 복잡한 생각들로 머리 속은 가득 차 있습니다. 증원 정책과 이로 인한 전공의 사직, 이어지는 정부의 태도에 저는 희망의 끈을 놓았습니다."



이 교수는 전공의들은 헌신하는 직군이며 필수의료를 이어갈 우리의 미래였다며 그들이 느꼈을 절망, 분노, 모멸감에 가슴 한구석이 아려온다고 밝혔다.

"장시간의 대기와 3분 진료에 만족하실 분은 없을 것입니다. 의사들이 줄기차게 정부를 향해 개선을 요구해왔던 것으로 언젠가는 개선이 될 거라는 희망을 한구석에 품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정신 상태로 환자들께 건강한 진료를 해 드릴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눈물을 흘리며 사직서를 제출합니다"라고 글을 마쳤다.

충남대 병원·의대 교수 비대위는 교수들이 제출한 사직서를 모아 29일 병원 측에 일괄 제출할 예정으로 그전에 진료시간을 주 40시간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응급 및 중환자 진료 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병원 집행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건양대 의대 비대위도 각자 사직서를 제출해 직접 제출하거나 비대위에 취합하는 방식으로 사직에 나서고 있고, 순천향대에서도 교수협의회 측이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를 모아 병원장에게 일부 제출했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26일 브리핑에서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흔들림이 없다"며 "의대 교수님들 단체에서는 대화 조건을 따지기보다는 전공의들의 조속한 복귀와 진료 정상화가 우선이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학년도 수능 이후 대입전략 “가채점 기반 정시 판단이 핵심”
  2. [2026 수능] 국어 '독서'·수학 '공통·선택' 어려워… 영어도 상위권 변별력 확보
  3. 당진시, 거산공원…동남생활권 '10분 공세권' 이끈다
  4. [2026 수능] 황금돼지띠 고3 수험생 몰려… 작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워
  5. [2026 수능] 분실한 수험표 찾아주고 시험장 긴급 수송…경찰도 '진땀'
  1. 해운대 겨울밤 별의 물결이 밀려오다 '해운대빛축제'
  2. 더민주대전혁신회의 "검찰 집단항명, 수사 은폐 목적의 쿠데타적 행위"
  3. 이한영, 중앙로지하상가 집중점검… "실효성 있는 활성화 대책 필요"
  4. 대전경찰청, 14일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 앞두고 안전 점검
  5. [2026 수능 스케치] "잘할 수 있어"… 부모·교사·후배들까지 모여 힘찬 응원

헤드라인 뉴스


 ‘노잼도시’의 오명을 벗고 ‘꿀잼대전’으로

‘노잼도시’의 오명을 벗고 ‘꿀잼대전’으로

한때 '노잼도시'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대전이 전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볼거리나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각종 조사에서 대전의 관광·여행 만족도와 소비지표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도시의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졌다. 과학도시의 정체성에 문화, 관광, 휴식의 기능이 더해지면서 대전은 지금 '머물고 싶은 도시',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한 '2025년 여름휴가 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대전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9위를 기록..

대흥동의 `애물단지` 메가시티 건물…인공지능 산업으로 부활하나
대흥동의 '애물단지' 메가시티 건물…인공지능 산업으로 부활하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설립을 앞둔 대전 중구 대흥동의 애물단지인 메가시티 건물이 기피시설이란 우려를 해소하고 새롭게 변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정부 부처 간 협력을 통해 미래 첨단 산업 및 도시재생과의 연계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은 국회의원회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관계자를 만나 대전 중구 대흥동에 인공지능 산업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한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대전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메가시티 건물은 2008년 건설사의 부도로 공사가..

축구특별시 대전에서 2년 6개월만에 A매치 열린다
축구특별시 대전에서 2년 6개월만에 A매치 열린다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14일 오후 8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볼리비아의 친선경기가 개최된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번 경기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향한 준비 과정에서 열리는 중요한 평가전으로, 남미의 강호 볼리비아를 상대로 대표팀의 전력을 점검하는 무대다. 대전시는 이번 경기를 통해 '축구특별시 대전'의 명성을 전국에 다시 한번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대전에서 A매치가 열리는 것은 2년 5개월 만의 일이다. 2023년 6월 엘살바도르전에 3만9823명이 입장했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능 끝, 해방이다’ ‘수능 끝, 해방이다’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

  • 시험장 확인과 유의사항도 꼼꼼히 체크 시험장 확인과 유의사항도 꼼꼼히 체크

  • ‘선배님들 수능 대박’ ‘선배님들 수능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