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 못잖은 '노부부의 축구사랑'… "경기 직관·응원하며 에너지 충전"

  • 스포츠
  • 대전하나시티즌

젊은이 못잖은 '노부부의 축구사랑'… "경기 직관·응원하며 에너지 충전"

대전하나시티즌 홈경기서 만난 유연만·김미애 부부
팀승격 플레이오프부터 매경기 직관하며 응원 '열정'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에너지 충전, 즐거워"

  • 승인 2024-07-03 11:00
  • 수정 2024-07-03 11:22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C1617.00_14_36_53.스틸 006
대전하나시티즌팬 유연만(오른쪽) 김미애(왼쪽)부부가 지난 달 29일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에서 수원FC 경기에 앞서 기자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유튜브 동영상 캡처)

"노부부요? 저희는 아직 청춘이랍니다."

K리그 대전하나시티즌이 경기가 열리는 날, 대전 응원석이 있는 S구역에 유독 눈에 띄는 한 쌍의 커플이 있었다. 언뜻 보아도 나이가 있어 보이는 노부부로 보이는데 20~30대 젊은이들과 어울려 목이 터져라 응원가를 외치고 있었다.

주인공인 유연만(65)·김미애(65) 부부는 대전 서포터들 사이에서 유명인사다.

대전하나시티즌이 1부리그로 승격 플레이오프를 치렀던 2022년 김천과의 홈경기부터 대전의 홈경기를 단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경기장에서 직관하고 있다.



자신들을 60년생 쥐띠 동갑내기 부부라고 소개한 아내 김미애 씨는 "2년 전 공직에서 은퇴하고 취미 거리를 찾다가 평소 좋아하던 축구를 보게 됐다"며 "경기장에서 젊은 부부들이 자녀들과 함께 응원가 부르고 축구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젊은 시절 우리의 모습이 연상됐다. 무엇보다 대전을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에 마음이 끌려 함께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경기장에서 우리를 보고 노부부라 부르는데 우리는 누구보다 젊고 열정이 넘친다. 아직도 청춘이라 생각한다"며 "응원석에서 젊은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젊은 기운을 충천하고 간다"고 강조했다.  

C1617.00_00_59_46.스틸 012
유연만-김미애 부부가 대전하나시티즌 응원석에서 경기를 보며 응원가를 부르고 있다.(동영상 캡처)
남편 유연만 씨는 "가족 모두가 축구를 좋아하는 축구 가족이다. 2002월드컵 때 황선홍 선수가 폴란드전에서 선제골을 넣는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한국 축구의 전설 같은 선수가 이제 대전의 감독으로 와서 너무 기쁘다.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씨는 "개인적으로 대전의 이창근 선수를 좋아한다. 대전의 골키퍼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결정적인 선방을 해주는 모습이 너무 대견하다"고 말했다.

부인 김 씨는 "나는 이순민의 팬이다. 올해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반드시 다시 일어나 대전의 버팀목으로 자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취재가 있던 당일은 오전부터 비가 내렸다. 축구관람에 다소 불편한 날씨였지만 유 씨 부부에게 비는 전혀 장애요소가 아니었다. 오히려 비에 흠뻑 젖은 젊은 서포터들을 독려하며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대전 서포터인 윤원중 씨는 "저도 가끔 아내와 축구를 관람하러 오는데 두 분의 모습을 보면 너무 부럽다"며 "나중에 나이가 들면 저분들처럼 다정하게 축구장을 찾아 젊은이들과 어울리고 싶다"고 말했다.

