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소아복통, 쉽게 넘기지 마세요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건강]소아복통, 쉽게 넘기지 마세요

건양대병원 소아외과 연희진 교수

  • 승인 2024-05-19 16:37
  • 신문게재 2024-05-20 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건양대병원 소아외과 연희진 교수 사진
건양대병원 소아외과 연희진 교수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제일 많이 듣는 얘기 중에 하나가 '나, 배 아파'라는 말이다. 그런데, '어디가 어떻게 아파?'라고 물어보면, 설명하지 못하고 배 아프다는 말만 되풀이해서 참 답답할 때가 많다. 아기들은 어른처럼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고 자세하게 표현을 잘 못한다. 그 대신에 보채거나 우는 양상을 보이게 되는데, 때문에 부모들은 아기가 배가 자주 아프다고 할 때 꾀병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대부분은 심리적인 원인이거나 큰 이상이 없는 경우라 큰 문제는 없지만, 간혹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부모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복통의 동반 증상으로는 잦은 구토, 복부 팽만, 발열, 소변량 감소, 혈변, 체중 감소, 성장 장애, 수면 장애, 만성 설사 등이 있을 수 있고, 5세 이하이거나 14세 이상의 반복적인 복통일 때 기질적 원인에 의한 복통을 의심을 해 볼 수 있다.



만성 반복성 복통 외에 장염이나 식중독, 변비 등으로도 복통을 호소할 수 있다. 열이 복통보다 먼저 발생한 뒤 복통이 있는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배의 문제보다는 배 이외의 감염성 질환, 즉 폐렴, 편도선염, 중이염 등 흔한 질환 등을 의심해 볼 수 있고, 복통이 선행되고 열이 난다면, 장의 염증성, 감염성 질환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많이 아파하면 병원을 찾지만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이기 때에는 응급수술이 필요한 신호일 수 있어서 최대한 빨리 병원에 오는 것이 좋다. 1세 전후로 배가 몹시 아픈 것처럼 심하게 보채는 경우, 그리고 그 복통이 수분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있는 경우, 붉은 딸기 잼 같은 변을 보는 경우에는 장중첩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구토의 강도가 높으면서 특히 금식 중에도 구토가 지속되는 경우, 담즙이 섞인 연둣빛 구토는 장관 폐색 등 심각한 질환을 암시할 수 있다. 복통이 심해서 배에 손을 못 댈 정도로 아파하는 경우나 복부 타박 후에 심한 복통은 복막염 등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복통의 위치가 복부의 특정 부위에 국한되어 호소하는 경우에도 대표적으로 급성 충수돌기염(맹장염) 등 국소적인 복막염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고 과거에 복부 수술을 했던 아이라면 장 유착에 의한 장폐색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탈장은 소아외과에서 가장 흔한 질환이다. 태아 시절, 7~8개월 정도에 고환이 복강에서 음낭으로 내려오게 되는데, 이때 고환이 내려온 길(초상돌기)이 잘 닫히지 않아서 생기는 질환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초상돌기가 완전히 폐쇄되지 않아서 장이 들락날락할 정도로 길이 넓은 경우를 탈장, 그리고 복수가 찰 정도의 작은 길만 있어 음낭 주변에 물이 차는 경우를 음낭 수종이라고 한다. 이름은 다르지만 발생 기전이 같은 비슷한 질환이며 수술방법도 동일하다. 탈장은 남아에서 많으며 미숙아에서 특히 많다. 우측에서 호발하고, 10%에서는 양쪽 탈장으로 나타난다. 음낭수종의 경우에는 자연적으로 소실되는 경우도 있어서 1~2세까지 기다리기도 하지만, 탈장은 스스로 치유되지 않는 질환이므로 진단되면 바로 수술을 계획하게 된다.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는 괄약근을 유문이라고 하는데, 비후성 유문협착증은 이 유문이 비후되어 음식물이나 위액이 잘 내려가지 않는 질환이다. 발생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주로 생후 2~8주 사이에 증상이 나타나며 남아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수유 후 1시간 안쪽으로 담즙이 섞이지 않은 구토를 하고 이 구토가 점점 뿜듯이 심해지고 잦아지며, 아기는 구토 이후에 다시 열심히 젖을 빨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 의심해 볼 수 있다. 유문의 비후는 초음파로 확인이 가능하며 구토로 인한 탈수 및 전해질 불균형을 먼저 교정한 후에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장중첩증은 장관이 다른 장관 내부로 말려 들어가서 중첩되는 질환이다. 장중첩증도 남아에서 많고, 생후 2개월부터 2세까지에서 주로 발생한다. 담즙성 구토가 있을 수 있고, 딸기잼과 비슷한 혈성 점액성 변을 볼 수 있다. 일차성 장중첩증은 공기-식염수 정복술로 정복될 수 있지만 반복적으로 재발하거나 공기-식염수 정복술로 치료되지 않는 경우, 장이 중첩되면서 발생한 혈류 장애로 장이 손상된 경우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이차성 장중첩증의 수술을 통해 장중첩증을 유발한 병변까지 제거해주어야 한다.

