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문화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문화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교수

  • 승인 2024-05-03 08:59
  • 신문게재 2024-05-02 1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이희성
이희성 교수
22대 총선이 끝나고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지역 곳곳에서 거리인사와 당선사례가 담긴 플랜카드가 나부끼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관심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내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기대감도 별로 없어 보인다. 정치뉴스는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인 사건이 많다. 그러나 보니 자꾸 정치를 외면하고, 결국 소수의 극렬한 지지자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기싶다. 유권자로서 투표를 포기하면 극단적으로 똘똘 뭉친 소수에 의해 중요한 정치적 책임이 맡겨지고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정치인들이 보기 싫다고 정치를 외면 하면 안된다. 특히, 문화예술계는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문화예술은 공적가치에 기반한 창작활동으로 사회적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그러기에 문화정책과 예술창작 관련제도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정치와 경제 분야는 화려한 말 잔치로 공약을 쏟아냈지만, 문화예술관련 정책과 공약은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일부 문화예술 공약도 예산확보 계획은 거의 빠져 있다. 정당별 공약도 문화는 아예 논외로 취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약은 주권자들에게 관심이 될 수 있다고 선정된 정책 아이템을 선별하여 최종 발표한다. 어떤 아이템이 더 유혹적인가가 주권자의 투표행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더라도 형식적으로 주권자에게 공개적으로 한 약속이다. 문화예술계는 문화예술에 대한 공약을 통해 대리자의 문화예술정책에 대한 인식을 가늠해 볼 수 있고, 공약을 근거로 평가와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문화예술계에 대한 정치권의 무게감은 상대적으로 가벼워 보인다.



아마도 문화예술계가 정치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잘 이행하는가를 감시함으로 정치인들은 다음 선거에서 문화예술계로 부터 표를 얻을 수 있다. 선거 과정에서 내세운 공약은 당선 이후 공약이행 여부에 따라 재조정절차를 거쳐 최종 선정하여 국회의원 재임 기간 추진하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소 늦었지만 22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문화예술관련 정책을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국회의 가장 중요한 책무인 입법활동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 문화예술생태계 조성을 위해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편성하는 비대칭적 문화재정의 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 현재 중앙이 지역문화재정을 관리하는 구조를 지역문화재정이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를 했음에도 5년 내내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블랙리스트 특별법 제정은 단순히 블랙리스트 사태만 놓고 볼 게 아니라, 현재 국가의 검열 등 예술인의 창작권 보장 관련 시스템이 잘못 작동하고 있는 부분을 정확하게 보고 보완하기 위해 얼마나 필요한지 살펴봐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지역기록관 설립에 대한 입법이 필요하다. 지역의 지리·역사·인문 등을 종합적으로 아카이빙하고 운영·관리할 수 있는 콘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중앙에서 벗어나 지역중심 문화예술활동을 위한 원천소스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제공할 수 있는 '지역기록관' 설립은 문화자치와 지역예술 창작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기관이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을 문화예술계는 지켜보아야 한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정책에 참여해야 한다.

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국혁신당 세종시당, '내홍' 뚫고 정상화 시동
  2.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3. 세종시, 2025년 '규제혁신+투자유치' 우수 지자체 영예
  4. 대전인자위, 지역 인력수급 변화·일자리 정책 방향 모색
  5. 제2회 국민통합포럼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조건과 국정리더십의 과제
  1. 보이스피싱에 속아 빼앗긴 3900만원 대전경찰이 되찾아줘
  2. '스포츠세종 포럼' 2025년 피날레...관광·MICE 미래 찾기
  3. 국립세종수목원, 지속 가능 경영...피나클 어워드 은상
  4. 가짜뉴스의 폐해와 대책 심포지엄
  5. 조상호 국정기획위원, 내란 척결 촉구....세 가지 대안 제시

헤드라인 뉴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이재명 정부 첫 예산안에 대전 트램 1900억원, 국회 세종의사당 956억원, 대통령 세종집무실 240억원 등 충청 현안 추진을 위한 국비가 각각 확보됐다. 또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 547억원, 청주공항 민간활주로 5억원, 세종지방법원 10억원도 반영됐다. 충청권 각 시도와 여야 지역 의원들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728조원 규모의 2026년 정부예산안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충청권 현안 사업이 포함됐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예산 국회 속 충청권이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 대한민국 호(號) 신성장 엔진 도약..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동해를 사이에 둔 지리적 특징으로 음식과 문화 등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양국 모두 기후 위기로 인해 농산물의 가격 등락과 함께 안정적 먹거리 공급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유통시스템 개편을 통한 국가적 공동 전략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도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 4박 5일간의 일본 현장 취재를 통해 현지 농산물 유통 전략을 살펴보고, 한국 전통주의 새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도요스 중앙 도매시장의 정가 거래..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지방소멸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금산군이 '아토피자연치유마을'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국 인삼의 80%가 모이며 인구 12만 명이 넘던 금산군은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저출산의 가속화로 현재는 인구 5만 명 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금산군은 지방소멸 위기를 '치유와 힐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아토피자연치유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아토피·천식안심학교' 상곡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금산에 정착하고 있는'아토피자연치유마을' 통해 지방소멸의 해법의 가능성을 진단해 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