Untitled-11 copy
대전하나시티즌 공식 SNS에 실린 유연만-김미애 부부(대전하나시티즌 인스타 그램 화면 캡처)
유 씨 부부의 다정한 모습은 최근 대전하나시티즌의 SNS에 실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니폼 차림에 손을 잡고 경기장 남문 광장을 걷는 모습이었는데 다수의 팬이 댓글로 "대전 서포터의 롤모델"이라며 부러움을 나타냈다. 유 씨 부부는 "우리는 지금도 건강하다. 올해 마지막 경기가 제주에서 열리는데 가족 모두가 원정응원을 가기로 했다"며 "몸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대전 홈경기는 빼놓지 않고 출근 도장을 찍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시 낙동강 가을꽃 향연… 3개 생태공원 이색적 풍경
  2. 10월 9일 '한글' 완전정복의 날...'세종시'로 오라
  3. 태안 해루질 중 실종된 여성 숨진채 발견…천안 미용실서 화재
  4. 전 세계 셰프들이 선보인 '한식' 경연...최종 우승자는
  5. 대전교도소, 사회복지시설 방문해 사회온정 나눠
  1. 대전 대덕구서 면허 없이 훔친 오토바이 몰던 고등학생 3명 붙잡혀
  2. 문화유산회복재단, 교실에서 또는 환수박물관에서 '실감교육 확대'
  3. EU, 철강관세 50% 인상…韓, 철강 수출 위기감 고조
  4. [프리즘] 겉보기 사회, 배터리화재에, 속도 탄다
  5. '온세종학교' 디지털 시대 맞춤형 교육 혁신 선도

헤드라인 뉴스


도시 기본 인프라조차 없는 `세종시`...제2차 공공기관 이전 시급

도시 기본 인프라조차 없는 '세종시'...제2차 공공기관 이전 시급

방문객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그 흔한 집객 시설 자체조차 없는 세종시. '역외 소비와 공실률 최상위 도시', '자영업자의 무덤', '핵노잼 도시'란 수식어는 이제 등호(=)로 굳어지고 있다. 인구수는 4년째 39만 벽에 갇히고 있고, 2030년 '신도시 50만, 읍면 30만' 목표는 10년 이상 뒤로 미뤄진 지 오래다. 대전과 청주, 공주 등의 주요 도시들과 같은 인프라를 단시일 내 구축하기란 불가능한 현실이자 희망고문에 가깝다. 단적인 예로 2021년 대전 신세계 백화점, 2024년 청주 커넥트 더 현대 오픈으로 세종시의 첫 백..

충청 與野 추석민심 대충돌…"경제정책 효과" vs "정권불신 팽배"
충청 與野 추석민심 대충돌…"경제정책 효과" vs "정권불신 팽배"

충청 여야는 유난히 길었던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바닥 민심을 전하면서 뜨겁게 격돌했다.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소비쿠폰 효과 등 이재명 정부의 경제 부양 노력을 부각했고 국민의힘은 대통령 예능 출연 등을 지렛대로 정권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지고 있다고 맞섰다. 충청 여야가 극과 극의 민심을 전한 것은 다음 주 국정감사 돌입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대격전지 금강벨트에서 기선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인 박정현 의원(대전대덕)은 "재래시장을 돌면 여전히 지역화폐와 민생회복 쿠폰이 도움이 됐다는 이야..

대전 30년 이상 노후주택 비율 `전국 3위`
대전 30년 이상 노후주택 비율 '전국 3위'

대전의 30년 이상된 노후주택 비율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대구 북구을)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전국 노후주택관리에 관한 입법조사를 의뢰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전체주택 1987만 2674호 중 30년 이상이 지난 노후주택의 수는 557만 4280호로 조사됐다. 전국 노후주택 평균 비율은 28.0%다. 충청권에서는 대전과 충북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대전의 노후주택 비율은 36.5%(전체주택 52만 3823호 중 19만 1351호)로 전남(4..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579돌 한글날…대전서 울려퍼진 ‘사랑해요, 한글’ 579돌 한글날…대전서 울려퍼진 ‘사랑해요, 한글’

  • 긴 연휴 끝…‘다시, 일상으로’ 긴 연휴 끝…‘다시, 일상으로’

  • 한산한 귀경길 한산한 귀경길

  • 옛 사진으로 보는 추억의 `풍요기원 전통놀이` 옛 사진으로 보는 추억의 '풍요기원 전통놀이'