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의 시네레터] 장르의 쾌감

  • 오피니언
  • 김선생의 시네레터

[김선생의 시네레터] 장르의 쾌감

범죄도시 4

  • 승인 2024-04-25 15:58
  • 신문게재 2024-04-26 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KakaoTalk_20240424_173323638
영화 범죄도시4 포스터.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그 안에는 마석도 형사와 동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으로 그들이 잡고자 하는 범인이자 악당들이 들어옵니다. 20층까지 가는데 형사와 범인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서로가 서로를 알아챕니다. 숨 막히는 긴장이 감돌고 범인들이 19층에서 내립니다. 20층까지 갈 것처럼 하던 형사들이 범인을 뒤쫓고 마침내 벌어지는 혈투.

도시는 생활의 현장이자 범죄의 공간입니다. 그러니 그곳에서 사람들은 생활의 영위와 더불어 범죄적 상황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그 상반된 정체성의 위태로움이 이 영화의 기반입니다. 언제든 다가올 수 있는 범죄의 피해에 실상 일반 시민들은 대응이 용이하지 않습니다. 공권력인 경찰의 도움은 늘 멀리 있어 보입니다. 마석도 형사 같은 영웅은 영화 속에나 있습니다. 평자들의 지적과 같이 이 영화는 이미 1편부터 보여온 양상이 반복됩니다. 이른바 자기복제입니다. 위태로운 범죄 상황에 맨주먹으로 맞서는 마석도 형사. 권태롭고 피하고 싶기도 하련만 그는 예의 그 의로운 분노로 두 주먹 불끈 쥐고 나섭니다. 잡아넣어야 할 악당이 있고, 반드시 잡아달라는 애처로운 부탁이 있습니다.

장르 영화는 스타일과 관습, 도상의 반복이 특징입니다. 일견 위에서 언급한 반복이 문제인 듯 여겨지지만 실상 이 익숙함이야말로 장르 영화의 매력입니다. 현실에서 쉽사리 해소되지 않은 욕망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욕망이 영화 속에서 통쾌하게 실현됩니다. 우리 동네 경찰서에 마석도 같은 형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 영화에 대한 절대다수 관객의 욕망입니다. 투박하고 큼지막한 점퍼 차림에 짧은 머리. 그리고 그는 여전히 솔로입니다. 승진 따위 그의 몫이 아닙니다. 그도 그런 걸 바라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그는 시민 편이자 대다수 관객들의 욕망을 껴안는 존재입니다.

4편에 이르도록 <범죄도시> 시리즈는 다양한 인물과 각종의 사건이 있었습니다. 2편과 3편에서 다소 전편만 못한 평을 받기도 했지만 4편은 여전한 매력에다 다시 1편을 보는 듯한 강렬함이 복원되었습니다. 백창기라는 악당을 배우 김무열이 강렬하게 표현합니다. 또한 코믹한 캐릭터인 장이수 역을 배우 박지환이 찰지게 소화함으로써 마석도 역의 배우 마동석과 뛰어난 앙상블을 만들어냅니다. 첨단 과학 수사의 엘리트는 아닐지언정 악당과 범죄를 단번에 알아채고 온몸으로 맞서는 마석도 캐릭터의 생명력은 대단히 오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대중 영화평론가/영화학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4.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