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쉬기 힘든 대전 학교 급식실 종사자들… 학비노조 "급식실 대체인력제 도입하라"

  • 사회/교육

아파도 쉬기 힘든 대전 학교 급식실 종사자들… 학비노조 "급식실 대체인력제 도입하라"

대전교육청 산업안전보건위원회 24일 파행 겪다 뒤늦게 시작
안건 상정 여부 놓고 노사 의견 충돌… 양측 고성 오가기도
학비노조 대전지부 '대전교육청 산업안전대책 촉구' 결의대회

  • 승인 2024-06-24 17:47
  • 신문게재 2024-06-25 4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40624164828
24일 산보위가 열리는 회의실 앞에 놓은 피켓들. 임효인 기자
대전교육청 소속 학교 급식 종사자들이 대체인력제 시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파도 쉬기 어려운 환경에서 또 다른 산재 위험이 크다며 상당수 시도교육청이 운영 중인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일터의 안전과 보건에 대해 노사가 주요 사항을 논의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이하 산보위)가 당초 취지와 달리 운영되고 있다며 산보위 정상화도 촉구했다.

24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전지부(이하 학비노조 대전지부)·대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예정된 2024년 제2회 산보위 회의는 시작 직후 파행을 겪다 오후 2시 30분이 넘어서 본격 시작했다. 산보위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안전한 일터를 위해 노동자와 사용자가 동수로 사업장의 안전과 보건에 대해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대전교육청은 노사 협의에 따라 급식실 종사자, 청소노동자, 시설관리 직종에 한해 2500명가량 노동자가 산보위 의결사항을 적용받고 있다.



노사 동수 각 10명 총 20명으로 구성된 산보위는 이날 회의를 진행할 의장 자리를 놓고 파열음을 냈다. 노동자들은 산보위 공동위원장인 대전교육청 재정과장과 학비노조 대전지부장을 공동의장으로 하고 회의 진행을 번갈아 하자고 했으며 사측인 대전교육청은 재정과장을 단독 의장으로 주장했다. 산보위 회의 의장은 당일 회의 안건을 상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어 양측이 팽팽하게 맞선 것이다.

결국 회의는 사측인 대전교육청의 뜻대로 재정과장 단독 의장으로 진행됐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회의에선 양측의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학비노조 대전지부는 이 같은 산보위 운영이 당초 취지인 산업안전 예방과 대책 논의 취지에 반해 운영되고 있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노측이 요구하는 안건 자체를 상정하지 않는다며 노동자의 산업안전을 위해 결정 권한이 있는 대표자인 교육감이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학비노조 대전지부를 포함한 노조 측이 요구하는 상정 안건은 대체인력제 도입이다. 급식실 조리원들이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아파도 쉬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10개 이상 시·도교육청이 운영 중인 대체인력제도를 대전에서도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학비노조 대전지부는 "다리에 깁스를 하고 얼굴에 붕대를 감고도 급식을 진행하는 사례가 있다. 몸이 안 좋은 상태로 일하는 것은 근로자의 건강을 심각히 위협할 뿐 아니라 또 다른 산재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며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병가, 경조사 휴가 등을 사용할 경우 남아 있는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가 강화됨에 따라 근골격계 질환의 심화와 산재 위험성도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또 "타 지역 사례를 볼 때 위험하고 불안정한 작업환경은 결국 아이들의 부실급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학비노조 대전지부는 이날 오후 4시 30분 대전교육청 정문에서 산보위 정상화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 "대전교육청은 현재 조리원 정원이 꽉 차 있는데, 정원이 추가되지 않으면 대체인력 제도를 시행을 못한다"며 "산보위에서는 관련법에 반하는 사항을 심의할 수 없다. 제도를 시행하고 싶지만 공무직 정원에 대한 조례에 있는 내용과 반해서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한우리·산호·개나리, 수정타운아파트 등 통합 재건축 준비 본격
  2. 대전충남통합市 명칭논란 재점화…"지역 정체·상징성 부족"
  3. 대전 유성 엑스포아파트 지구지정 입안제안 신청 '사업 본격화'
  4. <속보>갑천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현장에 잔디 식재 정황…고발에도 공사 강행
  5. 대전교육청 종합청렴도 2등급→ 3등급 하락… 충남교육청 4등급
  1. 이재석 신임 금융감독원 대전세종충남지원장 부임
  2. [중도초대석] 임정주 충남경찰청장 "상호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작은 변화부터 이끌 것"
  3. 주택산업연구원 "내년 집값 서울·수도권 상승 유지 및 지방 상승 전환"
  4. 대전세종범죄피해자지원센터, 김치와 쇠고기, 떡 나눔 봉사 실시
  5.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둔곡초중, 좋은 관계와 습관을 실천하는 인재 육성

헤드라인 뉴스


김태흠-이장우, 충남서 회동… 대전충남 행정통합 방안 논의

김태흠-이장우, 충남서 회동… 대전충남 행정통합 방안 논의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주도해온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만났다. 양 시도지사는 회동 목적에 대해 최근 순수하게 마련한 대전·충남행정통합 특별법안이 축소될 우려가 있어 법안의 순수한 취지가 유지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고 밝혔다. 가장 이슈가 된 대전·충남광역시장 출마에 대해선 김 지사는 "지금 중요한 것은 정치적인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불출마 할 수도 있다 라고 한 부분에 대해선 지금도 생각은 같다"라고 말했다. 이장우 시장은 24일 충남도청을 방문, 김태흠 지사를 접견했다. 이 시장은 "김태흠..

정청래 "대전 충남 통합, 法통과 되면 한 달안에도 가능"
정청래 "대전 충남 통합, 法통과 되면 한 달안에도 가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4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해 "충남 대전 통합은 여러 가지 행정 절차가 이미 진행되어 국회에서 법을 통과시키면 빠르면 한 달 안에도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서울특별시 못지 않은 특별시로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통령실에서 대전 충남 의원들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내년 지방선거 때 통합단체장을 뽑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여당 차원에서 속도전을 다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백마강을 휘감아 도는 물길 위로 백제대교가 놓여 있다. 그 아래, 수북정과 자온대가 강변을 내려다본다. 자온대는 머리만 살짝 내민 바위 형상이 마치 엿보는 듯하다 하여 '규암(窺岩)'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이 바위 아래 자리 잡은 규암나루는 조선 후기부터 전라도와 서울을 잇는 금강 수운의 중심지였다. 강경장, 홍산장, 은산장 등 인근 장터의 물자들이 규암 나루를 통해 서울까지 올라갔고, 나루터 주변에는 수많은 상점과 상인들이 오고 가는 번화가였다. 그러나 1968년 백제대교가 개통하며 마을의 운명이 바뀌었다. 생활권이 부여읍으로 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