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의장이 뭐 길래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의장이 뭐 길래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 승인 2024-06-30 16:40
  • 신문게재 2024-07-01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asdddd
설재균 팀장
대전시의회가 후반기 의장 자리를 두고 또다시 자리싸움을 시작했다. 의장 자리가 뭐길래 이렇게까지 자리싸움을 하는 걸까? 지방의회 의장은 업무추진비가 나오고 상임위원회 회의도 안 하기 때문에 의장을 서로 하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대전시의회 원구성은 지난 7대, 8대의회에서도 제때 이뤄지지 않은 선례가 있었다. 선례가 있음에도 대전시의회는 학습효과가 없는 것일까?

6월 24일 대전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원 총회를 열어 내부 경선을 진행했다. 김선광 의원과 조원휘 의원이 내부 경선을 진행했고, 김선광 의원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이후 개회된 26일 찬성 11표, 무효 11표로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했다. 이후 2차 투표는 김선광 의원을 포함한 11명의 의원이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아 투표는 무산됐다. 정당을 가리지 않고 원구성마다 잡음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다음 의장 선거는 7월 3일로 예정 되어 있다.



지난 8대의회에서 당시 권중순 의원이 단독 후보로 나왔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자리싸움으로 인해 세 차례 부결됐다. 우여곡절 끝에 의장으로 선출됐지만, 자신들이 정한 당론과 합의를 스스로 무시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의원총회를 통해 의장 후보를 결정했다. 시간과 다수당 구성만 다를 뿐 내용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이러한 사태의 책임은 국민의힘 대전시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 윤리위원회에서 무효표를 낸 의원 9명과 회의장을 들어가지 않은 김선광 의원을 대표로 해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고 한다. 이는 지켜볼 일이다.



다만, 의원 총회를 거쳐 내정한 후보가 의장에 선출되지 못한 이유를 다시 한번 되돌아 봐야 한다. 다수당에서 결정한 후보가 과반을 얻지 못했다는 것은 앞으로의 대전시의회의 전반적인 운영 자체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의장으로 선출되지 않았다고 2차 투표에 다른 시의원의 불참까지 유도한 김선광 의원에게 우리는 어떤 리더십을 기대 할 수 있을까? 투표 불참에 대한 명분과 원칙을 스스로 져버린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국민의힘 대전시당도 대전시의원들에게만 맡겨 둘 것이 아니라 적절한 개입을 통해 내분을 정리 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의장 선거를 투명한 과정을 통해 선출 할 수 있도록 조례 개정도 필요하다. '대전광역시의회 기본조례 12조에서 의장·부의장선거에서의 후보 등록'을 규정하고 있다. 해당 선거일 2일 전일까지 서면으로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선거 당일 본회의장에서 10분 이내로 정견 발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0분 남짓한 정견 발표로 시민들이 어떠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의회 운영을 해 나갈 것인지 알기 어렵다. 지방의회의 주요한 역할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견제와 감시다. 이러한 역할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운영해 나갈 것인지 지역의 시민에게 미리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떤 의장이 될 것인지 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리고 2년간 대전시의회를 운영해 나갈 장을 뽑는데,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장소와 의견을 낼 수 있는 곳은 없다. 지방자치는 지방의회 혼자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다. 시민을 대표할 장을 선출하는 자리에 시민 의견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원구성 실패의 이유는 대전시의회 내에서 각 정당 의원 수가 비슷해서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다수 당의 당내 분란으로 발생한 일이다. 단순히 실리만을 좇아 본인들이 한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면 시민에게 약속한 공약은 어떻게 지킬 것인지 의심스럽다.

지방의회 의장은 대단한 감투가 아니다. 현재 지방의회의장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모르는 시민들이 더 많을 것이다. 이러한 사태가 지방의회 불신을 더 키운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역 시민에게 사과하고, 원구성에 대해 책임지는 대전시의회가 되길 바란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국혁신당 세종시당, '내홍' 뚫고 정상화 시동
  2. [이차전지 선도도시 대전] ②민테크"배터리 건강검진은 우리가 최고"
  3. 대전시 2026년 정부예산 4조 8006억원 확보...전년대비 7.8% 증가
  4. 대전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공유재산 임대료 60% 경감
  5. [문화人칼럼] 쵸코
  1. [기고]농업의 미래를 설계할 2025년 농림어업총조사
  2. [대전문학 아카이브] 90-대전의 대표적 여성문인 김호연재
  3. 농식품부, 2025 성과는...혁신으로 농업·농촌의 미래 연다
  4. [최재헌의 세상읽기]6개월 남은 충남지사 선거
  5. 금강수목원 국유화 무산?… 민간 매각 '특혜' 의혹

헤드라인 뉴스


[기획취재]농산물 유통과 전통주의 미래, 일본서 엿보다-2

[기획취재]농산물 유통과 전통주의 미래, 일본서 엿보다-2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동해를 사이에 둔 지리적 특징으로 음식과 문화 등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양국 모두 기후 위기로 인해 농산물의 가격 등락과 함께 안정적 먹거리 공급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유통시스템 개편을 통한 국가적 공동 전략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도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 4박 5일간의 일본 현장 취재를 통해 현지 농산물 유통 전략을 살펴보고, 한국 전통주의 새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도요스 중앙 도매시장의 정가 거래..

교육부, 비수도권 대학 육성 위해 내년 3조 원 투입
교육부, 비수도권 대학 육성 위해 내년 3조 원 투입

교육부가 국가균형성장을 위한 지역대 육성을 위해 내년 3조 1448억 원을 투입한다. 일명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인 9개 거점국립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8855억 원을 투자하며, 사립대와 전문대의 학과 구조 혁신과 특성화를 위해 1190억 원을 신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8개 대학 재정 지원 사업이 추가로 편입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이하 라이즈)'도 2조 1403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3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내년도 교육부 소관 예산·기금운용계획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됐다...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지방소멸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금산군이 '아토피자연치유마을'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국 인삼의 80%가 모이며 인구 12만 명이 넘던 금산군은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저출산의 가속화로 현재는 인구 5만 명 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금산군은 지방소멸 위기를 '치유와 힐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아토피자연치유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아토피·천식안심학교' 상곡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금산에 정착하고 있는'아토피자연치유마을' 통해 지방소멸의 해법의 가능성을 진단해 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