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미국 생물보안법이 뭐길래?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미국 생물보안법이 뭐길래?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센터장

  • 승인 2024-06-16 11:40
  • 수정 2024-11-13 17:35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센터장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센터장
미국이 초초하다. 미국은 중국 바이오기업의 기술력과 시장경쟁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것에 대한 경계심을 노골적으로 표면화하고 있다. 자국 바이오산업 보호가 국가안보와 직결된다고 판단하여 소위 '생물보안법(Biosecure Act)를 제정하고 지난 3월에 미국 상원에서 공식 통과시켰고, 하원과 대통령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이 법안은 미국 바이오산업 보호와 안전 그리고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바이오기술의 악용을 막기 위한 목적도 포함한다. 중국과 기술 패권전쟁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은 바이오산업에서 있어도 해외 공급망 의존을 줄이고 글로벌 공급망 전쟁에서 승기를 잡고 바이오생산 자립을 위해 중국 기업에 대한 견제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들이 취해질까? 우선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제한이다. 특히 중국의 BGI, MGI, 컴플리트지노믹스,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우시앱텍 등 바이오 위탁개발제조생산회사(CDMO) 기업들과의 의약품 제조생산 거래 및 협력을 할 수 없다. 제조생산뿐 아니라 연구개발 협력을 포함한다. 당연히 미국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국 기업들의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 법안은 생물보안 위협에 대한 대응 강화를 위해 국가 차원의 생물보안 위협 평가 및 전략을 수립하고 관련 정보 공유 및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명시하고 있어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바이오 생태계를 재편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생물보안법에 의해 예상되는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중국 바이오기업들의 피해이다. 대표적으로 우시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3조 155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였으나 절반 이상이 북미시장이기 때문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크게 반발하여 미국 바이오협회(BIO)를 즉각 탈퇴하고 세계 최대 바이오행사인 2024 BIO USA에 참가를 거부하였고 참가한 중국 기업들이 크게 줄었다. 우시앱텍 또한 매출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어 상당한 피해를 받을 수 있다. 둘째, 세계 바이오의약품 공급망 사슬에 큰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미국 바이오산업의 혼란은 가중될 것이다. 중국 기업을 대체할 제조생산 시설을 찾아야 한다. 그간 중국과 인도에 대한 제조생산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그 영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된 완제 의약품제조 시설 52%, 원료 의약품 제조 시설 73%가 해외에 있다. 제네릭 의약품(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과 성분, 함량, 제형 등이 동일한 의약품) 제조 시설의 경우 해외에 있는 비중이 완제 의약품의 63%, 원료 의약품의 87%에 달한다. 셋째, 기존 산업 밸류체인의 변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반도체, 조선뿐 아니라 바이오산업에서 있어서 미-중 갈등은 타국의 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곧 바로 중국 바이오기업들은 움직였다. 적극적인 로비를 통해 하원 규칙위원회에서 생물보안법이 국방수권(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NDAA)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도록 하였다. 2025년도 NDAA예산안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으로 생물보안법의 입법을 지연시켰다. 하지만, 바이오업계에서는 법이 제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고, 생물보안법 적용 대상을 중국 CDMO기업뿐 아니라 신약개발회사 등으로 확장하고 될 것으로 본다.



우리 정부(산업통상자원부)가 바이오제조 강국을 표방하고 바이오제조 혁신전략을 발표하는 등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산업으로 성장할 미래 먹거리이자 보건안보 필수 산업으로 선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물보안법으로 글로벌 바이오산업 공급망에 균혈이 생긴다면 분명히 우리 나라 CDMO기업과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들에게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2023년 기준 글로벌 바이오제조 시장에서 중국은 26.01%, 미국은 10.35%로 1, 2위를 차지하나 한국은 3.17%로 중국의 1/8수준이다. 우리 나라 CDMO회사들이 잘 나가던 중국 기업의 '대체제'로 부상한다면 시장확대는 물론 글로벌 바이오제조를 선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회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성장해 가고 있고 롯데바이오로직스와 같은 후발 CDMO기업들이 속속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어 시장에서의 성과가 기대된다. 바이오 투자시장이 얼어붙은 현실에서 바이오기업들에게 단비가 되어 주길 기대한다./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센터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야구장 빵집 다 있는데 소방서 없는' 대전 중구, 중부소방서 신설 지연
  2. '세종시=행정수도' 완성...여·야 정치권은 동상이몽
  3. 충청권 '교권 침해' 여전… 2024년 교보위 646건 열려
  4. 대전교총 급식 사태에 "학교 필수공익사업장 지정해야"… 학비노조 "쟁의권 제한"
  5. [사설] 대전 3·4·5호선 도시철도망 기대 크다
  1. [사설] 소상공인 울리는 '전화 사기' 대책 없나
  2.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찾아가는 음악회
  3. 충남연구원 "인구감소세, 도시계획 패러다임 전환 필요"
  4. 진흥원-육군교육사 협력...공공데이터로 키우는 미래 국방
  5. 대전경찰청, 안전띠 착용 교통안전 캠페인 진행

헤드라인 뉴스


3당이 본 초반판세 민주 "우세" 국힘 "추격" 개혁 "도전"

3당이 본 초반판세 민주 "우세" 국힘 "추격" 개혁 "도전"

제21대 대선 본선레이스가 갈수록 불을 뿜고 있는 가운데 각 당 충청 진영은 필승을 다짐하면서 선거전 초반 판세에 대해 아전인수 해석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지지율 고공행진 등을 근거로 우세를 점치면서도 보수진영 결집 가능성에 대해선 안테나를 세웠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오만하다고 비판하면서 중도층 확장이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예측불허의 판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개혁신당은 이공계 출신 이준석 후보의 과학기술분야 공약 등을 내세워 거대양당과 차별화를 통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대선 정국이 본격화된 가운데..

3당이 본 초반판세 민주 "우세" 국힘 "추격" 개혁 "도전"
3당이 본 초반판세 민주 "우세" 국힘 "추격" 개혁 "도전"

제21대 대선 본선레이스가 갈수록 불을 뿜고 있는 가운데 각 당 충청 진영은 필승을 다짐하면서 선거전 초반 판세에 대해 아전인수 해석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지지율 고공행진 등을 근거로 우세를 점치면서도 보수진영 결집 가능성에 대해선 안테나를 세웠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오만하다고 비판하면서 중도층 확장이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예측불허의 판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개혁신당은 이공계 출신 이준석 후보의 과학기술분야 공약 등을 내세워 거대양당과 차별화를 통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대선 정국이 본격화된 가운데..

2029년 충남 천안에 LNG열병합발전소 건립 예정... 주민 우려해소 관건
2029년 충남 천안에 LNG열병합발전소 건립 예정... 주민 우려해소 관건

충남도가 천안에 '분산에너지 특화지역'과 2029년도 들어설 LNG열병합 발전소를 연계한 탄소저감 전력 확보 계획을 세웠지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정부 공모 선정이 확정적이지 않을뿐더러 특히 LNG열병합 발전소 건립 과정에서 주민반발 등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면서다. 이같은 우려에 도는 열병합발전소 인근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요소를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천안이 특화지역에 선정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3일 도에 따르면 도는 천안지역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제21대 대통령선거 벽보 제21대 대통령선거 벽보

  • ‘내 일자리는 어디에’ ‘내 일자리는 어디에’

  • ‘테러 막아라’…빈틈 없는 통합방위 ‘테러 막아라’…빈틈 없는 통합방위

  • 대전시선관위, 투표를 통한 국민 화합 캠페인 실시 대전시선관위, 투표를 통한 국민 화합 캠페인 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