/연희진 건양대병원 소아외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민주진보 세종교육감 '임전수 후보' 선출… 6자 구도 새판
  2. NASA 아르테미스 2호 발사, 한국 큐브위성 'K-라드큐브' 사출 성공… 교신 시도 중
  3. 與 대전시장 경선 대세론 허태정이냐 장-장 연대 뒤집기냐
  4.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토론회 난타전…張-張 협공 許 반격
  5. 영재고·과학고 의·치대 진학 감소세 "이공계 중시 정책 효과"
  1. [교단만필] 과학의 도시 대전에서, 과학교사로 함께 한다는 것
  2. "직업환경 보건 지켜질 때 사고와 참사도 예방할 수 있어"
  3. 충남도,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추진
  4. 교육부 라이즈 재구조화…"시도별 성과 미흡 과제도 폐지"
  5. [사이언스칼럼] 문제해결형 탄소 활용 기술

헤드라인 뉴스


또다시 단전위기 둔산전자타운…관리비 납부 갈등 봉합 `난항`

또다시 단전위기 둔산전자타운…관리비 납부 갈등 봉합 '난항'

전제자품 전문상가인 대전 둔산전자타운이 점포 입점상인 간의 관리비 징수와 집행 주체에 대한 갈등으로 쇠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기요금조차 납부하기 어려워 또다시 단전 경고장이 게시됐고, 주변 상권 역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일 찾은 대전 서구 탄방동의 둔산전자타운은 입구부터 단전을 예고하는 안내문이 붙은 채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전기요금을 오랫동안 연체한 탓에 1차 복도와 편의시설부터 단전을 시작해 2차 엘리베이터와 급수용 그리고 상가점포와 사무실까지 단전에도 납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건물 전체에 단전이 이뤄질 수 있..

영재고·과학고 의·치대 진학 감소세 "이공계 중시 정책 효과"
영재고·과학고 의·치대 진학 감소세 "이공계 중시 정책 효과"

영재고·과학고 학생들의 의·치대 진학률이 감소하고 있다. 이공계 인재 육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와 함께 이재명 정부의 과학기술 중시 정책 기조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영재학교와 과학고를 졸업한 학생들의 의대 진학이 2024학년도 대비 2026학년도 42% 감소했다. N수생을 포함한 수치로, 2024학년도 167명에서 2026년 97명으로 줄었다.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난 2025학년도엔 157명이 의대에 진학했..

대전 원도심, 문화로 다시 숨 쉬다…도시재생과 예술의 결합
대전 원도심, 문화로 다시 숨 쉬다…도시재생과 예술의 결합

대전 원도심은 오랜 시간 지역 문화예술의 뿌리 역할을 해왔지만, 도시 확장과 함께 문화 인프라가 신도심으로 이동하며 점차 활력을 잃어왔다. 공연장과 전시시설, 문화공간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서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 역시 불균형이 심화됐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대전시가 원도심의 역사성과 문화 자산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도시재생과 예술을 결합한 '3대 특화 문화시설' 조성을 통해 원도심을 다시 문화 중심지로 복원하고, 일상 속 문화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사업이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벚꽃 활짝…대전에 봄 왔네 벚꽃 활짝…대전에 봄 왔네

  • 고유가에 운행 포기 속출 고유가에 운행 포기 속출

  • 대전 도심을 푸르게 대전 도심을 푸르게

  • 버스와 트램의 장점 살린 3칸 굴절차량 도심 주행 버스와 트램의 장점 살린 3칸 굴절차량 도심 주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