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의사의 설명의무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의사의 설명의무

송은석 변호사

  • 승인 2024-05-16 17:09
  • 신문게재 2024-05-17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송은석 변호사
송은석 변호사
모든 환자에게는 의사로부터 담당 의사가 계획한 진료를 받을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 결정할 자기결정권이는 권리가 있고, 반대로 의사에게는 이러한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정상적으로 행사될 수 있도록 의사가 계획한 진료 내용에 대해서 환자에게 설명해 주어야 할 설명의무가 있다. 최근 의료소송에서 이러한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서 소송상 다퉈지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실정에 있다. 하지만 실제 의료계에서도 의사가 과연 어디까지 설명해야 하는지조차 잘 모르는 경우도 많고, 환자들도 어디까지 설명을 들어야 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 중대한 수술을 하면서도 수술 내용,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경우도 상당히 많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군다나 요즘 같이 의료대란이 장기화되고 있는 시점에서는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럼 과연 어디까지 설명을 해야 의사의 설명의무를 다 했다고 볼 수 있을까? 다양한 분야로 세분화되어 있는 의료계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획일적으로 선을 그어 어디까지 설명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대법원은 의사의 설명의무는 침습(侵襲)적인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한 수술 시에만 한정되지 않고, 검사, 진단, 치료 등 진료의 모든 단계에서 발생된다고 하고 있다. 또한 침습적인 진료행위에 대해서 환자의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 환자에 대하여 질환의 증상, 치료방법 및 내용, 그 필요성, 예후 및 예상되는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성과 부작용 등 환자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사전에 설명하여야 한다. 이러한 설명을 하여 환자로 하여금 수술이나 투약에 응해서 치료를 받을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통상적으로 예견되지 않는 휴유증이나 시술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예견할 수 없는 위험에 대한 설명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대법원은 해당 의료행위에 따르는 후유증이나 부작용 등의 위험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다는 사정만으로 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할 수 없다고 하면서 부작용 확률이 8-10%라면 설명의무가 있다고 판시하기도 하였다. 즉 환자가 의사의 진료행위를 받으면서 해당 의료행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진료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의사의 설명이 충분히 이루어져서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지 않았는지 여부에 대한 입증 책임은 의사 측에 있다는 것이 확고한 대법원의 입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가 구두로 설명을 하였다고 하여도 설명한 내용이 서류상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환자 측에서 설명을 듣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 사례들도 많아 설명한 내용을 서류상에 기재하고, 환자의 서명을 받는 것이 필수적일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환자에게 구두로 설명하는 모든 내용을 진료기록부나 수술동의서에 기재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의견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설명의무 위반의 경우 손해배상에서 일반적으로 위자료만을 인정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설명의무 위반 정도가 환자의 생명 신체에 대한 의료적 침습 과정에서 요구되는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과 동일시 할 정도의 것이고, 그러한 설명의무의 부족으로 인해 중한 결과가 발생되었다고 볼 수 있다면 위자료 뿐만 아니라 손해배상액 전체에 대해서도 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이기 때문에 의사 측에서는 환자에게 설명한 내용을 최대한 서면으로 남겨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설명의무는 의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의 한 근거가 되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의사의 설명은 환자와 의사의 신뢰도를 높여 환자의 치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초이자 진료행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취약지역 하수도시설 일제 점검
  2. 아산선도농협, 고추재배농가에 영농자재 지원
  3. 아산시, 반려동물 장례문화 인식개선 적극 추진
  4. 천안시의회 권오중 의원, "교통약자 보호 및 시민 보행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5. 천안시, 제77회 충청남도민체육대회서 주택안심계약 홍보
  1. 천안시의회 정도희 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마을행정사 운영에 관한 조례안 본회의 통과
  2. 천안법원, 신체일부 노출한 채 이웃에게 다가간 20대 남성 '벌금 150만원'
  3. 천안시의회 유영채 의원, '전세피해임차인 보호조례' 제정… 실질 지원과 안전관리까지 법제화
  4. 여름휴가와 미래 정착지 '어촌' 매력...직접 눈으로 본다
  5. 李정부, 해수부 논란에 행정수도 완성 진정성 의문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해수부 논란에 행정수도 완성 진정성 의문

李정부, 해수부 논란에 행정수도 완성 진정성 의문

이재명 정부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추진하며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 대표 공약이었던 행정수도 완성 의지에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집권 초부터 PK 챙기기에 나서면서 충청권 대표 대선 공약 이행에 대한 진정성은 실종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자칫 충청 홀대로 해석될 여지도 있는 대목인데 더 이상의 국론 분열을 막기 위해선 특별법 제정 또는 개헌 등 행정수도 완성 로드맵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5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임기 내 국회 세종의사당..

대전시의회, 유성복합터미널 BRT 등 현장방문… "주요 사업지 현장방문 강화"
대전시의회, 유성복합터미널 BRT 등 현장방문… "주요 사업지 현장방문 강화"

대전시의회가 유성복합터미널 BRT 연결도로와 장대교차로 입체화 추진 예정지 등 주요 사업지를 찾아 현장점검을 벌였다. 산업건설위원회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현장, 교육위원회는 서남부권 특수학교 설립 예정 부지를 찾았는데, 을 찾았는데, 이번 현장점검에 직접 나선 조원휘 의장은 "앞으로 민선 8기 주요 사업지에 대한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장은 13일 유성구 일대 교통 현안 사업 현장을 찾았다. 먼저 유성복합터미널 BRT(간선급행버스체계)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유성복합터미널 BRT 연결도로는 유성구..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흥행에…주변 상권도 `신바람`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흥행에…주변 상권도 '신바람'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에 힘입어 경기 당일 주변 상권들의 매출이 2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 야구장 중 주변 상권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구장은 한화이글스의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다. 15일 KB국민카드에 따르면 2022~2025년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개막 후 70일간 야구 경기가 열린 날 전국 9개 구장 주변 상권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2022년 대비 2023년 13%, 2024년 25%, 올해 31%로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체크카드로 결제한 141만 명의 데이터 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아빠도 아이도 웃음꽃 활짝 아빠도 아이도 웃음꽃 활짝

  •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

  • ‘선생님 저 충치 없죠?’ ‘선생님 저 충치 없죠?’

  • ‘고향에 선물 보내요’ ‘고향에 선물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